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 공급이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4단지 공급을 끝으로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서부면허시험장 이전계획이 무산되면서 이 자리에 조성하려던 상암지구 마지막 공급물량인 8단지, 9단지 조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6일 서울시 및 SH공사에 따르면 빠르면 2006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추진하던 상암 8단지 아파트공급이 전면 백지화 되는 한편 임대아파트로 조성되는 상암 9단지 역시 공급규모가 축소될 방침이다.
이로 인해 8단지 특별공급분 아파트 입주를 신청했던 입주권 보유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여, 이번 공급중단 사태를 둘러싸고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8단지 공급 계획 전면 백지화
당초 예정대로라면 상암 8단지는 특별공급분인 33평형 789가구와 일반분양분인 40평형 120가구 등 전체 909가구로 조성될 계획이었다. 잠정적인 공급시기는 2005년∼2006년으로 서울시는 오는 2006년∼2007년 경 입주를 목표로 택지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현재 8단지 조성 부지에 들어서 있는 2만3000여 평 규모의 서부면허시험장의 대체부지 마련에 난항을 겪으면서 서울시가 최근 공급중단 결정을 내린 상태다. 시는 상암지구 인근 그린벨트 지역에 면허시험장을 이전시키려고 했으나 그린벨트 해제권자인 건설교통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최종 조율에 실패, 최근 내부검토 끝에 결국 서부면허시험장을 현 위치에 존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부면허시험장 대체부지 마련이 실패해 8단지 조성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재 관계부서와 혐의해 (8단지 조성 중단을 전제로) 상암 택지지구 개발계획안을 변경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상암 8단지에 공급 예정인 일반분양분 120가구의 분양도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부면허시험장과 일부 면적이 걸쳐져 있는 910가구 규모 계획의 9단지(임대아파트) 조성도 규모가 700여 가구로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암지구는 1∼7단지 및 축소된 9단지 등 미완의 개발로 택지조성사업이 완료된다.
◇입주 신청자 반발, 파장 예상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별공급 아파트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는 입주 신청자들의 반발도 거세질 조짐이다. 특히 8단지 특별공급 입주권 신청자들의 경우 상암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공급되는 특별공급 아파트가 지어질 때까지 입주가 불가능한 상태다.
SH공사에 따르면 상암 8단지 입주를 신청, 대기중인 특별공급 분양권 보유자는 640명 선. 이들은 지난 99년 철거된 종로구 청운동 시민아파트 철거민 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 신청자는 “5년 이상 기다렸는데도 입주를 못하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라며 “서울시 및 SH공사 등을 상대로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조만간 상암동에 모여 향후 대처방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는 장지·발산지구에 조성되는 특별공급아파트를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나 상암 8단지보다 최소한 1∼2년 이상 입주가 늦춰질 수밖에 없어 신청자들이 이를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남은 공급물량 어떻게 되나
상암지구는 1∼9단지로 계획돼 있다. 이중 1∼3단지 특별공급 아파트를 비롯해 7단지 일반분양 아파트 162가구는 이미 공급됐다.
5단지의 경우 일반분양분(42평) 107가구는 오는 7월에, 특별공급분(33평) 329가구는 오는 9월부터 각각 공급될 예정이다. 6단지 역시 같은 기간 일반분양분(42평) 326가구, 특별공급분(33평) 158가구가 공급된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 공급 예정인 4단지 특별공급분 605가구 및 일반분양분 156가구를 끝으로 상암지구 아파트 공급이 마무리된다. 임대아파트인 9단지 700여 가구는 공급시기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