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 라스트 커맨더], 미국, 2013.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의 이야기다. 다른 전쟁(군) 영화와 다르다면 잠수함이라는 특정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구)소련 해군으로, 이미 전역신청서를 낸 잠수함 함장 드미트리(에드 해리스 분)는 해군 합참의장으로부터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군인이기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바다로 나가야 했지만, 그가 지휘할 잠수함은 고철이나 다름 없는 <B67>이다. 이번 작전을 끝으로 함장도, 잠수함도 모두 폐기될 예정이다.
그런데 <B67>은 드미트리가 첫 항해를 했던 잠수함이자, 불 타는 선실에 자신의 대원을 가두어 죽게 만든 잠수함이다.
드미트리는 이 기억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거니와 그 때의 부상으로 간질발작 증세를 보인다. 항상 그의 옆에 독한 보드카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항상 드미트리와 함께 했던 부하들은 이러한 명령을 이해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B67>에는 드미트리의 부하가 아닌 낯선 인물들이 상당수 배치되어 있다.
낯선 인물들의 수장격인 브루니(데이비드 듀코브니 분)는 KGB의 급진파 세력으로 '팬텀'이라는 신종 음파무기를 시험하는 비밀임무를 띄고 승선한다.
미국의 잠수함이 '팬텀'에서 내는 음파를 파나마 유조선의 음파로 받아들이자 브루니는 미국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하려는 다음 단계의 음모를 실행에 옮긴다.
(구)소련과 미국의 냉전시대 중인 시대 상황으로 말미암아 어느 한 쪽이 성냥에 불을 붙이면 곧바로 폭발할 일촉즉발의 긴장상태였던 것이다.
KGB 요원 브루니는 <B67>에서 발사되는 핵미사일이 (구)소련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것이 아닌 중국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것으로 철저히 위장해 놓았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전쟁이 시작될 것이며, (구)소련은 어느 한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을 때 전쟁에 개입해 승전국의 지위를 확보하고, 세계 질서를 사회주의 체제로 돌려놓으려는 야욕이 있었던 것이다.
무시무시한 음모이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함장 드미트리는 이를 막으려 한다. 하지만 이미 신원을 알 수 없는 선원들에 의해 <B67>이 장악된 상황이다.
전문적으로 냉전시대를 다루는 작가라는 '케니스 슈얼'이라는 작가의 작품을 원작으로 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했다고 하니 어느 정도 개연성은 있는 듯하다.
작품의 모티브는 다음과 같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주의 진영과 (구)소련을 축으로 쿠바의 남미, 중국의 서아시아 사회주의 나라들은 팽팽한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언제든 군국주의 세력이 활개를 칠 수 있는 세계대전 패전국 일본이 있다.
1968년 5월 (구)소련의 탄도미사일 전문잠수함 <B67>이 실종된다.
수 십 년 후 남태평양에서 인양된 <B67>의 임무에 대해 미국과 소련은 기밀을 유지한다.
멀지 않은 바닷속에서 (구)소련의 것인 불발된 탄도미사일도 발견된다.
작가 '케니스 슈얼'은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작가적 상상력을 펼쳤을 것이다. 박수를 보낸다.
잠수함 속에서 펼쳐지는 영화는 어쩔 수 없이 남성적이다. 100% 남자군인들이 승선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이 굵다.
또한 전쟁이라는 음모가 항상 도사린다. 핵을 탑재한 잠수함이 분명 유람선 종류는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거기에는 엄청난 계획과 막강한 배후 세력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밀폐된 공간, 바닷속이라는 차단된 세계, 항상 직면한 죽음, 긴장감이 팽배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을 가진 상황이 영화로 제작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영화 [크림슨 타이드], [U 보트], [U - 571] 등에서 이러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아직 그런 음모가 성공한 적은 없었나 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잠잠한 것을 보니 말이다.
수 십 년 후 인양된 잠수함 <B67>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물론 급진파 KGB 브루니의 음모가 성공하지는 못했기에 세계대전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함장 드미트리와 그의 부하들은 어떻게 브루니 일당과 맞서 싸웠을까?
영화 [팬텀 : 라스트 코맨더]에서 흥미진진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