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대한민국의 종교적 바탕은 아마도 "불교"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태고적의 민속신앙이 있었겠지만, 그리고 그 뒤로 천주교, 이슬람교, 기독교 등등이 속속 들어왔다.
불교에서 쓰는 말 가운데서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가 있다. <반야바라밀다경>에 나오는 말이다. 이 뜻을 대개 "건너 갔네, 건너갔네. 저 언덕을 건너 갔네. 저 언덕을 모두 다 건너 갔네. 깨달음을 성취 했네. 이 세상 우리 모두 다 함께 행복하여라."라고 한다.
이 말이 직역이든, 의역이든, 그렇게 알고 있으니, 참으로 좋은 주문인 것도 같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아제"라는 말이다. 이것은 우리말의 "아저씨"도 아니다. 번역하여 알고 있는 것으로는 "가다"라는 말이다.
산스크리트 문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알파베트로 보면, "Gate Gate paragate parasamgate Bodhi Svaha!"이다. 이것을 또한 소리나는대로 다시 표기해보면, "가테가테 파라가테 파라상가테 보디 스바하!"라고 한다. "가떼가떼 빠라가떼 빠라쌍가떼 보디 스바하!"라고도 한다.
그러면 [가테"]가 우리는 [아제]라고 소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한자로 표기한 것을 소리내다 보니 전혀 다르게 소리나게 된 것인데, 그렇다면 정작 한문을 쓰는 중국 사람들은 어떻게 말할까?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ㄐㄧㄝ ㄉㄧ ㄐㄧㄝ ㄉㄧ ㄅㄛ ㄌㄨㄛ ㄐㄧㄝ ㄉㄧ ㄅㄛ ㄌㄨㄛ ㄙㄥ ㄐㄧㄝ ㄉㄧ ㄆㄨ ㄊㄧ ㄙㄚ ㄆㄛ ㄏㄜ[사성 제외]
여기서 "ㄐㄧㄝ ㄉㄧ"가 우리 소리의 [아제]에 해당되는데 실제로 [지에띠]이다. 이 소리가 어떻게 대한민국으로 오면서 [아제]가 되었을까?
이것으로 보면 현재 중국어의 소리는 산스크리트의 소리와는 전혀 다른 글자를 빌려 쓴 꼴이다. 그러니 "揭諦"는 본디 [가떼]에 가까운 소리의 조선말이었던 것이다. "揭"는 [게][갈][걸]이다. 이가운데 오히려 [갈]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서 조금 더 생각해보자.
우리말로 그 뜻을 과거의 뜻으로 "건너갔네"라고 했다. 이것은 나의 의지가 담긴 미래의 행동으로 보아야 할 것이며, 그냥 어떤 목적지로 "(나는) 가겠노라!"라고 하는 말과 다르지 않다. 이것은 또 "(나는) 갈테야!"라고 하는 말로도 통한다.
산스크리트의 "Gate"는 그 뿌리가 "ga"이다. 우리말의 [가다]>[가]와 같으며, 그 뜻은 "going or moving in or on; consorting with; resorting to; reaching to; being in; referring to."이다.
"gate"는 "gati"로도 읽는데, 이 글에도 본디 홀소리[모음]이 없는 글자이기 때문이다. 그 뜻은 "gone; come to, fallen into, being at, on or in, contained or resting in; directed or referring to; departed, gone away."이다. 이것은 과거에 출발했거나, 미래의 어느 곳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말이므로, 우리말의 "갈테다/갈테야"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러면 "Gate Gate"는 "갈테야! 갈테야!"라는 말인 것이다. 그래서 비록 한자로 "揭諦"라고 새겼지만, "揭"는 [갈]소리로 읽어야 마땅하며, "갈테야"로 새겨야 옳다.
이래의 형태문으로 보아야 하는 까닭은 그 뒤에 나오는 "paragate"[빠라가테][波羅揭諦] "저 피안으로 가서"라는 뜻 때문이다. 여기서 "gate"는 이미 설명했는데, 그 앞의 접두어로 쓰인 "para"는 " 저 피안"은 미래의 뜻으로 본 것이지, 과거의 뜻으로 새긴 말이 아니라고 본다. 이 말의 뜻은 어떤 장소에 대해 "farther, than; remoteer, ulterior; opposite (shore); next (life);" 시간에 대해 "past, previous; future, subsequent; following; coming next over"이다. 이 말은 과거도 미래도 함게 뜻이 담긴 말이므로 어떻게 새겨도 될 말이다. 그렇다면 "그 피안으로 갈테야!"라거나, "그곳으로 갈테야!"라고 새기는 것이 마땅하다.
이렇게 해석이 되어야 그 뒤의 문장이 함께 앞뒤가 맞게 된다. 즉 "parasamgate"에서 "para"는 이미 설명했으니, "samgate"를 보자. 물론 여기에는 "gate"도 설명은 했지만, 그 뜻이 담긴 낱말로 된 것이므로, "meeting with; resorting to a place, frequenting; association, intercourse (also sexual)"인 어떤 곳으로 "찾아가다"는 것이나, 같은 뿌리의 뜻을 가진 "samgatha"의 "coming together, convergence, center."의 뜻을 보면, 어느 장소로 "함께 찾아가다/가겠다"는 말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그 피안으로 함께 찾아 갈테야!"라고 해석되는 것이다.
"갈테야! 갈테야! 그곳으로 갈테야! 그곳으로 함께 갈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