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몽헌 회장의 충격적인 자살사건 이후 전국 곳곳에서 자살로 추 정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정 회장 자살사건에 충격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 회장 자살로 인한 사회적 충격이 모방자살 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른바 '정몽헌자살 신드롬'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930년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글루미선데이'라는 노래 를 들은 젊은이 수백 명이 모방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해 세계적인 충 격을 주기도 했다.
정신과 전문의 등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생활고 를 비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자살을 불러오는 사회분위기 속에 서 유명인의 자살은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들에게는 '자극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자살사건 잇따라 발생=지난 5일 부산 영도구 동삼동 도개공 2차 아파트 16층 복도 난간에서 정 모씨(31ㆍ여ㆍ영도구 신선동)가 땅바 닥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은 정씨가 지난 4일 오전 사찰에서 귀가한 뒤 '정몽헌 현대 아산 회장의 자살 보도내용'을 보고 "저런 위대한 사람이 죽었는데 엄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왜 죽었을까"라고 말하는 등 고민했다는 가족들 의 진술에 따라 정 회장 죽음에 충격을 받고 투신자살한 것으로 추정 했다.
지난 4일에도 정 회장의 투신자살에 충격을 받은 80대 실향민인 김 모씨가 독극물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의 아내는 "아침에 뉴스를 보고 있는데 정 회장 자살소식이 나오 자 '저분도 돌아가셨는데 나는 이북에 있는 형제들을 영영 못만날 것 같구나'라며 크게 탄식했다"고 말했다.
6일에는 광주 서구 치평동 J아파트 화단에서 이 아파트 12층에 사는 이 모씨(32)가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원 모씨(61)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씨가 죽기 전 이모에게 전화를 걸어 "TV 유리판을 깨 죽고 싶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자신의 신병을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A씨(46)가 운영하던 노래방 특실에 서 A씨가 마이크 끈에 목을 매 숨졌다.
이 밖에 지난 4일 대구에서는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던 이 모씨(25ㆍ 대학생)가 투신자살했고 전북 남원에서는 회사원 조 모씨(40)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김 모씨(36ㆍ남원시 상교동)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조씨는 자신의 사무실 컴퓨터에 "업무가 고달프고 회의가 느껴 져 사는 게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모방자살사건 발생 가능성=이창욱 가톨릭의대 정신과 교수는 "모 방자살에 대한 보고는 여러 나라에서 보고된 적이 있다"며 "정 회장 자살이 모방자살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도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동일시'라는 심리가 있다"며 "유명 연예인이 자살한 후 팬들 이 동반자살하는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살을 미화하는 언론의 보도태도 등이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자살을 미화하는 경우가 있다"며 "
이 같은 사회 적인 인식의 변화가 유명인의 자살이
동반자살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 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자살예방기구같은 사회적 기구를 설립하는 것이
급증하는 자살률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