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쇼크 속에서 면역력 지키는 생활습관들
글 | 김진목 의학박사
의성 히포크라테스는 “사람이 어떤 질병에 걸렸는가를 아는 것보다 어떤 사람이 그 질병에 걸렸는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으며, 플라톤도 “전체가 좋지 않으면 부분도 좋아질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말들은 어떤 질병을 치료 또는 예방함에 있어 질병 자체의 문제보다 사람의 전체적인 컨디션이 더욱 중요하다는 뜻이다. 최근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 세계를 초토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면역력이 낮은 암 환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암 환자들은 코로나 위기를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Part 1 코로나19가 쏘아올린 '면역력'
이미 대다수의 국민들은 코로나19의 병태에 대해 잘 알고 있겠지만, 코로나19는 감염자와의 근접 접촉에 의해서만 감염된다. 공기감염이 아니라 비말감염이란 뜻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에 의해 환자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감염의 가능성이 있는 공기감염과 달리 비말감염은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로 튀어나온 비말(작은 액체 덩어리)에 직접 닿거나 비말이 묻어 있는 물건을 만진 손으로 눈이나 코 등을 만져서 점막을 통해서만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비말은 무게가 무거워서 공기 속에 확산되지 못하고 2m 이내에서 낙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만날 때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을 자주 씻어야 하며,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이나 코를 만지지만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암 환자들은 진료를 위해서 상급병원을 자주 방문해야 하고 코로나19 감염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만약을 대비하여 면역력 증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수술,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로 떨어진 면역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통합암치료병원 등에서 특별한 관리를 받아야 하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몸 상태를 좋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몸 상태가 나빠지는 이유는 한마디로 말해서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에 기인한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암의 발생원인도 ▶먹거리가 35%로 첫째이고, 그 다음으로 ▶흡연 30% ▶감염 20% ▶비만 15% 등으로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흡연은 폐질환뿐 아니라 만병의 원인이며, 감염은 바이러스 간염,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경부염,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염 등을 말한다. 비만에 의해 피하지방에서 염증을 촉진하는 물질들이 계속해서 나오면 이를 처리하기 위해 면역체계가 항상 비상상태에 있게 되어 면역계를 피로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면역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Part 2 면역력을 올리는 식사 원칙
면역력을 올리는 식사 원칙은 크게 5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소식 ▶균형식 ▶자연식 ▶전체식 ▶채식 등이다. 왜일까?
첫째, 과식하는 습관은 활성산소를 많이 생성하기 때문에 면역을 떨어뜨리지만, 열량이 낮은 식사는 활성산소를 적게 유발하여 면역 상승에 도움이 된다.
둘째, 무조건 열량만 낮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영양의 균형도 중요하다.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3대 영양소에 비타민, 미네랄, 식물영양소를 추가해야 한다. 보통 3대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하지만 비타민, 미네랄, 식물영양소 등의 미량영양소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데, 오늘날에는 3대 영양소보다 미량영양소 3가지가 더욱 중요하다. 비타민, 미네랄, 식물영양소는 통곡류, 채소와 과일에 많은데 오늘날 잘 먹지 않는 식품들이기 때문이다.
셋째, 식품은 가공할수록 건강에 해로운 식품첨가물이 많이 첨가되며, 미량영양소들이 파괴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천연 상태에 가까운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미나 통밀 등의 통곡에는 미량 영양소들과 섬유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지만, 도정을 하면 이들이 깎여 나가므로 통곡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채소나 과일도 껍질째 먹는 것을 권장한다.
단, 통곡류는 잘 씹지 않으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으므로 50회 이상 꼭꼭 씹어 먹는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곡식은 탄수화물인데 침 속에 함유된 아밀라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된다. 따라서 잘 씹지 않으면 침이 분비되지 않아 덜 소화된 형태로 장으로 넘어가게 되고, 장 속에서 부패되어 장 건강을 해친다.
장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 70%가 집결해 있는 장소이다. 그러므로 장 건강이 나빠진다는 것은 곧바로 면역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장 건강을 위해서는 천천히 꼭꼭 씹는 습관과 함께, 장내 유익균들을 번창시키기 위해 유산균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발효식품과 유산균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섬유질의 섭취도 중요하기 때문에 통곡류, 채소류, 해조류 등의 섭취가 중요하다.
Part 3 면역력 올리는 식사는 이렇게
앞에서 소식, 균형식, 전체식, 자연식, 채식 등 식사의 원칙을 설명하였는데, 구체적으로는 ▶현미밥을 기본으로 하고 ▶마늘, 양파와 파, 가지, 토마토,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해조류, 콩 등의 채소류와 여러 색깔의 과일을 자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콩을 발효시킨 된장이나 청국장은 유산균도 많고 흡수율도 높아 좋은 식품이다.
채소나 과일은 유기농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너무 예민해 하지 말고 무조건 잘 씻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태초먹거리학교를 운영하고 TV에도 자주 출연하여 올바른 먹거리를 널리 전파하고 있어 필자도 존경하는 충남대 화학과 이계호 교수는 담금소주 : 식초 : 물을 1 : 1 : 8 정도로 희석하여 15분 정도 담갔다가 깨끗이 헹구면 대부분의 화학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GMO(유전자 변형 식품)도 면역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GMO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국 몬산토에서 나오는 가공식품은 거의 모두 GMO이며, 미국에서 수입하는 식료품 중 다수가 GMO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가공식품일지라도 원재료를 꼼꼼히 살펴서 미국산 식물을 쓴 경우에는 경계하는 것이 좋다.
어떤 영양소든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려면 수많은 식품을 아주 많이 먹어야 하므로 건강보조식품을 적절히 복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비타민, 미네랄, 식물영양소, 오메가3 등을 골고루 섭취하고 면역증강에 효과가 있는 제품들도 적절히 섭취하려면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Part 4 면역력 올리는 생활은 이렇게
면역증강 방법은 올바른 식사와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금연 ▶절주 ▶체온 유지 ▶적절한 해독 등이 있다.
첫째, 규칙적인 운동은 면역력 유지의 필수요소이지만 절대로 무리하게 해서는 안 된다. 하루 1시간 정도의 걷기만으로도 충분한데, 어떤 사람은 격한 운동을 2~3시간씩 하기도 한다. 이는 건강을 해치고 면역을 떨어뜨리는 활성산소를 과잉 생성시켜 오히려 해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둘째, 우리나라 사람들은 운동이든 일이든 너무 열심히 하는 경향이 있는데, 충분한 휴식과 수면은 면역 유지에 꼭 필요하다.
셋째, 스트레스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 다양한 취미활동도 좋고 좋아하는 운동도 좋지만, 매사에 욕심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넷째, 체온 유지를 위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체온을 올리는 식품들인 마늘, 생강, 당근, 부추, 인삼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냉수를 피하고, 체온을 올리는 족욕이나 각탕 등을 권장한다.
다섯째, 몸속에 쌓인 독소는 면역을 떨어뜨리는 주범들이기 때문에 적절한 해독이 필요하다. 간의 해독이 잘되도록 균형 잡힌 영양소의 섭취도 중요하지만, 커피관장이나 풍욕 등도 독소 배출에 큰 도움이 된다. 특별한 금기사항만 없다면 단식도 아주 효과적인 해독법이다.
단식은 아직 의과대학 교과서에 등재되지 않아서 대부분의 현대의학 의사들은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단식의 효능에 대한 논문들이 최근 많이 발표되고 있으며, 백 년이 넘는 자연의학의 임상경험 결과 그 효과가 잘 알려져 있으므로 학문적 근거보다는 당장 효과가 있어야 하는 환자들은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자신의 면역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일반적으로 감기, 뾰루지나 습진이 잦으면 면역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 최근에 입에서 냄새가 많이 나거나, 대변이나 방귀 냄새가 고약해졌거나 대변이 가늘어지거나 변비가 계속된다면 건강 이상의 징후로 보고 즉각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예전보다 자주 피곤하거나 술이 빨리 깨지 않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거의 면역력 저하를 의심해야 한다. 또한, 항생제나 소염진통제를 장기간 투여한 때도 면역이 저하되기 쉽다.
면역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검사법으로 ‘NK세포 활성도 검사’가 있다. 혈액 한 방울만으로 면역세포의 활성도를 검사하는 진단법인데, 현재의 면역 상태를 어느 정도 진단 가능하며, 그 결과에 따라 얼마나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건강에 자신이 없거나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가 많거나 최근 항생제를 많이 썼던 환자들은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는 마스크의 적절한 사용과 손 씻기만 잘하면 직접적인 예방이 가능하며, 면역증진을 위해 올바른 식사와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글 | 파인힐병원 김진목 병원장(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진료교수)
▲ 김진목 병원장은 의학박사, 신경외과 전문의,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진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한민국 숨은 명의 50인에 등재되기도 했으며, (사)대한통합암학회 회장, 마르퀴스 후즈후 평생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요 저서는 《통합암치료 로드맵》《건강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다수가 있다.
[출처] 건강다이제스트 2020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