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판 우리사주제, 기업 오너의 승계 고민 해결할까
2023년 3월 캐나다 연방정부는
2024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EOT라고 하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OT는 우리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데
캐나다와 같은 영연방국가인
영국에서 발달했죠.
미국에는 ESOP(이솝)이라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가 있습니다.
영국의 EOT와 미국의 ESOP은
지분 매각금에 대한 세금을
완전히 면제(영국)하거나 유예(미국)합니다.
우리사주제와 달리 지분 매입금은
노동자가 아니라 회사가 부담하죠.
풍부한 혜택 덕분에 EOT와 ESOP은
중소기업 승계의 중요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다만 캐나다의 EOT는
막 첫발을 뗀 상태입니다.
EOT를 어떻게 만들고 운영하는지
규정을 정할 뿐
세제 혜택은 별로 없죠.
따라서 기업 상속의 유인이
크지 않다고 보이는데
현지의 시각은 좀 다릅니다.
지난 5월초 캐나다 투자 전문매체인
웰스 프로페셔널(Wealth Professional)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EOT는 기업 오너의
승계 고민에 대한 해답일까?
2024년부터 캐나다 기업주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을 통한
직원들의 (지분) 매입을 활용할 수 있다.
EOT는 기업주가
회사를 팔려고 할 때 중요한 도구가 된다.”
현재 캐나다는 중소기업주들의
마땅한 승계 대안이 없어서 고민 중입니다.
캐나다 독립 비즈니스 연합(CFIB)에 따르면
향후 10년 안에 이 나라 소기업주의 76%가
고령화 등으로 사업을 정리한다고 하며
이들 기업의 총 가치는 2조 달러로 추정되죠.
CFIB측의 설명을 들어봅니다.
“공식적인 비즈니스 승계 계획을 수립한
은퇴 예정 기업주는
10명 중 1명(9%)도 되지 않아요.
캐나다에서 사업 승계 계획은
건강한 중소기업 활동 기반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캐나다 중소기업 소유주의 과반수(54%)는
적당한 구매자나 후계자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기업주들은 회사 판매로
높은 가격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84%)
현재 직원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90%)고 밝혔죠.
다시 CFIB 관계자의 말.
“원활한 승계 계획이 없으면
일자리를 잃거나 (회사가) 파산하거나
비즈니스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대다수 사업주는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장을 팔아야 해요.
그게 어렵다면 은퇴를 늦춰야 합니다.
사업주, 가족,
직원들에게 스트레스가 가중돼요.”
CFIB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소유주의 53%는
일정한 혜택이 제공되면
직원에게 사업체를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 자산 관리업체의 대표가 밝힙니다.
“재산의 대부분이 사업체라
은퇴하기 어려운 70대 고객이 있어요.
EOT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많은 소유주는 직원을 해고하거나
회사를 조각내는 구매자를 원하지 않아요.
··· (종업원 소유권을 통해)
직원들이 행복하고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더 수익을 내는 회사를
누가 보고 싶지 않겠습니까.”
캐나다의 EOT는 세제 혜택에서
영국이나 미국에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현지에선 EOT를 기업 승계 수단의 하나로
고려하는 분위기입니다.
로펌과 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EOT 분석에 들어갔고
관련 단체도 활동하죠.
캐나다 서부은행(CWB) 금융그룹 산하
고객자산 관리 회사의 간부가 말합니다.
“우리도 EOT 구조를 효과적으로 사용한
다른 선진국의 기업가들과
대등한 위치에 서게 되었어요.
··· (종업원 소유권은)
미국과 영국에서 성공적인 전략이기에
우리 고객과 캐나다 전역의 기업주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좋은 첫걸음이죠.”
캐나다 정부는 EOT 제도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약속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제도 개선의 여지는 열려 있습니다.
여기에 비하면 수십 년이나 이어진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는
충분히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죠.
우리 중소기업주 역시
승계 계획이 불투명한 경우가 많은 만큼
당국의 정책·관심 부재가 아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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