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문화탐방(10)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아산시를 찾아서
외암민속마을(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외암민속마을은 예안이씨 중심으로 구성된 마을로 국가에서 중요민속자료 제 236호로 지정한
마을 자체가 문화유산이다.
마을의 동북쪽에 위치한 설화산과 서남쪽에 위치한 봉수산을 잇는 긴 선이 이어지는 축선의
영역 안에 집들을 배치해서 마을의 전체적인 모양은 동서로 긴 타원형이다.
외암마을에 들어섰을 때도 그랬지만 떠나온 후에도 인상적인 마을의 모습은 돌담장과 요즘은
찾아볼 수 없는 초가집이었다. 마을의 거의 모든 담장이 자연적 돌을 그대로 층층 쌓아서 만들었는데
해설사의 말에 의하면 이 마을의 지질구조가 호박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건재고택과 참판댁을 비롯해서 송화댁, 교수댁,병사댁이라 불렀던 신창댁, 참봉댁 등 전통가옥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는 이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고 계승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봉곡사(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
봉곡사를 오르는 천년비솔길에도 가을이 깊었다.
송진을 체취한 소나무의 몸에 일제강점기의 아픔이 그대로 남아 있는 길,
그럼에도 소나무와 단풍이 든 나무들이 어우려진 천년의 숲을 걷는 즐거움은 가을의 운치로 손색함이 없다.
봉곡사는 887년(진성여왕 1)에 도선이 석가암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고 1794(정조 18)경헌과 각준이
중수하고 지금의 이름인 봉곡사로 고쳤다.
대웅전과 향각전, 삼성각, 요사 등의 건물이 있는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이 사찰을 두른 봉수산과도
기와조각 듬성듬성 얹힌 장독대와도 참 잘어울린다.
대웅전과 그 옆에 고방이 충청남도문화재자료 제323호로 지정되어 있다.
점심으로 굴 수육 보쌈과 들깨수제비, 바지락칼국수를 맛있게 먹었지요.
맹씨행단(孟氏杏亶)
아산 맹씨 행단은 '맹씨 집안이 사는 은행나무 집'이라는 말이다.
조선초기 청백리로 유명한 맹사성의 집안이 살던 곳으로
맹사성 정승이 심은 600 여년 된 거대한 은행나무가 있어 행단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하나
후학에게 글을 가르치며 공부하던 자리의 의미이기도 하다.
고택과 함께 맹유, 맹희도, 맹사성의 위패를 모신 세덕사가 있고 구괴정에는 세종때 황희, 맹사성,권진 등
3정승이 아홉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고 전하는데 그 중 2그루만이 남아 있다.
늦은 가을이라 은행나무는 잎을 다 떨군 상태였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노랗게 물든 눈부신 은행나무가
절정일 때 꼭 다시 찾아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세덕사)
(구괴정)
공세리 성당(충남 아산시 안주면 공세리 194-1)
공세리 성당은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성당으로써 충청남도지정문화재 144호이면서,
2005년도에 한국 관광 공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선정된 성당이기도 하며
350년이 넘는 국가 보호수가 3그루와 오래된 거목들이 아름다운 성당이다.
또한 에밀 드비즈(한국명 성일론)신부님으로부터 맨 처음 고약을 만들어 보급된 곳이 이 공세리 성당인데
그 비법을 이 명래(요한)에게 전수하여 이 명래 고약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보급되게 된 것이라 한다.
현충사(충남 아산시 염치면 백암리 산57)
충무공 이순신이 무과에 급제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으로, 지금의 현충사이다.
임진왜란 때 큰 공을 세운 이순신을 기리기 위해 숙종 32년(1706)에 사당을 세우고,
1707년 숙종이 직접 ‘현충사’라 이름 지었다.
이순신의 초상화를 모셔 놓은 본전을 비롯하여 이순신이 자란 옛 집, 활을 쏘며 무예를 연습하던 활터,
정문인 홍살문, 셋째 아들 이면의 무덤이 있다. 유물관에는 난중일기 7권 등 국보76호 9점과 보물 326호 6점,
비지정유물 26점 등이 전시되어 있다.
만전당 홍가신
조선 중기의 문신 만전당 홍가신 기념관을 찾았다.
마침 함께 한 우리 여인회의 회원이기도 한 임순환님의 15대 선조인 임득의가 홍가신을 도와
이몽학의 난을 평정한 공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먼저 들을 수 있었다.
전시실에는 임진왜란 중 일어난 이몽학의 난(1596년)을 평정해 1604년 ‘청난공신’ 1등에 책록된
만전당 홍가신의 행적과 1615년 영원부원군으로 추증된 교지 등 충남도 유형문화재 유물등이 전시돼 있다.
만전당 홍가신은 서애 유성룡, 충무공 이순신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순신과는 사돈지간으로 현재 염치읍 대동리 황골에 종택과 묘소, 사당 등 유적이 남아 있다.
홍가신 기념관을 나섰을 땐 가을의 짧은 해가 벌써 뉘엿뉘엿 서산을 넘고 있었다.
눈부신 가을날의 절정인 오색 단풍은 아니더라도 붉게 붉게 혼신을 다해 불타는 늦가을의 단풍나무는
눈물이 날 정도로 고왔다. 가을을 갈무리 한 아늑하고 정겹던 외암민속마을의 돌담길,
봉곡사의 천년의 숲 소나무길, 은행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우람하던 맹씨행단,
오래 된 거목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던 아름다운 공세리 성당,
나라사랑 충무공이순신 기념관 현충사,
그리고 홍가신 기념관을 얼마나 열심히 걸으며 들으며 탐방을 했는지 모른다.
떨어진 낙엽들이 조용히 나무를 덮고 야위어 갈 때 나무는 보이지 않지만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듯,
여인회가 다닌 문화탐방의 발자취도 곳곳에 아름답게 새겨질 것이라 믿는다.
(2012. 11. 17 충남 아산시 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