|
기획의 99%는 컨셉이다
탁정언 지음
원앤원북스 / 2005년 12월 / 308쪽 / 13,000원
▣ 저자 탁정언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서 러시아문학을 전공했고, 대기업 영업ㆍ마케팅부서에 입사했다가 MBC애드컴 카피라이터로 전직했다. 동방기획 카피라이터를 거쳐 프리랜스 카피라이터로 독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조선일보 광고대상 보사부장관상ㆍ교통부장관상을 비롯해 주요 신문사 광고상, 방송 광고, 산업영상제에서 크고 작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컨셉 도출과 프레젠테이션에 강한 카피라이터로 평가받고 있으며, 20여 년 동안 태평양화학ㆍ기아산업ㆍGM대우ㆍLG그룹ㆍSK그룹ㆍ삼성전자ㆍ포스코 등 주요 기업을 비롯해 고려대ㆍ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 법무부ㆍ국정홍보처ㆍ한국관광공사ㆍ해양수산부 등 주요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경주문화엑스포ㆍ세계기능올림픽 등 주요 이벤트, MBCㆍYTN 방송 캠페인 등 마케팅ㆍ광고ㆍ홍보 현장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한겨레문화센터 실무 카피라이터 과정과 한양여자대학 문예창작과에 출강하고 있다.
▣ Short Summary
요즘은 기획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누구나 기획을 외치며 기획의 가치에 10억, 100억이라는 큰돈을 갖다 붙이기도 한다. 기획이란 쉽게 말해서 계획을 짜는 것이다. 그 계획이란 단순히 계획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하고 실행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알맹이가 있어야 한다. 그 알맹이란 계획에서 프레젠테이션, 실행에 이르기까지 전체를 통합하고 관통하며 지배해야 한다. 저자는 기획의 알맹이가 바로 컨셉이라고 단언한다. 기획서에 들어가는 수많은 자료와 현장조사, 인터뷰, 트렌드 분석도 모두 기획의 결론, 즉 컨셉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기획과 컨셉은 한몸이다. 기획할 때는 컨셉을 잡아야 하고 컨셉을 설정할 때는 기획을 해야 한다.
이 책은 기획의 알맹이인 컨셉, 하지만 알 듯 말 듯 안갯속 같기만 한 컨셉이라는 개념에 대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그 실체를 알게 해주는 컨셉 이론서이자 당장 실전에서 컨셉을 써먹을 수 있게 하는 기막힌 실전 지침서이다. 20여 년간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저자가 겪은 컨셉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게 읽히며, 그런 가운데 컨셉의 깊이와 폭을 넓히게 된다. 특히 ‘컨셉트리’라는 개념을 응용해 컨셉을 만드는 전략과 기술을 설명하며, 마지막 장에는 컨셉을 성공시킨 각 분야의 사례들이 실려 있어 컨셉을 어떻게 실전에 적용시켰는지 실질적인 이해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실전에서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컨셉을 논하는 이 책은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CEO들에게도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 차례
지은이의 말 _ 도대체 컨셉이 뭐냐고 묻거든
01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서는 컨셉이 필요하다
CASE 1 : ‘이태백’과 ‘청사초’
CASE 2 : ‘삼팔선’과 ‘삼팔광’
CASE 3 : ‘기발해’와 ‘깐깐해’
CASE 4 : ‘몽상파’와 ‘행동파’
CASE 5 : ‘헛손선장’과 ‘후크선장’
CASE 6 : ‘파리집’과 ‘호떡집’
CASE 7 : ‘불리한’과 ‘유리한’
CASE 8 : ‘예전에’와 ‘여전히’
02 ‘이렇다 저렇다’ 컨셉을 설명하는 다양한 관점 8가지
說 1 : 컨셉은 전략의 핵심이다
說 2 : 컨셉은 개념으로 무엇인가를 의도한다
說 3 : 컨셉은 제품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다
說 4 : 컨셉을 위해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說 5 : 컨셉은 위치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說 6 : 컨셉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說 7 : 컨셉은 고객과의 약속이다
說 8 : 컨셉은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다
03 컨셉, 그 치열한 체험과 실체의 진실은?
체험 1 : 밑도 끝도 없는 아이디어도 컨셉이 된다
체험 2 : 차별화의 길을 따라 컨셉은 가야 한다
체험 3 : 컨셉은 시장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체험 4 : 컨셉은 생각으로 하는 건축이다
체험 5 : 컨셉이 있으면 아집을 부려도 된다
체험 6 : 컨셉에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체험 7 : 컨셉은 사람의 마음에 숨어 있다
체험 8 : 컨셉은 경험이라는 벽도 뛰어넘는다
04 확실한 컨셉을 도출하는 8가지 방법
빈칸 채우기 1_컨셉트리 : 컨셉에 도달하기까지 머리로 설계하고 건축하라
빈칸 채우기 2_목표 : 어디로 갈 것인가, 그 발상의 시작은 어떻게 하는가?
빈칸 채우기 3_나 : 나는 누구인가, 내가 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빈칸 채우기 4_상황 : 상황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빈칸 채우기 5_사람 :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빈칸 채우기 6_부정 : 컨셉이 옳고 꼭 성공할 것이란 사실을 부정하라
빈칸 채우기 7_비우기 : 컨셉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마음을 비운 다음 완전히 잊어라
빈칸 채우기 8_컨셉워드 : 컨셉을 구체적인 한마디로 말하라
05 훌륭한 컨셉의 7가지 조건
조건 1 : Unique, 독특한가?
조건 2 : Differential, 차별화 했는가?
조건 3 : Relevance, 연관성이 있는가?
조건 4 : Consumer Oriented, 고객 지향적인가?
조건 5 : Condition, 조건에 맞는가?
조건 6 : Reaction, 즉시 반응이 오는가?
조건 7 : Scenario, 시나리오가 있는가?
06 무엇이 그들의 컨셉을 성공시켰는가?
사례 1_경영 컨셉 : 해가 지지 않는 모자의 제국 ‘다다실업’의 컨셉
사례 2_제품 컨셉 : 골리앗의 뒤통수를 때린 ‘하이필 데스크탑 정수기’의 컨셉
사례 3_브랜드 컨셉 : 후발 주자로 뛰고도 선두 그룹으로 앞질러간 ‘LG자이’의 컨셉
사례 4_창업 컨셉 : 우울한 시대 모든 명퇴자들의 희망 ‘블루클럽’의 컨셉
사례 5_출판 컨셉 : 컨셉의 명품 사례『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의 컨셉
사례 6_영화 컨셉 : 컨셉의 선을 긋고 성취한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컨셉
사례 7_연예 컨셉 : 디메리트를 메리트로 바꾼 가수 ‘왁스’의 컨셉
사례 8_오래된 제품의 새 컨셉 : 늙지 않는 신화 ‘박카스’의 컨셉
기획의 99%는 컨셉이다
탁정언 지음
원앤원북스 / 2005년 12월 / 308쪽 / 13,000원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에서는 컨셉이 필요하다
CASE_1
입사시험은 오로지 성적순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필기시험 성적이나 외국어회화 능력뿐만 아니라 성격ㆍ외모ㆍ적성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이태백의 대부분은 오직 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하기 바쁘다. 불운한 시대를 한탄하면서 공부만이 취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런데도 취직이 안 된다. 왜 안 되는 것일까? 당장 공부하는 방법만 차별화 할 뿐이지 큰 줄기는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취업을 했다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해피엔딩일까? 그렇지 않다. 취직만을 위해 공부했기 때문에 취직 이후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다. 컨셉이 없으면 이태백이 된다. 취직을 했다 하더라도 얼마 안 있어 다시 이태백이 된다. 그러나 컨셉이 있으면 청사초가 된다. 컨셉은 패러다임의 차별화다. 얕은 수의 차별화가 아니라 근본적인 틀의 차별화다. 청사초를 꿈꾸는 젊은이라면 지금 당장 이태백이 되기 위한 공부를 잠시 멈추고 컨셉을 설정해야 한다.
CASE_2
본질적인 컨셉에 어긋나지 말아야 한다. 상황에 따라 변하더라도 그 뿌리는 본성에 내리고 있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체 사이에 틈이 벌어지게 되면, 그 틈은 벌어진 만큼 배신감이 되어 되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생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흔히 자신의 본성, 즉 컨셉을 무시하고 남의 컨셉을 갖고 싶어 한다. 자신의 컨셉을 잊고 군중심리에 모든 것을 건다. 벤처가 좋다면 벤처로, 공기업이 좋다면 공기업으로, 교직이 좋다면 교직으로 자신의 본성을 무시하고 여론을 따라가려고만 한다. 이런 모습은 마치 들쥐의 행렬을 보는 것 같다. 한쪽으로 쏠리면 이미 희소가치를 잃는 것이며, 비어 있는 쪽이 더 주목받는 것은 인간사의 이치이다. 컨셉 없이 이리저리 휩쓸리는 사람은 컨셉에 맞는 일을 선택하고 스스로 좋아서 일하는 사람을 당해낼 수 없다.
CASE_3
소비자들이 아무런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하찮은 제품이라고 해도 그것이 제품으로 만들어져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개발비용이 투입되며, 또 그 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따른다. 진통의 가장 큰 이유는 제품이 돈을 벌어들이는 효자가 될 것인가 아닌가, 즉 히트상품이 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다. 진통의 중심에는 니즈(needs)와 시즈(seeds)가 있다. 쉽게 말해서 니즈는 ‘무엇인가 하고 싶은 욕구’이며, 시즈는 ‘기술의 뒷받침’이다. 니즈는 거의 잠재되어 있어 보이지 않고, 아무리 좋은 니즈를 찾았다 해도 시즈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히트상품이 될 수 없다. 니즈와 시즈는 컨셉의 양쪽 축이다. 컨셉을 정하고 진행하는 데 있어서 어느 하나가 부실하면 컨셉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좋은 컨셉이 되기 위해서는 니즈와 시즈가 붙어야 한다. 제품을 만드는 컨셉뿐만 아니라 광고 컨셉이나 투자 컨셉에 이르기까지 니즈와 시즈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CASE_4
영화ㆍ음반ㆍ게임ㆍ만화 등 대중문화는 아이디어가 생명이다. 많은 천재들이 그 분야에서 일하고 있고, 계속해서 새로운 천재들이 입문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히트상품을 내는 곳이 소수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왜 몇몇 사람만이 히트상품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나머지들은 히트상품을 내지 못하는 것일까? 그 중요한 차이는 바로 실행력이다. 대중문화에서 무시 못할 것이 바로 시간이라는 변수다. 들러리들은 상상한 것을 머릿속에만 가둬두고 있다가 선수를 놓친다. 목표가 없기 때문에 계획도 없고 움직이게 할 계기도 없다. 이는 다시 말해 컨셉이 없다는 뜻이다. 컨셉은 목표의 설정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며, 결정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모티브이자 엔진이다. 단지 상상 속에서 메아리쳐서는 컨셉이 될 수 없다.
CASE_5
광고의 목적은 매출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매출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광고가 아니다. 브랜드를 알려서, 이미지를 좋게 해서, 제품의 메리트를 호소해서, 기업의 역할을 알려서 등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결론은 장사가 잘되게 해서 기업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의 컨셉도 매출을 올리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무엇으로’ 장사가 잘되게 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바로 광고의 컨셉이며, 성패는 오직 돈을 벌어들인 결과로만 말한다. 매출 증진에 기여했는지 안 했는지 결과는 보지 않고 고상한 시 같은 광고, 멋진 노래 같은 광고,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광고, 흥미진진한 쇼 같은 광고의 컨셉이 좋다고 한다면 그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대중적인 화제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매출을 떨어뜨린 광고의 예는 얼마든지 있다. 컨셉은 오직 결과로 말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몸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CASE_6
한국에서는 의사와 변호사 이외에는 전문성을 인정받는 직업이 별로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기업이나 단체ㆍ대학ㆍ연구소 등지에서 전문적인 일을 담당했던 전문가들마저도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 밖으로 벗어나게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자가 돼버리기도 한다.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길목을 보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완을 키우는 것 이상으로 컨셉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에서 컨셉은 독특성(unique)을 생명으로 한다. 독특성은 다른 어느 누구도 갖고 있지 않은 나만의 독창적이고 특별한 것이다. 그것이 장모의 삼색돼지보쌈이든, 아내의 유기농김밥이든, 자신이 고안한 모형 비행기 만들기든, 독특성이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독특성은 경험보다 우위에 있다. 독특성은 길목을 볼 줄 몰라도 고객을 끌어당겨 주머니를 여는 마력이며, 수완이 없어도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독특성을 찾는 것이 컨셉의 시작이다.
‘이렇다 저렇다’ 컨셉을 설명하는 다양한 관점 8가지
說_1 컨셉은 전략의 핵심이다
개념화(conceptualization)는 말이나 글ㆍ그림ㆍ느낌ㆍ센스 등 모든 것이 될 수 있으며, 특히 문자화 될 때 그 명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컨셉을 말할 때면 꼭 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 컨셉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략이라는 또 다른 개념이 더해지면, 컨셉과 전략이 섞여 엉뚱한 해석을 내리기 쉽다. 전략은 컨셉을 이해하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를 동반해야 한다. 전략의 이해 없이는 컨셉의 이해가 힘들다.
전략은 원래 군대에서 사용되던 군사용어다. 전략은 적을 속여 파탄에 이르게 하고, 아군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절묘한 군사작전으로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펼치는 수많은 술책을 떠올리면 된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전략의 의미는 과거 군사용어의 의미와 많이 달라졌다. 전략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총체적인 계획이 되었다. 일정 기간 동안 전략의 주체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체적으로 집중해 전개할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방법을 짜내는 것이 전략이라면, 그 전략을 한마디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개념화 한 것이 바로 컨셉이다. 컨셉은 전략의 핵심이자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명확한 개념이다. 컨셉은 보이는 개념이며, 전략은 보이지 않는 음모와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說_2 컨셉은 개념으로 무엇인가를 의도한다
개념은 크게 언어적 개념과 비언어적 개념으로 나뉜다. ‘언어적 개념’은 개념을 언어로 만든 개념이며, ‘비언어적 개념’은 개념을 느낌이나 영상ㆍ이미지로 만든 개념이다. 컨셉을 이해하고 컨셉을 뽑는 데 있어서는 비언어적 개념보다 언어적 개념이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이나 제품ㆍ서비스가 비언어적 개념에 치우치는 이유는 마음으로 통하는 이심전심의 문화 때문이어서도 그렇겠지만, 눈치로 알아서 움직이는 일본 기업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컨셉화 능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언어적 개념, 즉 발표력과 문장력을 통해 나온다. 이를 위한 문장 연습이란 글을 아름답게 쓰는 연습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사고하는 방법과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說_3 컨셉은 제품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다
제품의 컨셉을 말할 때 컨셉을 특성이라고 바꿔도 무난할 때가 많다. 특히 구체적으로 보이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컨셉을 말할 경우, 컨셉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컨셉은 특성인 것이다. 그러나 마케팅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한 지 이미 오래다. 시대는 계속 변하고 있고 컨셉도 확장되고 있다. 컨셉은 단순히 제품의 보이는 특성이라는 개념을 넘어 새로운 주장, 제품이나 서비스에 부여된 특별한 사상이나 의미,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품질과 편익을 개념화 한 것, 본성이나 본질, 생각의 방향, 일반적인 통념을 깨는 새로운 개념, 눈에 띄게 다른 무엇 등으로 다양하게 갈래를 쳐나갔고, 시대적 상황에 따라 컨셉도 달라지고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일방적으로 컨셉을 특성이라고 하기에는 의미가 빈약하고 활용 가능성이 떨어진다.
說_4 컨셉을 위해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보이는 니즈나 잠재된 니즈가 없다면 제품은 개발할 필요가 없다. 분명 니즈가 먼저다. 니즈가 뚜렷하게 보인다면 니즈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든가 기존 제품을 개량하면 된다. 그러나 거의 모든 니즈는 잠재되어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니즈가 잠재되어 있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 니즈는 항상 존재한다. 제품의 컨셉은 잠재된 니즈를 찾아야 한다. 니즈를 찾는 방법은 소비자 조사, 그룹 인터뷰, 델파이법, 전문가를 대상으로 앙케이트조사를 펼쳐 니즈를 예측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 그러나 컨셉의 명수들은 조사를 맡기고 결과를 기다리지 않는다. 현장에서 직접 소비자의 이야기를 듣고 니즈를 탐색한다. 니즈의 탐색은 충분히 듣는 것으로 시작해서 듣는 것으로 끝난다.
제품 컨셉의 열쇠가 되는 것은 눈에 보이는 니즈보다 잠재된 니즈다. 소비자들의 생활을 들으면서 일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불편, 무의식 속에 있는 어떤 바람, 생활 속의 아이디어 등을 읽어야 한다. 주부들이 세탁기의 소음을 당연시하고 있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한밤중에 소음 없이 빨래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니즈가 분명히 있을 수 있다. 메인 냉장고 말고 김치를 담을 수 있는 서브 냉장고가 있었으면 하는 것 역시 잠재된 니즈였다. 그렇게 결정적인 니즈를 찾아냈다고 하자. 세탁기의 소음을 줄일 기술이 없다면, 김치를 신선하게 보관할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니즈를 뒷받침할 만한 시즈가 있어야만 히트상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서 찾아낸 잠재된 니즈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시즈와 맞물려 제품의 컨셉이 된다.
說_5 컨셉은 위치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컨셉으로 접근하는 데 있어서 꼭 알아야 할 것이 위치다. 내가 추구하는 제품은 어디에 있으며, 경쟁사와 경쟁 제품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어느 쪽으로 공략할지, 또 어느 부분을 수비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컨셉을 설정하기 위해 위치를 확인하는 방법 중에는 FCB의 그리드 모델이 가장 쉽고도 명쾌하다. ‘FCB 그리드’란 FCB라는 광고대행사에서 만든 전략모델이다. FCB 그리드는 소비자 행동모델의 파악과 활용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관여도’와 ‘뇌의 역할분담론’에 기초해 구축되었다. 관여도는 제품을 구매할 때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의 정도를 말한다. 쉬운 예로 월급생활자가 대도시에서 15년 동안 저축해 모은 돈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고 할 때는, 거의 모든 관심이 아파트에 쏠려 있게 되며 이럴 경우 관여도가 매우 높다. 뇌의 역할분담론은 심리학에서 인간의 뇌를 좌뇌와 우뇌 2가지로 분류해 서로 다른 정보처리 과정을 하고 있다는 이론이다. FCB 그리드 모델은 마케팅에서의 컨셉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능력과 성향 파악, 인생의 중요한 결심과 판단의 도구 등 많은 것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다.
說_6 컨셉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제품 컨셉 도출 과정은 ‘전략 과제의 설정→시장세분화→아이디어 발상→로지컬 씽킹과 니즈의 선택→컨셉 워드 선정→마케팅ㆍ사업성ㆍ기술 검토’ 순으로 전개된다. 전략 과제의 설정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설정하는 제품 컨셉이 시작되는 단계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전략 과제의 설정은 단순한 아이디어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전략 과제는 상당수가 최고경영자의 의지로부터 나온다. 한편 기술 검토는 제품 컨셉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이야기하는 단계다. 이미 확보되어 있는 기술로도 컨셉을 완성할 수 있는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이때 이미 컨셉 도출 단계에 참여했던 기술자뿐만 아니라 인접된 분야의 전문 기술자들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說_7 컨셉은 고객과의 약속이다
광고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거나 문화의 향기를 발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성공한 광고일까? 그렇지 않다. 그런 광고 중에는 정작 광고주의 매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광고가 너무나 많다. 그런 광고를 만드는 카피라이터들은 광고를 예술로 보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광고는 예술이 아니다. 굳이 “광고는 마케팅이며, 마케팅은 물건을 팔아야 한다”는 로서 리브스의 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광고를 예술로 인식해서는 광고가 될 수 없다. 문제는 광고가 아니라 컨셉이다. 눈에 보이는 현상 그 내면에는 컨셉이 있다. 눈으로 보이는 것은 마케팅 컨셉의 촉수일 뿐이다.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약속으로 광고를 제작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며, 광고가 화제가 된다고 해도 판매에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說_8 컨셉은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다
컨셉은 그 의미를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컨셉의 프로세스를 잘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실무에서는 더 중요하다. 컨셉의 의미를 몰라도 프로세스를 통해 도출해낼 수 있는 능력을 먼저 터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컨셉의 의미를 정립할 수도 있다. 컨셉을 습득할 기회가 있었다면 다행이지만 현장에서는 친절하게 컨셉의 의미를 가르쳐주려고 하는 상사도 없거니와 그럴 여유도 없다. 뜻도 모른 채 정신없이 컨셉 프로세스에 투여되고, 일을 하며 컨셉 뽑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점차 컨셉의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면서 자신의 성격과 특기와 취향에 맞춰 컨셉 프로세스를 자기화 하게 된다. 그쯤 되면 컨셉츄얼리스트라고 해도 좋다. 문제는 이들의 한쪽에 치우친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컨셉에 대한 이해가 일방적인 주장을 유발하고 그러다 다른 한쪽의 경우를 맞이했을 때도 계속 자신의 주장대로 밀어붙여 실패한다는 것이다.
컨셉, 그 치열한 체험과 실체의 진실은?
체험_1 밑도 끝도 없는 아이디어도 컨셉이 된다
컨셉은 컨셉이다. 아이디어가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생각의 파편 같은 아이디어와는 달리, 컨셉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결론에 도달하는 논리 체계를 통해 구축된다. 히트상품의 전제조건은 철저한 컨셉의 과정이다. 그러나 예외도 많이 있다. 왜 단순한 아이디어로 만든 것도 히트상품이 되는 것인가? 실제의 일에서 컨셉과 아이디어는 경계가 모호해 잘 구분되지 않는다. 컨셉이 아이디어가 되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컨셉이 되기도 한다. 아이디어가 논스톱으로 절묘한 컨셉이 되어 시장에서 히트하거나, 잘 만들어진 컨셉으로도 풀리지 않던 시장 상황이 별 의미 없이 툭 던진 한마디 아이디어로 시원스럽게 뚫리고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럴까?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아이디어는 밑도 끝도 없이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는 문제 인식과 해결 방안과 숙성 과정을 거쳐 불쑥불쑥 머리 위로 솟아오르는 개념으로, 이미 솟아날 때부터 컨셉을 가지고 있다.
체험_2 차별화의 길을 따라 컨셉은 가야 한다
이슈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마케팅에 실패한 사례는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어서 그렇지 상당히 많다. 특히 광고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광고는 차별화를 위해서 제품을 애매모호하게 정의하기도 하며, 서비스와 상관없는 엉뚱한 이미지를 창조하기도 하고, 때로는 일부러 혐오감을 주기도 한다. 차별화에 성공했는데 왜 실패하는 것일까? 그것은 ‘차별화을 위한 차별화’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의 가장 큰 문제는 제품 개발에서 마케팅ㆍ광고까지 오로지 차별화 하는 것에만 목적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차별화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차별화는 컨셉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목표ㆍ방향ㆍ전략을 포함하는 컨셉의 요소나 가이드라인으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체험_3 컨셉은 시장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시장에서 찾는 컨셉은 단순하면서도 명쾌했고 힘을 갖고 있었다. 굳이 제품의 컨셉을 말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었다. 그 자체만의 메시지로 전달해도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컨셉의 명수는 컨셉을 뽑을 때 데이터를 가능한 한 많이 수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직접 뛰면서 들었던 것들을 모조리 분석 대상에 올려놓고 컨셉의 요소로 만들었다. 그렇게 분석된 컨셉의 요소를 가지고 컨셉적 사고를 했다. 그런 전개 방식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앞이 캄캄해질 때 한 줄기 빛이 되었으며, 특히 시장을 의식하고 컨셉에 접근하는 데 유리했다. 또한 아이디어가 툭하고 튀어나와 컨셉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역으로 근거를 만드는 데도 효과를 발휘했다.
체험_4 컨셉은 생각으로 하는 건축이다
컨셉은 컨셉을 이루는 요소를 억지로 붙여놓은 개념이 아니다.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모여 전체를 이루는 하나의 통합된 체계다. 마치 씨가 땅속으로 뿌리를 내려 싹을 틔우고, 줄기를 올리며, 가지를 치고, 열매를 맺는 것과도 같다.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나무처럼 보인다. 뿌리에서 열매까지 나무를 이루는 모든 요소는 하나의 체계 속에 연결되어 있다.
체험_5 컨셉에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근사한 미션과 화려한 비전, 그리고 그에 따른 감동적인 광고는 오히려 실패하기 쉽다. 멋지고 감동적으로 보이는 광고와 제품이나 서비스 사이에 큰 갭이 있다면 소비자들은 감동은커녕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미션과 비전은 전 임직원이 공유해야 하며, 현장에서 고객이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컨셉을 한마디로 당의정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즉 쓴 것을 달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 컨셉이란 주장이다. 그것은 수동적이고 책임 회피식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본질을 무시하고 당의정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을까? 보이는 모습과 실제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배신감은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혐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철학이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성공했다 해도, 잠깐의 성공 뒤에 상상 이상의 혹독한 현실이 기다리게 된다.
확실한 컨셉을 도출하는 8가지 방법
빈칸 채우기1_컨셉트리 : 컨셉에 도달하기까지 머리로 설계하고 건축하라
컨셉의 명수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컨셉에 도달하는 일정한 체계가 있었는데, 그들이 머리로 하는 컨셉 도출의 노하우에서 공통점을 찾아내 하나의 체계도를 잡는 것이 바로 컨셉트리다. 컨셉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와 요소들이 필요하다. 컨셉트리는 그것들을 컨셉 프로세스의 흐름에서 적절하게 분류해 자리를 잡게 하고, 가공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다. 컨셉트리는 데이터와 재료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게 만들며, 그 영향력은 최종 컨셉에까지 다다른다. 특히 컨셉트리는 데이터와 요소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되 전체를 보는 시각을 유지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컨셉트리는 상당히 개인적이며 상대적인 것이라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기란 곤란하다. 컨셉트리는 공식이 없다. 기본적인 체계를 습득하고 적용하면서 자기화 해야 한다.
빈칸 채우기2_목표 : 어디로 갈 것인가, 그 발상의 시작은 어떻게 하는가?
과학적 지식보다 컨셉의 명확한 이해가 절대적이다. 컨셉은 힘과 방향이다. 힘만 있다고 컨셉이 될 수 없으며, 방향만 있어도 컨셉은 될 수 없다. 힘과 방향을 모두 갖고 있어야만 컨셉이 될 수 있다. 방향을 어디로 잡을 것인지 가리키는 목표가 있다. 또한 현재 어느 곳에 있는지 위치까지 알고 있다. 컨셉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어디로 갈 것인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그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해서는 무작정 쳐다만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며,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컨셉이 힘과 방향이라는 것은 컨셉트리를 채워가면서 구체적으로 이해가 될 것이다.
빈칸 채우기3_나 : 나는 누구인가, 내가 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컨셉트리의 전체를 쭉 보고 어떻게 채워야 할지 살펴보았다면, 이제 구체적으로 사고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야 할 때다. 목표가 세워졌다면 ‘나’라는 칸을 채워야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럼 ‘나’에 대해 생각해보자. ‘나’는 컨셉의 주체다. ‘나’는 필요성(needs)이나 욕구(wants)에 대비되어 근원(seeds)으로 설명되는데, 사람의 생김새나 본성ㆍ장점ㆍ기업의 이념ㆍ제품의 핵심이나 기술ㆍ창업 아이템 등을 들 수 있다. ‘나’를 채우기 위해서는 ‘나’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그 분석은 감각적인 것보다는 논리적이며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 감정에 치우쳐 ‘나’를 대단한 존재로 판단하게 되면 컨셉을 그르칠 수 있다. ‘나’로부터 떨어져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를 분석해야 한다.
빈칸 채우기4_상황 : 상황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나’ 다음에는 ‘상황’이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다. 이 상황은 ‘나’에서 설정한 본질적인 것이 어떤 상황에 닥치게 될 것인지를 생각하는 공간이다. 상황(circumstance)은 환경(environment)이나 배경(background) 등과 혼용되고 있는데 환경은 정지된 상태, 배경은 제품의 입장에서 탄생 배후, 상황은 계속 쉬지 않고 움직이는 환경이라고 비교해서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컨셉 도출에서 중시해야 할 것이 바로 시장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욕구 집합체인 시장의 상황은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며, 시장 상황을 잘 탈 때 컨셉은 큰 힘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자연히 컨셉보다는 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튀는 것은 단지 튈 뿐이다. 시장 상황에 맞춰 시도할 것은 바로 차별화다.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가? 문제점과 기회를 파악하고 다시 ‘나’라는 본질과 목표로 돌아와야 한다. 시장상황에 따라 본질과 목표를 탄력적으로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빈칸 채우기5_사람 : 사람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컨셉은 경험에서 나온다. 특히 실패한 경험에서 좋은 컨셉이 나온다. 그렇다면 경험이 많은 노숙한 사람만이 컨셉의 명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굳이 컨셉을 공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타깃 프로파일을 기술해봐야 한다. 타깃 프로파일은 무엇인가? 관심 있는 대상의 삶을 가정해 설정하고, 그림을 그리듯이 글로써 묘사하는 것이다. 그림을 잘 그린다면 그림으로 그려도 좋다. 글을 잘 쓸 필요는 없다. 어느 집단이나 어느 계층이나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그의 라이프스타일을 써내려가면 된다. 사사로운 것들, 자질구레한 것들까지 남김없이 쓴다. 쓰다가 막히면 연구한다. 인간에 대한 연구라고 생각하고 써내려간다. 자신이 설정한 ‘컨셉트리-목표’, ‘본질-상황’에 맞게 마치 그 사람이 된 것처럼 묘사한다면 그것은 경험이 될 것이다.
빈칸 채우기6_부정 : 컨셉이 옳고 꼭 성공할 것이란 사실을 부정하라
설정된 목표와 본질을 조화시키고 상황에 맞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잡고 있다면 자신감이 넘칠 것이다. 누군가와 컨셉에 대한 의견을 교류할 때 비판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심한 언쟁이 벌어질 수 있는 단계다. 여기서 너무 성급한 확신을 가진다면 위험하다. 자신감 넘치는 컨셉에 도달한 것 같은 때라고 생각되어도 안 되는 경우를 일부러 만들어봐야 한다. 안 되는 상황을 설정하면 예상치 못한 함정이 도처에 깔려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컨셉의 실패는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예산ㆍ재산ㆍ이미지상의 피해를 안겨줄 수밖에 없다. 만일 부정의 빈칸에서 시나리오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위로 돌아가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다시 점검하고 돌아와야 하는 것이다.
빈칸 채우기7_비우기 : 컨셉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마음을 비운 다음 완전히 잊어라
부정의 빈칸을 채우면 뚜렷하게 떠오르는 무엇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컨셉이며, 최고의 컨셉이라는 확신이 서게 될 것이다. 당장 관련된 부서 사람들을 소집해 발표를 하거나 실행에 옮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참아야 한다. 이제 비워보라. 컨셉에 대해 잊어보라. 비우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비운 다음 컨셉트리를 바라보라. 컨셉의 후보로 오른 것들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유치하고 창피한 것인지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컨셉의 후보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합쳐지고, 분리되고, 또 다른 차원으로 확장되었다가, 다시 응축되면서 새로운 컨셉의 후보들이 탄생될 것이다. 비우기는 관조의 효과다. 또한 이성과 감성의 섞임 효과다. 컨셉트리가 이성의 지배 아래 만들어질 때는 비우기를 통해 감성이 채워지며, 반대로 감성이 전체 흐름을 이루었다면 이성으로 섞여 문제를 보완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고 낭비나 게으름으로까지 보이는 비움은, 사실 컨셉을 완성하는 마법의 조미료라고 할 수 있다.
빈칸 채우기8_컨셉워드 : 컨셉을 구체적인 한마디로 말하라
‘목표→본질→상황→사람→부정→비우기’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컨셉의 후보들이 떠오를 것이다. 컨셉 후보들의 모양은 각양각색이다. 단어ㆍ문장ㆍ그림ㆍ사물 등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그림을 그려도 좋고 사진을 붙여도 좋다. 그러나 실제의 일에서 컨셉의 명수들은 과연 어떻게 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다양한 형태의 컨셉 후보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있다. 왜 그럴까? 한마디, 즉 워드는 개념이나 생각을 명확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림은 컨셉이 되기에 너무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들며, 컨셉의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다. 그 경우 혼자만의 컨셉이 될 우려가 있다.
훌륭한 컨셉의 7가지 조건
조건_1 Unique, 독특한가?
유니크한 컨셉으로 구현된 상품이나 서비스는 접하는 순간 사람의 눈길을 끌고, 마음을 열게 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유니크한 컨셉은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확실하게 사람의 마음속을 파고든다. 컨셉은 유니크해야 한다. 무심코 떠오른 아이디어로 출발한 컨셉이든,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해 나온 컨셉이든, 기술을 바탕으로 도출된 컨셉이든 유니크해야 한다. 여기에서 조심할 것이 있다. 유니크하다는 말이 뭔가 가벼워서 톡톡 튀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는 묘한 뉘앙스로 받아들이기 쉽다. 유니크는 튀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인 특성이다. 한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가 내세웠던 카이홀맨이라는 서비스를 떠올려보라. 서비스의 타이틀부터 튀었으며 광고는 매혹적이어서 청소년들에게 선풍적인 화제가 되었다. 캐릭터 인형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나중에 사업 부진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통화 품질의 근본을 바꾸겠다는 컨셉으로 마케팅을 바꾸었다. 유니크는 가볍게 튀는 것이 아니라 심각하고 근본적인 것이다.
조건_2 Differential, 차별화 했는가?
차별화란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비슷한 경쟁 상대와의 차별화가 아니다. 목소리만으로 차별화 하는 것도 아니다. ‘친절’과 같은 것은 모호한 차별화다. 이는 모든 자영업 창업의 기본조건이지 컨셉이 될 수 없다. ‘더 낫다’는 식의 컨셉은 같은 통속이 되어버린다.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는 일시적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의 압박을 버틸 수 없다. 차별화란 본질의 차별화이며, 그것은 패러다임의 차별화다. 컨셉이 차별화 되어 있지 않으면 결국 단골손님을 확보할 수 있는 창업자의 유별난 수완과 뼈를 깎는 노력만이 기반이 된다. 그것은 마케팅의 퇴보를 의미하는 것이다. 컨셉을 정했다면 차별화 되었는지 분석하라. 차별화의 조건에 걸려 컨셉을 뽑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무지 차별화 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차별화에 성공한 컨셉을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차별화를 주장하는 미국의 마케팅학자나 국내 창업 컨설턴트들은 새로운 것 또는 앞서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남이 잡은 좋은 컨셉을 재빨리 파악해 따라가는 것도 방법이다.
조건_3 Relevance, 연관성이 있는가?
컨셉을 검증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개념이 바로 연관성(relevance)이다. 연관성은 개념론이며 인식론이다. 모든 사물은 공통적인 특성을 갖고 있으며, 언어에 의해 상징된다. 이때 사물과 언어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 또한 사물은 그것이 포함하는 요소들과도 연관성을 갖는다. 사람은 연관성에 의해 보는 것과 믿는 것이 일치할 때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아기’라는 단어(언어)를 듣기만 해도 행복해 하거나, ‘거미’라는 단어를 듣기만 해도 소름끼쳐 하는 것은 모두 연관성 때문이다. 환경오염 대표 기업의 텔레비전 환경보호 캠페인은 분노를 살 뿐이다. 또한 거의 모든 광고에서 비슷한 동작으로 섹시하게 춤을 추는 인기 유명 모델이 등장하는 시장점유율 최하위 MP3 제품의 텔레비전 광고는 엉뚱하게도 그 모델과 연관성을 갖고 있는 다른 제품의 이미지를 높여준다. 지하 월세방에 사는 사람이 BMW 승용차를 비좁은 골목에 주차했다가는 흠집투성이가 되기 십상이다.
조건_4 Consumer Oriented, 고객 지향적인가?
왜 고객 지향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가? 자기 지향적이 되기 때문이다. 고객 지향을 외치는 마케팅 담당자도 컨셉을 뽑을 때는 쉽게 자기 지향적으로 바뀐다. 확신 때문이다. 확신은 컨셉을 뽑은 사람을 고집쟁이로 만든다. 확신은 유능한 마케터든 기술자든 자신의 컨셉에 미치게 만들고, 모든 것으로부터 귀를 막아버린다. 많은 돈을 들여 소비자조사를 해 컨셉에 이르게 되었는데, 결론에 다다라서는 소비자를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컨셉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소수 소비자의 의견으로 치부해버린다. 컨셉은 소비자 지향적이어야 한다. 소비자 지향은 구호나 표어가 아니라 실천 사항이다. 컨셉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고객 지향보다 컨셉 검증 과정에서의 고객 지향이 더 중요하다. 컨셉은 고객에 의한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여건이 허용한다면 타깃그룹을 선정해 돌아가면서 테스트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직접 뛰면서 테스트해도 좋다. 그 이전에 자신이 뽑은 컨셉에 미쳐 있더라도 검증할 때는 냉정해져야 한다.
조건_5 Condition, 조건에 맞는가?
자신이 이미 오래 전에 상상했던 것을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로 만들어 성공했다고 억울해 하거나, 인터넷 경매 사이트는 자신의 컨셉이었는데 누군가 자신의 머리에서 소중한 컨셉을 빼내갔다고 열 받는 사람도 있다. 그들이 억울해 하거나 열 받을 자격이 있을까? 컨셉을 모르면 열을 받았어도 할 수가 없다.
* 아무리 좋은 컨셉이라고 해도 조건이 따라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 컨셉은 니즈에서 출발하되, 니즈를 뒤받침할 시즈를 파악해야 한다.
* 현실과 손을 잡아야 컨셉은 빛을 발할 수 있다.
설정한 컨셉이 좋은 컨셉인지 검토를 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바로 주어진 조건이다. 컨셉은 조건에 맞아야 하며, 조건이 따라주어야 한다. 그러나 컨셉을 뽑을 때 조건을 망각할 때가 많다. 컨셉은 비용ㆍ기술ㆍ능력이라는 조건이 따라야 한다. 컨셉의 조건은 그 정도에 머물지 않는다. 추진하는 영역에 따라서 성격ㆍ인간관계ㆍ유통ㆍ기온 등 그 컨셉을 둘러싸고 있는 제반 조건을 검토해야만 한다.
조건_6 Reaction, 즉시 반응이 오는가?
컨셉의 조건은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언어적 개념(문장)으로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언어적 개념은 표현의 스킬이 아니라는 점이다. 표현을 잘하거나 멋있게 만든 것과 컨셉은 전혀 다르다. 언어적 개념은 굳이 문장에 맞지 않아도 되며 다소 거칠어도 상관이 없다. 컨셉은 멋지게 말을 하거나 세련된 글을 쓰는 스킬과도 다르다. 멋있거나 화려한 말로 표현할 필요도 없다. ‘산소 같은 여자’가 ‘무덤 같은 여자’로 들렸다는 사람도 있고, ‘래미안’은 ‘네, 미안해요’로 들렸다는 사람들도 있다. 컨셉워드는 ‘EQ 아파트’처럼 표현은 멋지지도 세련되지도 않지만, 구체적이면서 차별화 되며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개념이면 된다.
조건_7 Scenario, 시나리오가 있는가?
전략적 사고는 컨셉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사고의 체계이며, 컨셉을 실행에 옮기는 구체적 방법이다. 컨셉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컨셉을 실행에 옮기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구체적 방법이란 무엇인가? 바로 시나리오다. 전략뿐 아니라 전술까지 마련해야 한다. 전술은 예상하지 못한 일의 발생과 그것에 대한 대응이다.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는 손님에 대한 대응에서부터 종업원의 곤조까지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술이 있어야 한다. 그뿐이 아니다. 중금속 콩나물 사태, 중국산 콩나물 대량 유통 등 예상하지 못했던 치명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전술적으로 대응하는 내용이 시나리오에 들어가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최상의 상황으로 바꿀 수 있는, 즉 디메리트를 메리트로 바꾸는 방법까지 기록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작성하다 보면 작은 가게를 창업하기 위해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데만도 1~2개월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귀찮다고 생각하지 말자. 컨셉시나리오는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고, 비용을 최소화 하며, 리스크를 최소화 한다. 그 반대로 사업을 빠르게 정착시키고, 수익을 높이며, 시류에 흔들리지 않게 한다. 컨셉시나리오는 창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신제품 개발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런 컨셉시나리오 작업을 등한시한다. 최고라는 확신에 빠져 실천에 옮기는 데 급급하다. 실패한 이후에야 경험이라는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스스로 위로했지만, 그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