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켜는게 겁나는 요즘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모습들은 보이지 않고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수록 정치판 싸움은 더 심해지는 것 같네요.
뉴스에서 정치얘기는 정말 보고 싶지 않아요. 그 물이 그 물이니까요.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누구를 뽑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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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장관이 전두환 노태우 그리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MBC-TV [네 분 토론]에 출연했다.
유시민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토론 주제는 "언론 개혁"입니다. 먼저 "언론과의 전쟁" 발언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노무현 장관께서 한마디 해주시죠.
노무현 : 언론자유의 주체인 기자들이 소신껏 기사를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 즉 언론사의 편집권이 독립되어 있지 못하다는 현실이 제가 일부 수구 언론과 족벌 언론을 공격하게 된 배경이며, 지금도 저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조폭적 언론의 부당하고 악의적인 그 어떤 공격에도 맞설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전두환 : 본인은 노 장관이 "언론과의 전쟁"을 말하는 것을 듣고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본인은 지난 `80년, 정권을 잡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언론과의 전쟁이었습니다. 잡아들이고 고문하고 구속하고 해고하고 언론사 통폐합해버리는 그 힘든 언론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본인은 참으로 많은 오해와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오늘에야 노장관이 본인의 충정을 이해해주는 구나, 마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노태우 : 이 사람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언론과의 전쟁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칼을 뽑으면 끝장을 봐야 합니다. 20년 전에 우리가 얻은 승리로 오늘의 조선 중앙 동아라는 옥동자를 본 거 아니겠습니까? 노장관은 이 점을 명심하세요.
김영삼 : 나는 노무현 장관이 자꾸 수구 세력을 문제 삼는데 그게 이해가 안 돼요. 우리나라는 구기 종목은 강하지만 수영이나 육상 같은 메달밭은 약해요. 수구도 마찬가지예요.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을 달래주지는 못할망정 수구 선수들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일 아닙니까? 거, 탈렌트 누굽니까? 소지섭이도 수구 선수 출신이에요. 노장관, 소지섭이한테 사과해요!
유시민 : 아, 여기서의 수구는 그 수구가 아닙니다.
김영삼 : 이게 바로 현 정권이 언론을 탄압한다는 증거예요. 무슨 말을 못하게 합니다.
유시민 : 차라리 노태우 전 대통령께서 발언하시는 게 낫겠습니다.
노태우 : 이 사람은 노무현 장관이 수구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이 사람이 집권하고 있을 때 이미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전노 일당 처단"을 외쳤습니까? 그건 바로 "전대협 노무현 처단"을 뜻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이제 와서 자기는 수구가 아닌 척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이 사람 생각합니다.
유시민 : 그런데 누가 "전노 일당"을 전대협 노무현이라 하던가요?
노태우 : 재임시 청와대 비서실에서 자주 그랬습니다. 이 사람 말 믿어주세요.
김영삼 : 잠깐, 내가 꼭 할 말이 있습니다. 현 정권은 언론뿐만 아니라 연예계도 장악하려는 음모를 가지고 있다는 걸 폭로합니다, 여러분!
유시민 : 김영삼 전 대통령께 한가지 여쭙겠습니다. 제가 귀하에게 뭐 잘못한 일이라도 있습니까?
김영삼 : 없습니다.
유시민 : 그럼 MBC가 귀하에게 뭐 잘못한 일이라도 있습니까?
김영삼 : 없습니다.
유시민 : 그런데도 왜 자꾸 발언을 하시는 겁니까?
김영삼 : 아무도 정의가 가는 길을 막을 수 없습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꼭 김대중 정권의 연예계 장악 음모를 폭로해야겠습니다. TV에 어떤 가수가 나오던데 그들을 통해 나는 김대중 정권의 노골적인 연예계 장악 음모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유시민 : 어떤 가수였길래 그러십니까?
김영삼 : DJ DOC입니다. DJ가 누굴 뜻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누구나 다 알면서도 그걸 용기있게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현실에서 나는 누군가는 꼭 그 역할을 해야겠다, 할 말은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참, 그 사람들 노래 가사 중에 "옆집 아저씨 반짝 대머리" 이런 부분이 나오는데 이봐, (전두환을 가리키며) 그건 당신을 의미하는 거야.
전두환 : 뭐? 이런 주막집 강아지 같은 놈이!
김영삼 : 뭐라꼬? 강아지?
이때부터 스튜디오는 난장판이 되었다. 처음에는 전두환과 김영삼이 서로 주먹질을 하고 노태우는 그 옆에서 전두환을 응원하고 있었으나, 잠시 후 방청객들이 몰려나오더니 마지못해 싸움을 말리고 있던 노무현 장관과 유시민을 옆으로 밀쳐내고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을 집단구타하기 시작했으니, 아 우리나라 방송역사상 그토록 감동적인 장면은 없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