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좋은 학교성적과 국내외 인턴연수나 학위 등의 이른바 최상의 스펙이 있어도 취업하기 힘들며 청년실업률이 일반인실업률보다 높다. 청년실업의 문제는 지방대학에서 더욱 심각하다. 청년실업은 일자리 양극화나 대학교육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일자리와의 불일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며 혹자는 구조적인 문제로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현대사회는 대학에 산업화 시대의 주류였던 판에 박힌 규격화된 지식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으며 지식과 경험이 다양한 학생과 온오프라인에서도 소통이 가능하고 협력과 개방의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는 학생을 원한다. 그런데 대학생의 심각한 문제는 4학년이 되어도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에 있다. 그러다보니 미래 진로에 대한 의욕은 물론 자신감이나 적극성조차도 없어 매사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경향을 많이 나타낸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에게 창업에 도전하라는 요구는 무의미하며 두려움 그 자체이며 취업도 결국 안전하고 수월한 곳으로 편중되므로 일자리가 더욱 부족하게 된다. 대학에서의 학생생활이라는 것이 학과성적과 영어점수 올리기나 인턴을 통해 얻어지는 지식과 경험이 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면 21세기 대학의 미래는 없다.
만약 대학 생태계가 이렇게 폐쇄적이라면 더 이상의 취업률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단순히 대학 내의 내부역량 극대화에 중점을 둔 취업전략으로는 미래 취업 경쟁의 우위 확보는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대학 생태계의 기본적 역량으로는 인성교육이 잘된 학생과 학생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갖고 있는 교수가 있으면 충분하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정보 공유 시스템과 네트워크가 되어 있다면 지방대학도 취업 경쟁의 우위 조건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공존과 상생을 강조하는 기반 위에서 경쟁 단위를 확장하여 적극적인 외부와의 관계 속에서 대학의 새로운 경쟁력을 통한 취업전략이 필요하다. 대학의 여건에 따라서는 취업을 개인 차원이 아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노력하는 집단화 전략이 적합한 방법일 수 있다. 1995~1996시즌 미국 NBA 역사상 최고승률 72승 10패를 기록한 필 잭슨 감독은 우승 요인을 “우리 중 누구도 우리 모두를 합친 것만큼 똑똑하지 않다”라고 말하고 있다. 마이클조던 및 데니스 로드맨 등 세계 최고의 쟁쟁한 선수들이 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의 주역은 조직의 팀워크라는 것이다.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모범사례다. 구성원 다수가 참여하여 상호 간에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집단의 지적능력인 집단지성은 지방대학의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특히 고급 지식정보가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의 취업률 제고 수단으로서의 집단지성 효과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지식이 복잡해짐에 따라 대학에서도 지식을 공유하고 효율적으로 유통되도록 하는 집단지성은 기업이 원하는 직업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지방대학의 취업률 향상의 지름길은 `집단지성'이라고 생각한다. 시급히 대학은 집단지성을 받아들이고 장려할 수 있는 개방적 조직문화로 바꾸는 일과 학생취업에 가급적 많은 지식정보와 아이디어가 모아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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