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14일(토) 맑음
강화도 역사관-초지대교-약암리-영종대교 기념관-인천 경서동 삼거리 (35km)
어젯밤 7시 울산을 출발하여 강화도 초지대교 옆 해수탕에 도착하니 밤 12시10분 전이다.
해수탕 건물에 입주한 횟집들의 장사가 안 되는 듯 아직 완전히 입주가 안되고 썰렁하기만 하다.
조개구이 가게에 들러 소주를 한잔하고 찜질방으로 찾아가니 새벽 2시다.
조개구이 가게 사장이 할인권을 주어 7,000원 입장료를 4,000원씩에 들어가 샤워하고 잠을 청했다.
10월엔 중국과 홍도 등으로 여행을 다녀오고 11월 12월엔 사무실 형편으로 오지 못했는데 다시오니
기분이 좋다. 새벽에 일어나 택시를 불렀으나 요금이 비싸다며 어젯밤 조개구이 사장이 자기 차로
태워다 주겠다 한다. 어두운 길을 달려 강화역사관 앞에 도착하여 태워다 준 사장에게 감사의 표시로
일만 원의 수고료 를 드리고 어둠이 옅어지는 강화도의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왔다.
김포와 강화도를 가로지르는 강에는 얼음 덩어리가 떠 내려온다. 길에는 어제 내린 비로 도로가 얼어
미끄러운데 며칠 날씨가 따뜻하더니 어디 얼음이라도 녹은 모양이다.오래만에 걷는 길을 새벽공기를
마시며 걸으니 그 동안 2% 부족한 것이 채워 지는 듯 하다. 날씨도 초봄처럼 느껴지는 날씨다.
해안가에 위치한 여러 돈대를 거쳐 초지대교가 가까운 식당에 들러 아침을 먹었다. 간판에 쓰여진
"맛 없으면 돈 안받습니다." 라는 문구를 보고 찾아간 식당은 시레기탕 인데도 걷고 나서 먹은 탓인지
아니면 정말 맛이 있는 것인지 아침을 맛있게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새 신발이 발바닥에 물집을
만든다. 벌써 이러니 약간 걱정이 된다. 대일밴드를 붙이고 양말을 하나 더 신어 본다. 조금 낫다.
초지대교를 건너 약암리 의 약암 온천호텔 앞을 지나 해안을 따라 걸어 나갔다. 지도상에는 공사 중
인데 도로는 완공되었다. 둑이 가로막혀 바다가 잘 보이지 않아 답답한 느낌에 철책이 쳐진 둑 위로
올라서니 갑자기 뒤에서 부른다. 돌아보니 군인이 올라오면 안된다 한다. 분명히 아무도 없었는데 하고
내려와서 보니 마침 차를 타고 지나가다 보고 차를 세우고 우리를 내려 오게 하였다.
우측은 해안 철책이고 좌측은 매립지를 막은 철책 길인데 공사차량도 다니고 더욱이 일직선 길이니
이 길이 더욱 멀게 느껴지고 지겹다. 매립지도 어마어마하게 넓다고 표현해야 할 것이다.
매립지 안에 산처럼 쌓여진 훍더미들이 보인다. 쉴 곳도 없던 길에 수자원공사 건물이 나타나 건물 내
잔디밭 벤치에 앉아 쉬니 발바닥이 후끈 거린다. 점심때가 되었지만 부근엔 식당도 없다.
힘들지만 계속 가야지 뾰족한 수가 없는 것 아닌가? 멀리 영종대교 모습이 보이니 힘을 내야지.
영종대교 옆에 위치한 영종대교 기념관에 들렀다. 영종대교 밑으로 물 빠진 넓은 갯벌이 시선을 끈다.
갯벌에는 청둥오리와 철새들이 내려앉아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영종대교의 공사모습과 각 나라의
현수교를 비교한 사진들과 각종 자료들이 3층 건물에 전시되어 있다. 영종대교 밑에 컨테이너박스
식당에서 갈비탕 한 그릇씩 먹고 나니 기운이 난다. 지도를 보니 인천 경서동 삼거리 까진 가야 겠다.
식당 아가씨에게 물어봐도 그 곳까진 가야 시내버스가 자주 다닌단다. 북인천IC 를 지나자 도로가
8차선으로 넓어지고 먼지도 덜 일어난다. 경서동 삼거리에 도착하니 4시반이 되어 마친다.
버스를 기다려 타고 다시 초지대교로 가는 12번 버스가 오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려도 1시간이
넘어도 120번 버스는 오지 않는다. 정말 화가 난다. 인천 광역시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진다.
할 수없이 90번 버스를 타고 김포시 양곡리에 내려 만원을 주고 택시를 타고 차가 있는 초지대교옆
해수탕으로 돌아와 차를 몰고 인천 부평구 부평역으로 향했다. 전철을 타고 서울청계천으로 가기 위해.
24시 사우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전철을 타고 서울로 향했는데 갈아타는 곳을 1구간 지나 다시
돌아와 갈아 타는 곳으로 간다는 것이 나가는 곳으로 가 표를 넣어 버리고 말았다. 표도 영기가 시청
하고 표를 구입했는데 알고 보니 인천시청 표 다. 서울시 간다고 하면서 인천에서 시청했으니 당연히
인천시청 표를 준 것이다. 다시 표를 구입해 서울 가는 전철을 타고 밤9시 30분 서울 시청에 도착했다.
박정옥이와 연락이 된 탓에 정옥이가 2번 출구에서 기다린다 하여 2번을 보고 한참을 가니 타는 곳
2번이다. 다시 나가는 곳 2번을 찾아 나오며 예전에 부산 지하철에서 헤메던 일을 기억하여 얘기하며
한바탕 웃었다. 2번 출구에서 정옥이를 만났다. 카페에 자주오고 사진을 봤던 터라 언제 만난지 기억
이 없지만 오래만에 만난느낌이 들지 않는다. 서울 시청앞의 희망,사랑,나눔의 화려한 불빛 축제인
루미나리에 축제에 많은 시민들이 나와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TV와 신문에서 보던 불빛을 직접보고 즐기며 청계천 야경을 구경하다 배가고파 저녁을 먹으러
인근 식당에 들었다. 뼈다귀 해장국으로 식사와 소주를 곁들여 한잔하고 있으니 영기의 막내 처제도
도착한다. 즐거운 식사를 하고 식당을 나서니 11시 반이다. 지하철 역으로 찾아가니 벌써 지하철운행
이 끝났다. 버스도 끊기고. 정옥이를 먼저 보내고 막내 처제와 함께 인근 찜질방을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 처제 동네로 택시를 타고 가다 기사의 안내로 영기와 나는 서울역 앞에 내려 찜질방을 찾아갔다.
찜질방에 도착해 발바닥을 보니 물집이 크게 생기고 발 뒤꿈치도 까졌다.
내일은 걷기 힘들어 관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차는 부평 주차장에 두고 잠은 서울서 자니
우리가 참말로 전국구 구나 하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잠자리에 들었다.
07:20 강화역사관 출발
10:50 초지대교 도착
14:10 영종대교 기념관 도착
16:30 경서 삼거리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