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앞의 글(부모님께 드리는 전화라는 글)은 이 사연 때문에 쓰게 된 글이다.
임용 강의를 하면서, 수강생 선생님들의 힘든 준비과정에서 내가 강의 말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이메일로 소통을 하면서 이야기를 듣고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메일 주소를 공개하고 혹여 힘든 일이 있거나 공부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면 메일을 통해 얘기 나누자고 했다.
그랬더니 많은 선생님들이 첨삭과 재첨삭과 재재첨삭을 부탁하는 뜻 밖의 선물?을 보내주셨다.
(혹여 제가 힘들었다는 것을 돌려 말한다고 오해 마시길...ㅎ)
강의에서도 말했듯이 희노애락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소통이라는 큰 선물이었다.
사실, 뜬금 사연만 보내기도 난감했을 터, 그래서 첨삭을 빌미로 메일을 보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직강이나 인강을 통해 이러저러하게 쌓인 정이 서로에게 편하게 작용했는지,
고민과 하소연, 걱정, 근황까지도 전하는 소식창이 되었고, 지금도 그렇게 메일들이 오고 간다.
며칠 전, 지난 2주 몸이 너무 아파서 노량진에 혼자 있기도 힘들고, 공부도 손에 안 잡히고 해서
잠시 집에 내려갔다 왔다는 사연의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여느 때처럼 첨삭 답안지에 열심히 빨간펜을 놀리고 있었던 차에 메일 도착 알람이 울려 컴퓨터를 열고 사연을 읽어 내려갔다.
혼자 하는 객지 생활도 힘든데, 몸까지 아프면 얼마나 서러운가.
시험은 다가오고, 공부는 손에 안 잡히고,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사연을 읽어 내려가는데,
내 머릿 속에 검은 색 선이 실타래 얽힌 것처럼 마구 꼬여 가고 몸에 힘도 쭉 빠지는 느낌이 실제처럼 다가왔다.
그렇게 몇 줄 읽다보니,
그래서 집에 내려가서 잘 추스리고 왔는지가 궁금해졌다.
물론, 결론은 마음도 좀 홀가분해졌고, 몸도 많이 좋아졌다는 내용이었다.
그런 사연을 읽는데, 눈에 딱! 와서 박히는 문장이 있었다.
"서울 올라와서 집에 처음 다녀왔는데, 엄마가 해준 집밥은 역시 다르네요. 마음도 몸도 너무 따뜻해져서 올라왔어요..."
엄마가...
따듯하게 지어주신...
집밥...
이 부분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어떤 조사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를 선정했었는데, 바로 "엄마(mother)"였다고 한다.
그 어떤 약 보다도, 그 어떤 응원 보다도, 그리고 그 어떤 힘 보다도 위대한 것이 엄마다.
어머니의 목소리, 어머니의 주름진 손, 어머니의 모습만 떠올려도 우리는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워짐을 느낀다.
매끼 먹는 밥이지만, 엄마가 해준 집 밥 한 공기는 누군가의 지친 몸과 마음을 금새 치유하는 사랑과 정성이었을 것이다.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엄마가 계시다는 것은 세상 그 무엇보다 큰 든든함이다.
어쩌면 엄마라고 불러 볼 수 있는 기억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
내 생명이 시작될 때, 엄마는 당신의 따듯한 태를 나를 위해 내어 주셨다.
내가 꿈을 키워갈 때, 엄마는 당신의 꿈을 줄여 내 꿈에 보태주셨다.
내가 꿈을 이루었을 때, 엄마는 당신의 꿈이 이루어진 것처럼 기뻐해 주셨다.
내 삶과 꿈은 전부가 나의 것인데, 당신의 삶과 꿈은 봄 날의 눈처럼 사르르 나에게로 녹아 들었다.
오늘도 정말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몸과 마음의 힘듦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많은 예비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에게 엄마가 계시기 때문에, 여러분은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되실 겁니다.
곁에서, 혹은 멀리서, 어쩌면 더 먼 곳에서도 어머니는 당신에게 그렇게 스며 있습니다.
첫댓글 ㅠㅠ 공감합니다.. 8년 객지생활했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출근길 버스안에서 창문 너머를 멍하니 보고 있는데 때마침 진동울리는 핸드폰.. 창에 "엄마"라는 이름 뜨는것만 봐도 가슴이 뜨겁고 눈물이 날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더 짠하네요~
엄마품을 떠나 아는 이 하나없는 타지.. 외롭움,. 서러움...배고픔.. 나름 나의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때라고 생각했던 그 때가...
지금은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있네요.. 😅
집 떠나와 노량진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모든 수험생여러분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