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혈압이 140이 넘거나 최저혈압이 90을 넘는 환자는 누구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계속 고혈압의 기준치를 낮춰 왔다. 내가 배울 때만 해도 최저혈압이 95를 넘어야 고혈압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80만 넘어도 고혈압 진단을 내릴 기세다. 그 정도 혈압도 위험하다는 게 연구결과로 입증되었기 때문이겠지만, 문제는 그럴 경우 치료의 대상이 너무 많아진다는 거다. 성인인 경우 남성의 40%, 여성의 31%가 120-139/80-89에 속하는, 소위 고혈압 전단계에 속해 있고,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은 남성이 28%, 여성은 47%에 불과하다고 한다. 너도 고혈압, 쟤도 고혈압이라면, 그러고도 별 탈 없이 잘 산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고혈압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것이며, 진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도 병원에 안가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내과학 책에 쓰인 지침이 비교적 합리적으로 생각된다. “최고혈압이 140이 넘거나 최저혈압이 90을 넘는 환자는 누구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혈압은 위험한 병, 매일 약 먹기를 두려워 말아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