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파수대 내용에 대한 글을 작성하였는데, 내용이 좀 딱딱하다보니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들이 많아서 좀 더 쉽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먼저 저도 천문학에 대해서는 문외한 입니다. 따라서 이 내용이 완벽한 것이 아님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vat 4956
먼저 파수대에 나오는 VAT 4956 이라는 고대 바빌론 점토판이 있습니다.
이 점토판은 느부갓레살 재위 37년에 있었던 천체 기록입니다.
따라서 느부갓레살 재위 37년이 언제인지를 밝혀낸다면, 예루살렘이 멸망된 느부갓레살 재위 18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다시 말해, 느부갓레살 37년이 기원전 568년이라면, 예루살렘이 멸망된 느부갓레살 18년은 기원전 587년이 되고,
느부갓레살 37년이 기원전 588이라면, 예루살렘이 멸망된 느부갓레살 18년은 기원전 607년이 됩니다.
VAT 4956 은 느부갓레살 37년에 있었던, 40여개의 천체 기록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VAT 4956 전문 번역 참조)
사실 이 40여개의 천체 기록이 모두 일치할 확률은 4만분의 1입니다. 즉 4만년에 한번 돌아오는 주기입니다.
그리고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일치하는 연도는 기원전 568년입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재고의 여지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 협회는 VAT 4956은 신빙성 없는 자료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리고 과감하게도 VAT 4956 이 607년을 지지하는 증거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협회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점토판의 17번째 항에 있는 월식은 기원전 568년뿐만 아니라, 기원전 588년에도 있었다.
[2]. 점토판의 3번째 항에 베타 비르기니스 (처녀자리 베타별)의 위치는 기원전 568년 아니라, 588년의 위치와 일치한다.
오늘날에는 천문학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몇년 몇월 며칠 어디에서 관측되는 천체 현상을 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파수대에서도 그 프로그램중 더 스카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첫번째 주장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점토판의 17번째 항에 있는 월식은 기원전 568년뿐만 아니라, 기원전 588년에도 있었다.
먼저 17번째 항에서는 이상하게도, "윌식이 상략되었다."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실제로 천문학 프로그램을 구동시켜보면, 기원전 568년에 있었던 부분 월식은 바빌론 지역에서는 관측될 수 없는 시간대 입니다.
(월식은 지구의 그림자를 달이 통과하는 것이며, 밤에만 관측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568년에 있었던 월식은 바빌론지역에서 낮 1시 정도에 발생하였으므로 관측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588년에 있었던 월식은 어떠합니까?
그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588년에 있었던 부분 월식 또한 바빌론 지역에서는 관측될 수 없는 시간 즉 오전 8-9시 경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월식이 상략되었다."라는 표현은 바빌론인들이 월식의 주기를 예측하였지만, 관측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17항에서는 그 날 일출시 달의 고대가 "7도 30분"이라고 기술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기원전 568년에 달의 고도는 서쪽 지평선에서 7도 29분 05초로 거의 일치합니다.
그런데도 파수대는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VAT 4956 전문 17항 참조)
이제 두번째 증거를 검토해 보겠습니다.
[2]. 점토판의 3번째 항에 베타 비르기니스 (처녀자리 베타별)의 위치는 기원전 568년 아니라, 588년의 위치와 일치한다.
아마도 이 부분이 파수대의 획기적이 주장인 것 같습니다. 나름 이 부분을 가지고 확신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먼저 비문의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3번째 줄의 내용은 '느부갓레살 37년 니산월 9일에 달이 처녀자리 베타별 1큐빗 앞에 있었다.' 입니다.
그런데 기원전 568년 니산월 9일에 있었던 천체 현상은 이 기록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8일에 있었던 천체 현상과 일치합니다.
따라서 학자들은 8일을 9일로 오기한 것으로고 해석하였습니다. (1915년 논문의 주석에 근거함.)
파수대는 바로 이 부분을 공격합니다.
파수대의 주장에 따르면, 놀랍게도 기원전 588년 니산월 9일에 있었던 천체 현상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607년을 지지하는 강력한 증거라고 제시합니다.
정말 그러합니까? 만약 그러하다면, 고고학적 천문기록은 모두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정말로 대담한 주장입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두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1) 9일이 8일의 오기일 가능성
2) 베타 비르기니스 (처녀자리 베타별)이 오역일 가능성
사실 첫번째 오기일 가능성은 거의 100년전에 쓰여진 논문의 주석에 근거한 주장입니다.
21세기 이후 천문학 프로그램에 개발된 현재는 두번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사실, 베타 비르기니스 (처녀자리 베타별)로 번역된 바빌론어(아카드어)는 원래 "사자 뒷다리" 뜻합니다.
하늘에는 달 주위를 통과하는 12궁도, 즉 12개의 별자리가 있으며, 그 중에서 사자자리 다음에 처녀자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자 뒷다리를 처녀자리 베타별로 번역하였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아카드어가 14번째 항에서도 사용됩니다. 14번째 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4. 달이 사자 발끝에 빛나는 별에서 1 큐빗 (위:아래)로 동쪽을 향해 지나갔다.
이라크 바그다드 / 고도 3 미터 / 7:52 오후 6월 24일 기원전 568년 /
*포르리마(Porrima)는 처녀자리 감마별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3번째 줄에 처녀자리 베타별로 번역된 동일한 아카디어가 사용됩니다. (사자 발끝에 빛나는 별)
백여년전 이 비문을 번역할 당시, (위:아래)를 명확하게 번역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별의 이름을 정하지 않고, 원문의 의미 그대로 '사자 발끝에 빛나는 별'이라고만 번역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천문학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면, 기원전 568년에 처녀자리 감마별이 달 아래에서 동쪽으로 지나가는 것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 참조)
다시 3번째줄로 돌아와 보면, 실제로 기원전 568년 니살월 9일에 달이 처녀자리 감마별 1큐빗 앞에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정리하자면, 니산월 9일이 아니라, 8일이라는 주장은 이미 백여년전에 논문이며,
오늘날 천문학 프로그램을 구동시켜보면, 기원전 568년 니산월 9일에 달이 처녀자리 베타별이 아니라, 감마별 앞에 있습니다.
기원전 568년 니산월 9일 천체기록 (오후 7:23)
첫댓글 이걸로 파수대의 대반전 꿈은 좌절로 종결되었습니다 ㅎㅎ 잘 읽었습니다.
애시당초 천문학으로 607년을 증명해보겠다는 시도가 무모한 것이죠. 뭐랄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해야하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