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크면서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 1월에 갑자기 기분을 내어, 다소 감정적으로 제주도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나야 연초부터 통영 2박3일, 중순에 2박3일로 태백산 다녀오기를 했으니 그리 답답하지 않았으나 집에 있는 부양가족들은 나를 원망하는 느낌을 보이는 것 같아 좀 미안하고 불안한 구석이 있었지요.
일단 숙소가 되는지 알아보기. 서귀포의 풍림리조트는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방이 없었습니다. 제주도에 각종 숙박시설이 얼마나 많습니까? 어떤 방법으로든지 찾을 수야 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없어야 하고 가족들이 가니 좀 신경을 쓰기로 했습니다. 교직원공제회에서 운영하는 제주시 탑동의 라마다프라자호텔에 전화하니 역시 원하는 날짜는 아니어서 결국 우리가 날짜를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일단 전화로 예약!
항공편은 애들한테 알아보라고 일임. 알아만 보고 며칠을 그냥 보내더니 9일 전엔가에야 저가항공편으로 예약했는데 이건 환불이나 변경이 안 되더군요. 조금 저렴하게 이용하려다 보니 새벽에 떠나고 점심 먹고 돌아오는 시간으로 되고 말았습니다. 대신에 일정을 잘 짜서 만회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다음 문제는 돌아다니는 차편! 부끄럽지만 승용차도 없이 살아왔고 몸이 아파 때를 놓친 이후로는 승용차 구입은 커녕 운전면허조차 얻지 못하였습니다. 완전히 천연기념물 수준입니다. 그러니 렌트카는 헛일... 개인택시관광을 알아봤지요. 그리고 3일전에야 예약을 하고 대략적인 준비를 마쳤습니다.
1. 기간 : 2014.01.22(수) - 01.24(금)
2. 방법 : 가족 개별 여행
3. 일정 :
1) 첫째 날 : 제주공항 > 산굼부리 > 점심(메이즈랜드 한식당) > 성산항 > 우도 일주 > 성산항 > 성산일출봉 배경관광(?) > 섭지코지 > 숙소 > 친구부부와 저녁식사 > 숙소
2) 둘째 날 : 숙소 > 모슬포항 > 마라도 일주 > 모슬포항 > 섯알오름 > 점심(송악산선착장, 식후경 식당) > 용머리해안 > 소인국테마공원 > 중문관광단지(강정마을 거치기) > 이중섭미물관 > 제주시동문시장 > 도보 숙소 귀환
3) 셋째 날 : 숙소 > 용연 > 용두암 > 수협공판장 관람 포기, 이른 점심 > 숙소 체크아웃 > 제주공항
가급적 자세한 일정은 생략하고 사진도 거친 순서에 따라 최소화했으며, 5명이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찍어댔으니 사진 수량도 많고 중복이 되지만 제 것에 있는 것으로만 올렸습니다.
07:05 비행기였으니 하늘에서 해돋이 감상
예약한 올란도 택시는 5명을 태울 수가 없었습니다. 좌석이 2열 뿐이니...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는 분은 각 차량의 내부 사정을 모르면서 가능하다고 덜컥 대답을 한 것입니다. 기사님이 여러번 전화를 하고 기다린 후에야 에쿠스로 바꾸어 탔습니다. 실내가 좀 넓어지긴 했지만 뒷자리에 4명이 탔으니 에구... 30분 넘게 지체되어 09:05에야 출발!
산굼부리의 억새. 전날 제주에는 많은 눈과 함께 바람이 엄청 세게 불었다고 합니다. 걱정과는 다르게 날이 잦아들었고 추웠지만 눈 구경을 하였습니다.
이승만 목장터 진입로. 쭉쭉 뻗은 삼나무길이 매력인데 기사님이 들어갈 수 있다고 했지만 초입에 출입을 금지하는 차단목이 설치되어 있어 멀리 바라만 보았습니다.
비자림 근처의 메이즈랜드 부속 한식당. 제철 나물로 만든 비빔밥이 주메뉴이고 한식부페스타일. 11시 개장인데 이날은 30분 전에 도착했지만 음식이 준비되어 첫 손님으로 곧장 먹을 수 있어서 시간을 절약했습니다.
날씨가 맑아졌고 우리의 기분도 덩달아 화창. 겨울의 평일이라 길도 막힘이 없었습니다. 성산항에 도착하여 부랴부랴 서둘러 12시에 출항하는 배를 탔습니다. 못탈 줄 알았는데 택시의 시계가 5분 정도 빠르게 되어 있었더군요.
첫 번째 코스로 우도봉을 오릅니다. 사자바위? 날씨가 참 좋지요? 바람은 있어 물결이 하얗게 살짝 이는 게 보입니다.
성산일출봉을 당겼습니다. 시간을 보니 저곳을 올라갔다 오기에는 좀 무리일 듯해서 눈으로만 만족!
두 번째 코스로 거멀레해안. 화산작용으로 생긴 섬이니 현무암 뿐이고 검은 것은 당연. 이런 곳도 관광자원이 됩니다. 많이 알려진 우도 땅콩아이스크림을 한 개만 사서 맛을 보았지요. 기대가 크면? 그러니 인터넷 등에 올라온 글 등을 마냥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세 번째 코스인 하고수동해변. 맑고 투명한 물과 고운 백사장이 제법 이국적인 풍모를 보입니다. 동쪽에 비양도가 있습니다.
네 번째 코스인 서빈백사장에는 우리도 다른 누구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면서 하얀 모래를 볼 수 있으니까요. 저는 작년 5월에 왔었지만... 시간표에는 14:30 배가 없었는데 승용차를 더 실을 수 없어서인지 이 시간에 뜨더군요. 우도를 출입하면서 전혀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잘 연결되어 기분 짱!!
성산일출봉을 오르지 않는 대신에 잘 보이는 곳으로 가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대체. 좌로 우도, 우로 일출봉!
조금 지나다가 유료유채밭에 들렀습니다. 품종이 일찍 개화하는 것이랍니다. 추위 속의 유채꽃! 뒷쪽의 햇살로 일출봉의 속살이 잘 보입니다.
섭지코지 방향
사진이나 영상에서 이국적인 모습으로 익숙한 섭지코지의 산책길
보통은 온 길로 다시 내려가지만 우리는 뒷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기사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더이다. 한적한 길을 처음 간 것.
라마다프라자호텔의 객실 베란다에서 내다본 제주의 북쪽 바다
17:25에 숙소 도착. 짐을 풀고 간단히 몸 정리 한 후 걸어서 용연 근처의 해연횟집으로 이동. 가장 친했던 대학동창이 이곳 토박이. 그 음식점은 성산수고를 나온 제자가 하는 곳이라고 합디다. 2009년 8월에도 그곳에서 만났지. 부부가 함께 나와 우리를 맞았고 푸짐한 음식과 즐거운 대화가 오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올 때는 최상품의 한라봉과 천혜향을 한 상자씩 주어서 택시를 타고 돌아왔는데 이 성의에 무어라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 (2)에 이어짐 ]
첫댓글 제주도에는 벌써 유채꽃이 활짝 피었네 암튼 좋은 가족 여행을 했구먼,
나는 벌써 6년전으로 접어드는데 12월말에 가족끼리 3박4일 일정으로 해서 한라산 정상에 올라갔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도 많이 내리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고생은 했지만 오랫동안 추억에 남더군....
올해는 추위도 시큰둥하고 눈도 적게 내려 아쉬운 겨울인데...
지금도 한라산 위쪽은 쌓인 눈이 상당하다고.(TV 등을 보면~)
한라산은 당일로 등반할 수 있도록 서울에서도 항공편을 이용한 패키지가 있더군.
한 번쯤 이용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