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진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석림중.서령고 카누부 동계훈련현장을 가다.
“진성이 빨리 못 따라 가나!”
서령고 카누부 최승기 코치의 호령이 매섭다. 옥녀봉 등산로 중턱에서 동계훈련중인 석림중.서령고
카누부 선수들의 숨이 목에 차 오른다. 민재와 지성이, 진성이(모두 석림중3)는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느라 악착같고, 승진이(서령고3. 현국가대표)와 중혁이(서령고1)는 후배들에게 질세라 더 억척
이다. 살갗을 애는 영하의 날씨에도 석림중 오영미감독과 최유나 코치, 서령고 박창덕 감독과 최승기
코치는 선수들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간혹 등산로를 오가는 시민들이 언덕을 전력질주해 오르는
선수들과 고함소리에 놀라 무슨일인가 묻고는 카누부 선수들 훈련이라는 말에 ‘화이팅’을 외치며 힘을
돋어 주곤 한다.
사실 서령고등학교 카누부는 유명하다. 1998년 4월 창단한 이래 수많은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으며, 근래에도 지난 2011년 전국체전에 출전하여 4종목에서 금2, 동2개의 메달을 따낸 바 있다.
석림중학교 역시 2011년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하여 2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등 전국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카누는 길쭉하게 생긴 배를 타고, 패들(paddle:노)을 저어 스피드를 겨루는 경기이다. 약호 K로 표시
하는 카약(kayak)과 C로 표시하는 캐나디언 카누(canadian canoe)의 2종류가 있다. 선수들은 캐나디언
카누로 강.호수.댐 등 흐름이 잔잔한 곳에서 스피드를 겨루는 패들링레이스(paddling race)에 출전 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 종목이기도 한 500m와 1,000m에서는 처음 스타트와 경기중의 경쟁, 골인 전 100m의
경합 등이 승패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한다. 속도로 등수를 정하는 순위경기이기 때문에 체력과 지구력
또, 2인이상일 경우 팀워크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와의 작전계획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듯,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이라는 공통된 분모가 스포츠만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한다.
서령고 선수들은 평소에는 성암저수지에 마련된 훈련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선수가 많을때는 다섯명
정도 됐지만, 워낙 훈련 강도가 높고 자기 자신과의 혹독한 싸움이기 때문에 중도포기자가 많아 지금은
3명의 선수가 훈련하고 있다고 한다. 다행인것은 학교를 비롯하여 서산시와 서산시생활체육회의 지속적인
지원에 힘 입어 시설이나 훈련조건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수상(水上)에서 치루는 경기이다
보니 접근성의 한계가 있고, 비인기종목이어서 일반인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힘든점이 많다고 한다. 같은
관내인 부여의 경우 학생팀은 물론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실업팀까지 있어 향후 진로에 대한 부담감이 훨씬
덜하다고 한다. 반면 서산지역은 월등한 기량의 선수들이 연이어 배출되고 있는데도 대학진학외에는 ‘목표
의식’ 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만한 진로가 부족한게 흠이라고 박창덕 감독은 지적한다.
스키점프를 소재로 만든 ‘국가대표(2009년/김용화)’ 라는 영화가 있다. 열악한 조건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땅한 훈련시설조차 없어 코믹스러운 광경을
연출하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시작한 스키점프가 애정과 열정, 그리고 도전정신으로 변해 간다는 잔잔한
감동을 그리고 있다. 이미 석림중.서령고 선수들은 그 과정을 거쳐 결과에서도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일선 기관의 지원이나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그 저변의 확대는 역시 시민들의 몫이다. 우리
지역 카누선수들이 영화 ‘국가대표‘ 의 눈물 나는 주인공이 되지 않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더 없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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