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호남 아뇨? 여기도 재미 볼 만한 곳들이 꽤 많은 디 한번 내려오쇼! 쥑이는 곳 하나 소개해 드릴랑께…”
전주의 한 낚시인으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은 것은 지난 3월 중순이었다. 비단 그의 말이 아니었더라도 같은 호남땅에서 낚시잡지에 소개되는 곳은 해남, 진도, 고흥 등 전남에 집중돼 있는 게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전북 지역은 가뭄에 콩 나듯 간간이 소개되거나 아예 일년 내내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경우조차 있다.
그러나 전북에도 전주 아중지나 고창 용대지·궁산지, 부안 청호지, 남원 수송지 등 기라성 같은 명낚시터들이 즐비하게 포진해 있다. 특히 이들 전북지방의 낚시터들까지는 대게 서울 기준 3시간 내외면 충분히 진입 가능하므로 시간적·경제적 이점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오래 전부터 검증된 유명 낚시터들 이외에도 알게 모르게 파먹는 알짜터들이 요소요소에 산재한다고 하니, 그 말이 사실이라면 6∼7시간이 걸리는 원정길에 올라야하는 해남이며 진도와는 또 다른 이점이 있는 셈이다.
서울서 3시간이면 도착 가능 지난 3월 24일 서울꾼 김기석 씨와 친구 이균호 씨가 동행해 서울을 출발한 시각이 새벽 2시경, 호남고속도로를 내리 밟으니 전주의 낚시점까지 3시간이 채 안 걸린다.
막상 연락은 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총알처럼 내려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허만영 씨(전주 낚시할인마트 가이드)는 날이 밝으며 바로 입질이 들어온다는 2만평 짜리 참한 저수지 한 곳을 안내하겠단다.
이른 새벽 아침식사를 마치고 서울팀과 가이드 허만영 씨, 총무 김봉재 씨 모두 4명이 낚시점을 나섰다. 출조지는 군산의 대동지. 전주에서 약 50분 가량 소요된 것으로 보아 호남고속도로의 익산 I.C로 나갈 경우 서울에서 3시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였다.
어둠 걷히며 9치급 입질 세례저수지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6시. 어슴프레 연안 윤곽만이 눈에 들어온다. 우곡지라고도 불리는 이곳 대동지는 2만평 규모의 준계곡형 저수지로 군산시 나포면 주곡리에 위치해 있었다. 상류에 갈대밭과 연밭이 잘 발달해 있고 중류권부터는 수심이 깊어지나 연안에 뗏장수초가 이어져 있어 초봄은 물론 늦가을까지도 낚시가 가능할 듯 싶었다.
부랴부랴 허만영 씨와 김기석 씨가 갈대밭 사이에 앉고 건너편 연밭 앞으로 김총무가 앉는다. 한편, 이균호 씨는 포인트 탐색을 위해 갈대밭을 약간 벗어난 곳에 대를 폈다. 각각 두세 대의 낚싯대를 펼치고 나니 찌톱이 가물거리며 보일 듯 말 듯 한다.
김기석 씨가 케미를 들고 끼울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 철푸더덕 요란한 소리에 깜짝 놀라보니 옆의 허만영 씨가 그새 월척급 한 마리를 걸어 낸다. 미끼를 던진 지 불과 1∼2분이나 됐을까. '장난 아니다' 싶은 김기석 씨는 케미를 손에 쥔 채 바짝 긴장한다.
뚫어져라 찌를 바라보는데 거짓말처럼 찌가 꾸물거린다. 어라 정말? 정말? 이내 찌가 솟기 시작하는데 '말 그대로 예술이다' 찌올림을 더 즐기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어디 그럴 군번이던가! 챔질과 함께 '덜컥' 하는 둔탁함이 전해지며 2∼3초만에 물 위를 철퍽이며 끌려 나온다. 대충 보기에 월척급에서 조금 빠지는 크기. 수심이 70cm 정도밖에 안 되는 탓에 금새 물 위로 솟지만 9치급 손맛이 어디 가랴.
'고흥·해남 땅에서 놓친 손맛을 이곳에서 와서 만회하는구나' 싶은 김기석 씨는 재빨리 지렁이를 달아 던진다. 이후로 간간이 이어지는 입질은 대부분 25cm 이상으로 김기석 씨와 허만영 씨가 번갈아 낚아낸다. 건너편의 김봉재 씨도 간간이 낚지만 갈대밭만은 못한 모습이다.
지루함 없는 민물 수족관
전문꾼은 물론 나들이터로도 적합해점차 날이 밝으며 입질 빈도나 씨알은 잘아졌지만 입질은 꾸준히 이어진다. 햇살이 퍼질 무렵 건너편의 정과장 낚싯대가 주체를 못하더니 이내 '에이 가물치야 가물치 걷자 걷어!'하며 소리친다. 허가이드 말에 의하면 9시를 전후해서 걷는 것이 상책으로 이후에는 잔 씨알이 대부분이란다.
보다 깊은 수심의 뗏장수초대에서 낚시한 이균호 씨의 살림망을 보니 5∼6치급으로 15∼20수 가량 차 있었다. 그런데, 살림망 사이로 시커먼 게 두어 개(?) 있어 확인해보니 하나는 동자개(일명 빠가사리)요 또 하나는 참게가 아닌가! 준계곡형 저수지에서 참게를 낚다니! 보기 드문 일이었다. 씨알 좋은 붕어에 가물치·동자개에 참게까지 낚이니 전문꾼들은 물론 가족과 함께 나들이겸 찾아도 손색이 없으리라 여겨진다.
일행 4명이 모두 낚은 조과를 보니 마리수는 70여수에 달했고 8치급 이상의 굵직굵직한 놈들이 3분지 1이나 된다. 1차 산란을 3월 초순경 마쳤다는 이곳은 이제 '밤낚시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라는 게 일행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서 3시간이면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 붕어 씨알이 좋을뿐더러 경관마저 수려하다는 점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낚시터인 군산 대동지는 명실공히 근거리 호남권터로 각광받을 만한 다크호스임에 틀림없었다.
4월 중순∼5월경 전북권 유망 저수지
저수지명 |
면적(형태) |
소재지 |
정읍 입암지 |
7만평(준계곡지) |
정읍시 입암면 천원리 |
임실 안하지 |
1만5천평(준계곡지) |
임실군 지사면 안하리 |
정읍 오성지 |
5만평(계곡지) |
정읍시 옹동면 오성리 |
부안 청호지 |
1백34만평(평지형) |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
완주 수선지 |
2만5천평(계곡지) |
완주군 비봉면 수선리 |
대동지 가는 길 :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익산 I.C로 나가 720번 지방도를 이용해 익산까지 간다. 익산시내에서 군산 방면 27번 국도를 따라 약 15km 가량 직진하면 도로 우측으로 창오주유소가 위치한 사거리에 이른다. 좌측은 대야 방면, 우측은 나포·대명리 방면 744번 지방도다. 이곳에서 주유소를 끼고 우회전하면 우측으로 양피 입구를 지나며 좌측으로 삼덕아스콘 공장을 지난다. 계속 진행하면 좌측으로 대운산업 이정표를 지나 우측으로 난 길 입구에 자양교회 이정표가 위치한다. 이곳부터 시멘트도로다. 이곳으로 우회전해 가면 우측에 개복산기도원 이정표가 나타나고 다시 우회전하면 우측으로 저수지 제방이 나타난다. 단, 주차 여건이 좋지 않으므로 버스출조는 삼간다.
첫댓글 내고향 옆이네......군산이면 여기서 20분 거린데ㅔㅔ 혹시 옥실지 아니면 숫골지 아닌가....
와 저여유 부럽습니다....너무나... 멋진인생을 사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