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저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1년 동안 캠퍼스 복음화에 힘썼던, 전주지구 강보미 순장입니다.
선교의 모든 발걸음 속 저의 모든 것을 채워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처음 STINT에 대해 들었을 때, 너무나 커 보였고, 저와는 관련 없는 일이었습니다.
CCC에서 저는 총단과 전북대 대표단을 연임하고, 성실히 훈련받는 순장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사렛 순장으로 파송 받고 사회로 나갔을 때, 저의 신앙은 금세 식어갔습니다. CCC에서 훈련은 다 잊은 체, 사회에 순응하며 하나님께 제 삶을 드리는 것이 아까워졌습니다.
그러다 CCC 여름수련회 스태프 공고를 알게 되었고, 제 신앙의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바로 지원했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주님의 나라를 향한 뜨거운 마음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가장 떨리고 두려운, 또 나의 힘으로 절대 할 수 없는 자비량 선교사를 꿈꾸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믿지 않는 가정을 설득하고, 1년의 선교 비용을 모으는 것은 저에게 불가능한 일었습니다. 나는 연약하나, 주님의 분명한 일하심을 믿으며 지원했습니다.
부모님은 불교 신앙을 가지신 터라 강하게 반대하셨고, 설상가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까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제게 주신 마음은 길을 막으시는 게 아닌, 이 문제를 통해 일하실 주님을 보게 하셨습니다. 놀랍게도 모든 것이 해결되었습니다. 또한, 선교 비용도 사람의 시선으로 불가능하나 문제보다 더 크신 주님은 저의 모든 필요를 채우시고, 1년 동안 부족함 없이 돌봐주셨습니다.
사역을 시작할 때 저는 수많은 제자를 낳고, 필리핀 땅을 변화시키겠다는 큰 포부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사역은 쉽지 않았습니다. 늘 40도가 넘는 날씨와 교통체증, 늘지 않는 언어와 잘 맞지 않는 생활방식에 몸과 마음이 지쳐갔습니다. 또한 가장 기대했던 전도는 계속 거절당하고, 캠퍼스에서 저는 초대받지 않은 이방인과 같았습니다. 그러다 캠퍼스에서 한 학생을 보면서 저 아이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두렵지만 다가갔습니다. 감사하게도 사영리를 읽어 줄 수 있었습니다. 사영리의 첫 문장은 'GOD LOVES ME SO MUCH' ‘하나님은 당신은 사랑하십니다.’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저에게도 동일하게, 언제나 나를 너무나도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하나 잘하는 것 없는 나를 너무나 사랑하사, 죽기까지 그 사랑한 예수님의 사랑이 저에게도 다가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기에, 복음은 절대 가벼이 여길 수 없으며 너무나도 아름다운 소식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비록 느리고 거절당할지라도, 한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영혼 구원은 뜨겁고 확실했습니다. 이러한 복음의 가치를 알기에, 저는 더 자랑하고 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전도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사랑이신 주님을 전하는 것이 제 일상이 되고, 기쁨이었습니다.
그러다 7월 단기선교 팀 사역을 마칠 때쯤, 다른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심한 중이염으로 고막 수술을 해야 했고, 외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가정의 아픔을 두고, 또 회복되지 않은 청력으로 필리핀에 가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은혜를 알기에, 필리핀 땅을 사랑하기에 다시 나아갔습니다. 연약하고 불안한 저에게 하나님은 그저 모든 것을 아버지께 맡기게 하셨습니다. 나의 지혜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 온전히 전부 맡길 때에 두려움은 사라지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저의 선교의 처음과 끝은 주님께서 돌보시고, 일하신 시간이었습니다. 작고 약한 내 모습을 다 아시고 선택하사, 주님의 나라를 꿈꾸게 하셨습니다. 가정을 설득하시고, 금전적인 어려움을 채워주시고, 또 저의 몸과 마음을 완전히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돌아보니, 제가 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주께서 다 하셨으며,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선교의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선교를 결단할 때, 이 시간은 청년의 때에 향유 옥합 같은 결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 평생을 주님께 드려도 아깝지 않게 되었습니다. 향유 옥합은 이제 작게만 보입니다. 분명 사랑을 전하러 간 저였는데, 오히려 더 큰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으로 채워주셨습니다. 저의 20대에 가장 잘한 선택은 스틴트이자, 선교의 자리로 나아간 것입니다.
기도와 사랑으로 필리핀 선교 사역에 동참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나님을 늘 의지하며 어떤 곳이든 하나님을 전하는 정직한 평생순장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