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은 예수님이 돌아가신 이후 약 40년 뒤에 로마에 의해서 완전히 파괴가 됩니다. 물론 그 전에 유대인들이 로마에 항거하는 대규모의 봉기를 일으켰고 그에 따른 댓가로 로마는 예루살렘을 포함한 이스라엘 전역을 약 3년간에 걸쳐 서서히 파괴시키게 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AD70년에 예루살렘은 헤롯이 세운 성전을 포함해서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파괴가 됩니다. 그때 예루살렘 성 안의 모든 건물들은 불바다가 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죽거나 로마에 노예로 끌려가는 대 혼란을 겪게 됩니다.
이 번트 하우스는 그 당시 불에 탔던 예루살렘의 어느 성직자의 가정집이 불길에 휩싸였던 집이 최근에 발굴된 곳입니다. 이천년 전, 그러니까 예수님 당시의 예루살렘의 가정집의 구조가 어땠었는지를 조금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는 곳. 현재 이곳에 가면 그 당시 성직자의 가옥 구조, 특히 거실과 주방, 그리고 식기와 음식은 어떤 것들로 만들었는지를 알 수가 있도록 그대로 보존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물론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흔적과 함께 말이죠. 그래서 그 당시 예루살렘의 최후의 그 비참했던 순간들이 얼마나 끔찍했었는지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천 년 전 예루살렘으로 날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발굴당시의 사진을 보면 주방에서 뭔가를 하다가 불에 타 죽은 유대인의 유골이 흙속에서 발견되었다는 것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 끔찍하고 혼란스러웠던 AD 70년의 예루살렘의 현장,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시뻘건 불길이 성 안 전체를 휘감았던 그 순간, 한마디로 아비귀환의 그 현장이 아직도 그곳엔 그대로 남아있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무언가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다가 불길에 휩싸여 죽었을지도 모르는 그 유대인의 유골사진까지 보게 되면 어느덧 숙연한 마음까지 들게 되는 역사의 현장이 바로 이곳 번트 하우스입니다. 이곳은 현재 유대인이 관리하고 있는데 현대식 건물로 되어 있는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건물의 중앙에 유적지가 자리를 잡고 그 주변으로 관람객들이 앉아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계단식 의자가 있습니다. 이 의자에 앉으면 실내의 조명이 꺼지고 그때부터 약 20분간에 걸쳐서 영어로 된 자세한 설명의 안내 방송이 나오고 그 설명에 맞춰서 중요한 곳을 조명으로 비춰 주는 일종의 전시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작은 유적지를 발굴하고 그 유적지를 전 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려는 유대인들의 그 놀라운 노력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