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멈추었던 3년의 시간엔, 우리 부부 국내 여행만 가만히 다녔다.
그러다가 지난 주간 여행해도 되나?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건강 때문에...
그래서 비행기 시간이 짧고, 여행동선이 짧은 곳 오키나와를 선택했다.
3년 만의 해외여행이라 설레면서도 나와 아내의 건강에 무리는 아닐까?
그리고 드디어 4월 마지막 주간 3박 4일 일정으로 가슴 두근두근 출발했다.
그러나 모든 염려를 넘어서는 해방감에 우리 부부 여행은 즐거웠다.
3년간 참아왔던 해외여행의 욕구를 빠르게 실행하기를 참 잘 한 것 같다.
한 번 다녀 온 오키나와이지만, 날씨는 미세먼지 없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지난 번에 보지 못한 곳도 많이 보면서 오키나와가 꽤 크구나 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영적 관리를 했던 목회를 평생하다가 은퇴를 했던터러,
뭔가 딱잡아 말할 수 없는 비어 있는 상태임을 깨달았고, 확인을 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맛보고 즐기는 여행이 아닌 그 빈자리 채움이었다.
살아왔던 익숙한 삶의 자리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옮겨와 열심히 살았다.
이를테면 수염 기르기, 동네 길거리 시장보기, 산책하기, 사색하기,
파크골프하기,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기, 맛집 찾아 다니기,
새로운 것 배우기 등, 별것 아닌 행동 같지만 나름대로 바쁜 일상이었다.
이렇게 간단한 일상 등으로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지만, 늘 비어 있었다.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버킷리스트를 세우기로 했다.
그렇게 앞으로의 나의 남은 삶 동안 하나씩 실천하며 살기로 했다.
나의 남은 삶 동안 나에게 필요한 형태의 나만의 여행을 찾아가기로 했다.
패기지 여행, 아내와 그리고 낯모르는 사람들과의 동행 여행이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의 여행을 즐겼던 같다.
우리의 일상은 많은 실타래로 얽힌 다양한 인간관계부터, 노후로 살아갈
경제적인 계산까지, 나의 내면 이외에도 신경 쓸 요소가 너무 가득하다.
나는 일상에서 잊고있던 일을 기억해내고 생각지도 못했던 나다운 모습을,
찾기 위해 혼자 마음의 여행을 즐겨 한다. 이번 오키나와의 여행에서의,
가장 큰 수확은 그 무엇도 아닌 잊고 살던 나다움을 찾는 일이었다.
혼자 하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은
사진 찍어줄 친구가 있어 좋고, 맛 없는 음식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고,
함께 했던 그와 나누었던 대화와 감정이 여행의 추억이 된다.
문제는 가장 행복한 여행을 하는 방법은 어딜 가고 누구와 가느냐이다.
그리고 중요한건 지금 나에게 필요한 여행이 무엇인지 스스로 아는 일이다.
함께 하면서도 나 자신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여행을 떠나보기를 바란다.
생뚱맞게도 여행의 매력은 여행후 일상으로 복귀한 순간 더 크게 다가온다.
나만의 나와의 대화에 집중하기 어려워짐을 체감하게 되니 말이다.
그래서 또다시 여행이 그리워질 것이다. 언제 떠날까? 금방 떠나자.
국내든, 국외든 말이다. 그래서 검색창을 부지런히 두두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