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는 [쪽집게]라고 읽지 않고 [족찝께]라고 읽는 게 바릅니다. 많은 분이 [쪽집게]라고 읽다 보니 쓰기도 '쪽집게'라고 쓰는 것을 봤습니다. 표준말은 '족집게'라 쓰고 [족찝께]라고 읽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날씨가 풀리는 듯 싶더니, 오늘 다시 추워졌네요.
오늘 아침 6:21에 SBS 뉴스에서 다른 나라 축구 선수를 소개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라고 했습니다.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이 '구설'이고,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가 '구설수'이므로 남의 구설에 오르다, 구설수가 들다처럼 써야 바릅니다. (저라면 '구설'을 쓰지 않고 '입방아'를 써서 '입방아에 올랐다'고 쓰겠습니다.)
그러나 SBS만 나무랄 일도 아닙니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도 '구설수에 오르다'와 '구설에 오르다' 둘 다 보기로 올려놨으니 뉴스에서 '구설수에 올랐다'고 썼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하긴, 책갈피와 갈피표도 가르지 못하고, 청설모와 청서도 가르지 못하는 국어사전이니 구설과 구설수를 가르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
어제는 일찍 집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주말에 애들이 제 머리에 있는 흰머리를 뽑아줬는데, 어제는 집게 가자마자 누우라고 하더니 족집게를 들고 머리에서 흰 머리카락을 뽑아 줬습니다. 거 참 기분 좋더군요. ^^* 주말에는 흰 머리카락 하나에 백 원씩을 주기로 했었는데, 순식간에 스무 개 넘게 뽑는 바람에 대머리가 될까 봐 겁이 나서 더는 뽑지 말라고 했었는데... 애들은 아빠 머리에서 흰 머리카락을 뽑는 게 재미있나 봅니다. ^^*
잘 아시는 것처럼 주로 잔털이나 가시 따위를 뽑는 데 쓰는, 쇠로 만든 조그마한 기구를 '족집게'라고 하고, 어떤 사실을 정확하게 지적하여 내거나 잘 알아맞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도 '족집게'라고 합니다.
1. 족집게는 [쪽집게]라고 읽지 않고 [족찝께]라고 읽는 게 바릅니다. 많은 분이 [쪽집게]라고 읽다 보니 쓰기도 '쪽집게'라고 쓰는 것을 봤습니다. 표준말은 '족집게'라 쓰고 [족찝께]라고 읽습니다.
2. 글씨나 그림 따위를 지우는 물건을 '지우개'라고 합니다. 이처럼 현대국어에서 사람이나 간단한 도구의 뜻을 더하고 이름씨(명사)를 만드는 뒷가지(접미사)로 '-개'를 씁니다. 오줌싸개, 코흘리개, 날개, 덮개, 지우개처럼 씁니다.
'집게'나 '지게'에서처럼 '-게'가 뒷가지(접미사)로 쓰일 수도 있는데요, '-개'와는 달리 '집게'와 '지게'는 하나의 단어로 굳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대 국어에서는 '-개'만 뒷가지(접미사)로 정의하고 '-게'는 공시적으로 파생어를 만드는 생산력이 없기 때문에 뒷가지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알기로 '-개'와 '-게'를 가르는 뚜렷한 기준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우개와 지우게가 헷갈리기도 합니다.
겨울이니까 추운 겁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고,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 띄어쓰기]
한글 맞춤법 제43항에 보면,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 개, 차 한 대, 금 서 돈, 소 한 마리, 옷 한 벌, 열 살, 조기 한 손, 연필 한 자루처럼 씁니다.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함께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습니다. 두시 삼십분 오초, 제일과, 삼학년, 육층, 1446년10월9일, 2대대, 16동502호, 80원, 10개, 7미터처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