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붓고 아픈 증상을 치료한 경우 (조세신보 치험례 40)
55세의 K씨는 원래 피부질환으로 한의원에 오신 분이었다. 종교계에 계신 여성분으로, 수도생활을 하고 계신 분이었는데, 피부증상과 더불어 소변이 시원치 않고 자주 마려운 증상이 있어 한약으로 치료를 했던 환자였다. 그런데 업무가 바뀌면서 주방에서 좀 무리한 일을 했더니, 갑자기 손바닥에서 열이 나면서 손가락이 붓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서 필자의 한의원에 찾아왔다. 처음에는 침 치료를 했지만, 금방 차도가 나타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계속 통원치료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한약처방을 사용하기로 했다.
<진단과 치료>
일반적으로 부종의 원인은 순화장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부에서 특정 물질이 주입되어 붓는 것이 아니라, 내 몸속의 체액 등이 한곳에 몰려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만약 체내 순환이 잘 되었다면, 손이나 기타 부위 한 곳에 몰리는 현상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순화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일단 임상적으로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운동부족이나 장애물 등으로 인해 흐름이 좋지 않아 순환장애가 생긴 경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순환시키는 힘이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주로 자고난 다음에 얼굴이 퉁퉁 붓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밤새 자는 동안 인체의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순화장애가 심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아침에 깼을 때가 가장 많이 부어 있으며,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차차 붓기가 빠지는 경우가 많다. 밤이 지나 몸을 움직임으로 인해 순환이 촉진되어 밤새 고였던 붓기가 빠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분들에게는 운동을 많이 권유한다. 체내의 운동성을 높여서 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인데, 침 치료나 한약 처방도 이러한 원리로 구성된다.
후자의 경우는, 오전에는 괜찮다가 오후나 저녁때가 되면 붓기가 심해지는 경우다. 주로 손발이 붓는데, ‘저녁만 되면 코끼리 다리가 돼요.’라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럴 때 발을 좀 높인 상태로 휴식을 취하거나 잠자고 나면 붓기가 줄어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순환시키는 힘이 약해서 그런 경우가 많다. 손발까지 보내기는 했는데, 돌아오게 만드는 힘이 부족한 것이다. 특히 하루 종일 서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 많이 나타나는데, 중력의 힘으로 다리 쪽으로는 잘 갔다가 다시 위로 끌어올리는 힘이 부족해서 붓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무조건 운동을 권하지 않는다. 비록 운동이 기혈순환을 촉진시키고 건강을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권유되어야 한다. 예전에 모 연예인은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하다가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이는 운동조차도 지탱할 수 없는 상황인데, 무리하게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기력이 떨어져서 생긴 부종인데, 무조건 순환을 촉진시킨다고 운동을 무리하게 하게 되면, 증세가 악화되거나 자칫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K씨의 경우에는 두 가지 상황이 겹친 경우였다. 갑자기 업무가 바뀜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어 힘이 달리는 증후도 나타났지만,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 증후도 많이 나타났다. 문진을 자세히 해 본 결과, 실제 밤 11시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막힐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하니, 정신적인 피로도 매우 심했던 것 같다. 또한 예전에 소변을 잘 보지 못하거나 화열로 인해 피부질환이 발생되었던 것도 체내에 쓸모없는 열이 잘 누적되는 체형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정보가 되었다. 이에 순환을 촉진시키되, 심화를 가라앉히는 처방을 합방하여 투약했다. 2주분 한약을 처방해드렸는데, 일주일 만에 전화가 왔다. 일주일 한약을 먹었더니 손에 열나고 붓던 증상이 거의 다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은 한약도 마저 다 먹고 한의원에 다시 한 번 오시라고 말씀드렸다. 아직 잔불이 남아있다면 마저 꺼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종의 경우에도 증상과 체질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써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가까운 한의원이나 주치 한의원을 찾아가서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