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검도회 범사8단 직분으로 타 유사검도단체의 사람들에게 검도를 가르친다는 점이 대한검도회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영구제명을 당한 남승희선생이 요즘 근황이 궁금했다.
우연하게 남승희 선생을 만나 요즘 근황을 들어 볼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남선생님
(일교차가 심한 요즘 감기가 유행인데 남선생도 감기로 고생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기자: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남선생: 예, 대한검도회에서 제명이 된 이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계속해서 해왔던 것처럼 진검수업을 하고 있고 죽도 검도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자: 어떤 분들에게 검도를 가르치고 있나요?
남선생: 특정한 누구를 대상으로 가르치는 것은 아니고 누구나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게중에는 중국무술을 한 사람도 있을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입니다.
기자: 어떤 것을 가르치나요?
남선생: 일본제정거합을 포함한 진검술(삼론호현화랑검법)과 죽도검도를 함께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자: 대한검도회에 제명된 것에 대해서 지금 심정은 어떻습니까?
남선생: 대한검도회에서 공식적으로 나를 내보냈으니 저도 제 갈 길을 갈 뿐입니다. 대한검도회 회장으로부터 제명이후 만나자는 제의가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기자: 듣기론 대한검도협회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압니다만...
남선생: 예, 대한검도협회 대표로서 총재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자: 대한검도협회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대한검도협회의 전신은 대한검도연합회입니다. 10여 년간 대한검도연합회를 통해 단체가 결성이 되고 올해 2004년 4월12일에 대한검도협회로 사단법인화를 시켰습니다.
지금까지 변화된 계보는 대한검도연합회에서 국제검도회로 그리고 국제검도협회로 명칭을 바꾸었고 그리고 전 검도세계편집장이었던 박정일씨에 의해서 대한검도연맹으로 명칭을 바꾸고 기존의 대한검도연맹 소속의 도장들과 연합을 해나갔으나 대한검도연맹 측 수뇌부에서 대한검도연맹의 자체법인화로 전환, 독립적인 활동을 표방해서 결국 대한검도협회로 최종 사단법인화를 시켰습니다.
대한검도회가 한국적인 검도를 지향하는 것과 달리 대한검도협회는 일본의 겐도(Kendo)를 표방합니다. 예를 들면 경기형식은 국제검도연맹의 룰에 따라서 홍띠와 백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한검도회은 국제공식적인 경기를 제외하고 국내 모든 경기에서 백띠와 청띠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준비자세인 준거를 일본스타일로 앉아다 일어나는 방식으로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가장 논쟁거리가 되었던 요판문제도 대한검도협회는 일본식 그대로 요판을 착용합니다. (대한검도회의 경우 한국적인 전통 도복을 개발, 요판을 없애고 벨트를 착용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경기규정에 요판도복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 한동안 요판도복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굳이 대한검도회와 비교를 한다면 대한검도협회는 일본검도연맹의 규정을 그대로 준수한다는 게 큰 차이점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은 대한검도협회는 검도인 누구한테나 열려있습니다. 특정소속도장에만 열려있는 게 아니고 검도를 하는 어느 단체나 사람도 국제 룰에만 따른다면 참가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기자: 승단은 어떻게 하시나요?
남선생: 승단은 초단에서 2단까지는 검도의 본을 가지고 시험을 봅니다. 그리고 3단부터는 일본제정거합을 가지고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물론 죽도시험은 기본으로 보고 말입니다.
기자: 진검 수련도 병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남선생: 일본검도연맹을 보면 일본제정거합도부를 통해 주관하고 있듯이 죽도수련과 함께 진검수련을 관리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죽도수련과 진검수련을 서로 병행해야 진정한 검도의 완성을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대한검도협회는 죽도와 진검을 함께 병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진검대회도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현재 대한검도협회에 소속되어있는 도장은 어느 정도 됩니까?
남선생: 약 250군데의 도장들이 가입을 한 상태입니다.
기자: 대한검도협회에 가입은 어떤 한 도장들이 가입한 상태인가요?
남선생: 아주 다양한 검도단체들이 현재 가입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검도단체는 대한검도회이지만 그 외에 다양한 검도들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 수가 대한검도회에 비해서 훨씬 많습니다. 그런 단체들이 저희 대한검도협회에 가입대상이며 가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기자: 가입비가 필요한가요?
남선생: 예, 대한검도협회에 가입을 하기 위해서는 가입비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대한검도협회의 기본취지, 검도를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열려있다는 취지에 맞지 않아 가입비 부분을 무료화 하고자 고려하고 있습니다.
기자: 선생님 보시기에 실력들은 어떤가요?
남선생: 물론 죽도검도 실력은 대한검도회에 비하면 형편이 없습니다. 하지만 진검술은 아주 우수합니다. 그리고 죽도 검도 또한 배워나가는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아무래도 모두 운동을 업으로 수년간을 지내온 사람들이라 빨리 배우더군요. 앞으로 실력은 월등하게 향상되리라고 봅니다.
기자: 대한검도협회의 올해 후반기 계획을 말씀 해주세요?
남선생: 올 여름에 문화관광부후원으로 첫 대회를 개최했고 현재 10월부터 또 다른 검도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먼저 천안시장기 검도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 후 전남일보의 후원으로 목포에서 검도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 연말에는 일본의 전일본선수권대회처럼 검도그랑프리대회를 매년 개최 최고의 검도왕을 뽑는 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우승자에게는 수백만원의 상금이 수여해 프로검도대회와 같은 성격의 대회를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기자: 이렇게 몸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선생: 괜찮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대한검도회가 한국적인 검도를 지향하는 정책으로 일관, 일부 검도인들 사이에 대한검도의 정책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요판이 부착된 도복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이런 대한검도회의 정책과는 대조적으로 대한검도협회는 일본식검도를 그대로 수용하고 규정화 시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검도회와 차별화를 시도하며 검도로는 한 수 위인 일본식 검도를 통해 정통성 확보를 가지고 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국에서 날조해서 만든 사이비검도가 아닌 정통이 있는 검도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음, 다시 말하면 비록 일본식 검도라 할지라도 정통성에 비중을 둔 실리중심의 정책이라 볼 수 있다)
사실 대한검도연합회가 대한검도협회가 될 때까지 10년간 활동에서 보아 알듯이 정통성을 중시하지 않은 한국식 검도를 만들어 보급한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깨달은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한국전통검법이라 일컫는 해동검도가 어느 정도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일본식 검도의 경우 대한검도회가 탄탄한 조직력과 오랜 역사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색깔의 검도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 사업적으로 승부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전통무예라고 일컫는 해동검도의 시장쟁탈전도 치열하다. 더 이상 파고들 시장이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찰나 대한검도연맹(지금의 대한검도협회)은 남승희 선생의 징계 소식을 듣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고 보여 진다. (남승희 선생의 징계의 원인은 타 유사단체 검도인을 가르친 점이라고 볼 때 대한검도협회는 오래전부터 남승희 선생의 영입을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알기론 남승희 선생이 징계되기 전부터 여러 단체로부터 영입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말하면 남승희 선생의 징계결정은 대한검도연맹(지금의 대한검도협회)에 날수 있는 날개를 달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한검도협회는 남승희 선생을 중심으로 협회의 정통성과 체계화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탈일본식 검도정책으로 일관하는 대한검도회와 대조적으로 남승희 선생을 선두에 두고 일본식 검도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요판, 준거, 선수구별 띠 색깔, 그리고 거합까지 한국검도가 탈일본 검도정책으로 무시한 점을 대한검도협회는 받아들여서 대한검도회와 정면대립을 자초하면서 국제검도룰에 맞는 검도를 한다는 점을 강조 정통성과 체계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한검도협회가 대한검도회와 정식으로 진검승부를 하기에는 어려울 듯 보인다. 대한검도회의 50년 역사는 단지 숫자의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승희선생을 통해 이야기의 실마리를 찾은 대한검도협회의 사업적인 수단과 활동에너지가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가 아직 미지수이다.
하지만 각 종 무술단체나 협회가 줄기라고 하면 가지를 치고 있는 것이 바로 도장이다. 아무리 줄기와 뿌리가 튼튼하다고 해도 잎이 마르면 과실이 없는 것처럼 남승희선생을 통해 뿌리와 줄기를 찾은 대한검도협회가 어떻게 그 줄기들을 건실하게 키워 풍성한 과실을 수확하는가에 따라서 대한검도회에도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검도시장에서 대한검도가 오랜기간동안 쌓아온 시장을 하루아침에 잠식한 해동검도를 예로 들어 볼 때 대한검도회와 거의 흡사한 대한검도협회 소속 도장들과의 불가피한 진검승부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대한검도회는 부담이 될 수 없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억측이나 결론도 시기상조이다. 앞으로 대한검도협회의 행보를 지켜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