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가해자 김태훈 교수와 언론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를 멈춰라!
세종대는 더 이상 징계조치를 미루지 말고 성폭력 가해 교수를 파면하라!
세종대 김태훈 교수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피해사실이 올 2월 SNS와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이에 학교 측에서 성폭력조사위원회를 꾸려 자체 조사한 결과, 지난 4월 3일 학교 측은 조사과정에서의 구체적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가해 교수의 성폭력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두 달이 넘은 지금, 학교 측은 가해 교수 성폭력 사건처리 진행과정에 대한 어떠한 내용과 결과도 내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피해자들은 이를 틈탄 가해자와 이와 동조하는 언론에 의해 2차 피해에 노출되고 있다. 최근 가해자가 언론에 보도됐던 피해자들의 피해사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자신의 성폭력 가해사실을 은폐하려 시도하고 있다. 몇몇 언론은 가해자의 이러한 입장을 아무런 여과 없이 받아들여 가해 교수 미투 기사와 관련한 정정보도문을 내보내고, 가해자의 변명을 확산시키는 등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피해자 A씨에 대해서는 ‘사귀는 관계였다’, B씨에 대해서는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면 이후 자신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성폭력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왜곡하는 가해자의 일방적 주장이 ‘정정보도’라는 외피를 입고 보도되고 있다. 심지어 정정보도문 말미에 가해자가 현재 처한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피해자들의 피해사실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는 태도를 보이는 언론의 반인권적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가해자는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에 대해 교수로서 뿐만 아니라 대학로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제자들의 향후 연극 활동에 영향력과 지배력을 가지고 그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자였으며, 자신이 가진 권력과 피해자들의 신뢰를 이용해 성폭력을 가했다.
우리 사회 성폭력 피해자를 향한 성차별적 통념과 편견 속에서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말한다는 것은, 피해를 알렸을 때 도리어 비난받게 될 거라는 두려움에 맞서는 것이며, 피해자임에도 침묵해야 하는 부당함에 맞서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해자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피해사실을 알린 피해자 A, B씨에 대한 가해자의 범죄 은폐, 무엇을 취재해서 무엇을 밝혀야 하는지에 대한 그 어떤 문제의식이나 판단 및 방향도 없이 ‘미투’라는 키워드를 자극적으로 활용, 소비하는 언론의 행태는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피해자가 입는 2차 피해가 어떻게 양산되고 지속되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성폭력 가해사실을 무마시키고자 하는 가해자 김태훈 교수와 이에 동조하며 무비판적으로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은 당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행위를 중단하라. 또한 세종대는 가해 교수의 성폭력 사건의 진상조사 결과를 분명히 공개하고, 더 이상 징계조치를 미루지 말고 가해 교수를 파면함으로써 피해자들이 또다시 2차 피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분명한 책임을 다하라. 한국여성의전화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를 가하고 있는 가해자와 언론의 행태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며, 피해자들의 인권 보장과 가해자 징계 등 학교 측의 책임 있는 사건처리를 촉구하고 보도하는 데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8년 6월 26일
한국여성의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