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빠나무입니다.
오늘은 프로토스 이야기입니다.
프로토스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입니다.
기본적으로 인간하고 비슷하게 2족보행을 하며 이성을 가지고 계급사회 체계를 수립한 종족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우주종족이다 보니 여러 가지 특이한 설정을 가지고 있지요.
그중에서 제가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칼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군단은 우리의 세계를 폐허로 만들었고... 자랑스러운 우리 동족은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결속마저 끊지는 못했다.
우리는 신성한 칼라를 통해 모든 생각과 모든 감정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
- 신관 아르타니스, 공허의 유산 오프닝 시네마틱 중
(출처 : 나무위키 '칼라' 항목)
프로토스 종족은 위 사진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머리카락과 같은 신경삭이라는 것이 있고, 그것을 통해서 '칼라 네트워크'라는 곳에 접속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이 칼라의 상태에 들어서면 상대의 본의, 감정 등을 서로 완전히 느낄 수 있기에 오해나 거짓 같은 것이 섞일 수 없는 완벽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다만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자신만 알고 있는 무언가를 숨기는 것은 가능하다.
(출처 : 나무위키 '칼라' 항목)
라고 합니다.
마지막에 의식적으로 자신만 알고 있는 무언가를 숨기는 것은 가능하다고 하면서 뭔가 현실성이 있어 보이는 설정을 추가하였는데, 그래도 정신과 의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프로토스가 안 미칠 수 있는지 신기합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비밀'을 만듭니다.
누구나 내면에 추악함과 변태스러움, 더러움, 이기심이 있기 때문이지요.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도 많이 합니다.
게다가 지금은 실수가 아닌 것도 나중에는 실수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그 때는 당당했는데 지금은 좀 걸쩍지근한 행동도 했겠지요.
그래서 인간은 모두 더럽고 추악하다는게 결론이냐? 아니요.
개인 스스로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 바로 그 개인의 정신을 유지하는 기둥이라는 것이지요.
'나'와 '남'이 다름을 인식하는 것은 일단 기본적으로는 육체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구별이 됩니다.
자 그런데 이 육체가 없이, 인터넷 세상에 우리가 존재하게 된다고 해 봅시다.
그럼 정보의 형태로만 존재하게 되겠죠?
이 상태에서 '나'라는 어떤 정보의 응집체를 인터넷에서 구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넷에 공개되지 않은, '나'만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있어야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인터넷 상에서 '나'가 없어지고 '인터넷'이 되어버릴 테니까요.
그래서 소설에서도 고등생명체일수록, 사고라는 것을 할수록 '군체의식' 같은 설정과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대부분 곤충이나 아메바형태의 생물을 내세우지요. 개인의 '자아'가 없어도 괜찮다는 설정을 집어넣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프로토스는 명백하게 개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감정과 기억, 생각을 모두 공유하는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인간인 저의 상상력으로는, 이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만약 현재 인간에게 이런 네트워크가 있다면, 접속하는 순간 접속을 끊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남'의 수 많은 생각을 탐하게 될 것이고, 동시에 '나'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거든요.
비밀이 모두 사라지면 자아가 유지가 안되고, 그러면 아마 그 네트워크 자체에 '자아'가 생겨서 거기에 통합되어 버릴 것이니까요.
이런 상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하면 여러 가지 정신분석 이론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너무 복잡한 내용이니 간단하게만 써 보면,
인간은 태어나면서 어머니와 '분리'되는 것 부터 충격을 받습니다.
왜냐면 태중에서는 어머니와 하나거든요.
그리고 점차 어머니가 '나'와 다른 존재라는 것을 파악해 나갑니다.
이렇게 부모님과 '나'가 서로 구별되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는 과정이 '개별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이 안 이루어지는 사람들이 '마마보이', '파파걸' 등등으로 불리지요.
즉, '개별화'과정은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나'와 '남'을 구별하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지요.
살아가면서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생각의 일부에는 '나=저 사람'이라는 통합의 의미가 들어있지요.
이런 개별화가 제대로 안 되면 여러 가지 정신병리를 보이는데, 그런 사람이 상당히 많아요.
육체라는 구별선이 뚜렷하게 있을 때도 잘 안 되는 것이죠.
비밀을 쌓고 쌓아서 겨우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칼라 네트워크'라니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온전히 의사소통 된다는 말은, 거의 모든 비밀이 순식간에 전달된다는 말입니다.
자신의 의식해서 가릴 수 있는 영역은 얼마 안 될테니까요.
이런 일이 일어나면 개인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트루먼쇼가 영화니까 가능하지, 실제로 본인의 생활을 24시간 찍는 것을 한 달만 한다고 해도 미쳐버릴 것입니다. 정신과 의사가 미쳐버린다고 하니 좀 그렇지만, 여하튼요.
그런데 생각과 감정 전체가 전달되는 상황이라면 아주 순식간에 자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ㅋㅋ
(스포 - 긁어보세요.) 실제로 아몬이 칼라 네트워크에 침입하자 자아가 거의 사라지고 명령만 듣게 되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는군요?? 스타 2는 안해서 몰랐네.
여러분의 추악함과 비밀스러움, 더러움과 변태스러움이 여러분을 여러분답게 구별시켜주고 자아를 유지시켜준다니 조금 이상하면서도 재밌는 사실 아닌가요?
내 더러운 것도 조금 더 사랑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추가로 조금 더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 엘론 머스크의 '뉴랄 네트워크'가 있는데요.
이게 과연 인간의 '신경삭'이 될까요? 아니면 그냥 정보만 가져오는 수신기가 될까요?
인간의 미래에 대해서 더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상, 아빠나무였습니다.
첫댓글 프로토스의 네트워크는 인간의 인터넷과 같은 것일까요?
비슷하지 않을까요?ㅋㅋ 다만 접속하면 나의 모든 것을 공개해야 하니, 컴퓨터의 정보를 모두 인터넷에 띄워놓고 하는 것하고 비슷하지 않으려나요?
신사분들은 안심하셔도 됩니다(응??!!)
흠흠... 신사는 다 취미가 있는 법이죠 ㅋㅋ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ㅎㅎㅎ
확실히 누가 제 뇌 속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면 진짜 돌아버릴 것 같네요
조현병 환자 분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진짜 힘들데요 ㅠ
@아빠나무 상상도 안갈 정도의 고통이네요
My life for Aiur!
En taro Adun!
초반부에서 뭔가 서울 1964년 겨울이 생각나네요. 과연. 제 비밀이 절 지켜준다니, 제가 개성적이란 말을 듣는 이유는 알것 같네요(??)
ㅋㅋ 좋은 일입니다. 통장님이 자신의 비밀을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공각기동대 생각이 나게 하네요. 온 세상 전자장비와 사이버공간을 떠도는 존재는 물리적으로 어떻게 자아를 유지할지..?
저는 그 에반게리온 3rd impact가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라고 어디서 들은 것 같아서 그 생각이 났습니다. 공각기동대도 봐바야겠네요.
음, 정신의학을 전공하신 분이 보기엔 매우 허술하고 조악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일단 설정에 근거해서 내용을 추가하자면...
프로토스는 문명을 건설하기 전(인류로 치자면 선사시대쯤)부터 텔레파시를 이용한 다중 의사소통 체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젤나가는 그 능력을 강화하여 프로토스 개체간의 보다 깊이있는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했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정신소통체계인 칼라가 형성된 겁니다. 그말인즉슨, 프로토스는 애초부터 각 개체가 자신의 정신세계를 유지하면서 타 개체와 융합 수준의 정신공유가 가능하도록 진화한 생물이라는 거죠. 원래부터 그게 가능하도록 진화한 생물이니 칼라를 통해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에도 각 개체가 자아를 유지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작중에서 프로토스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능성이 0%인 상황에서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맞서싸우는 종족입니다. 전사개체나 소수의 강인한 개체만 그런게 아니라 종족 자체가 그런 성향을 타고나는 종족입니다. 인간의 기준으로 보자면 정신체계가 놀라울 정도로 강한 종족이죠. 그렇게 강한 정신력을 타고난 종족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정신세계를 다른 개체와 완전히 공유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정신세계가 구성되고 있을 수도 있죠.
@_Arondite_ 게임이니까 블리자드 '되는데요?'하면 끝나는 것이기는 하죠 ㅋㅋ 프로토스 이야기는 떡밥이고, 자신의 비밀을 조금 더 사랑해보자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은 요새 너무 명명백백한 것만 좋아하는 세태가 있는 것 같아서 -> 너무 심한 것 아닌가? -> 프로토스 칼라가 있으면 이들이 만족할까? -> 자아가 유지가 안 될 텐데? -> 그래 너무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고, 털면 모두가 털리게 되어 있는데 그게 또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해보자.
라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다가, 요새 피곤해서 글이 이리저리 가다가 급 마무리를 해버렸습니다 ㅋㅋ
@아빠나무 어머나저런...피곤하면 그렇게 되지요. 그럼 언젠가 프로토스의 정신세계에 대한 심오한 고찰을 스투갤에 가서...이건 좀 아닌가 끙
@_Arondite_ 스투갤은 가보니까 글이 거의 안 올라오는데요 ㅋㅋ
뭐, 사실 인간이 아니니 인간적 기준을 온전히 적용할 수 없는 종족인 것 뿐이죠. 물론 모든 창작물 속 이종족, 외계종족은 대체로 짐승이나 인간을 모티브로 해서 특정 부분을 과장, 축소할 것의 변용들일 뿐이지만요. 뭐, 인간이 가진 상상력의 한계랄까요. 외계인을 본 적이 없으니 아무리 기괴하게 묘사해도 결국 인간이 인지하는 세계의 변형일 뿐이니까요.
상상도 이미 있던 지식에 기초하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ㅋㅋ
스타2 엔딩 이전의 프로토스의 경우 신분제에서 자신이 낮은 신분이니 높은신분에게 헌신하고 봉사하는걸 당연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걸 종족적 자체의 성향이었습니다.
외부의 자극도 다 자기보다 미개하고 진화덜된 것들이었으니 딱히 쓸모가 없었고 굳이 따지자면 전체를 위한 대의 외에는 생각도 안하던 종족.
노동자 신분이면 노동하는 것만 생각하고 전사면 싸워 이기는것만 생각하는 그런 종족이었죠. 그래서 위에 말씀하신 오류가 안생겼다는 정도의 설정
다만
위에 말하신건 이제부터는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외부자극을 스타 1 2겪으면서 씨게 받아서 우리가 하는게 옳은건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스2 와서는 아에 새로운방식을 도입하고 테란을 보고 배우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죠. 덤으로 신분제의 완전폐지와 직업의 자유 등 기존 프로토스 기준으로 보면 부족사회에서 단번에 현대민주사회로 점프한 수준의 파격이죠.
다만 스2이후는 칼라 자체가 완전히 단절되서 그럴걱정이 없다는정도? 새로태어날 아이들은 신경삭이 있겠지만 칼라로 이끌어줄 칼라에 연결된 어른이 없으니. 칼라는 없다고보면되져. 다시 신경삭은 본연의 기능인 단순 텔레파시안테나가 되었죠.
추가로 이건 찾아봐야 알 수있는 설정임데 프로토스아이가 원래 성인으로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각보다 낮아여 열에 하나 정도. 나머지는 어려서 사이오닉 능력을 통제 못하고 죽었다는데 정신력깡패종족이 그렇다믄거 보면 위에 말하신 미쳐버리는 현상이 어린애들한테서 발생해서 정신이 바티지 못하니 자기 사이오닉능력 통제 못해가지고 죽어버리는거 같네요. 사망사유가 자기 사이오닉능력에 산화해버리는거니 얼추 말도 맞는듯요.
@미리미르 오... 그런 설정이!! 자아가 약한자는 살아남지 못하는 냉혹함이네요 ㅠ
@아빠나무 그래서 스토리보면 칼라쪽 프로토스들은 죄다 지잘난 고집쟁이들이 대부분. 그 고집이 좋은 방향도 많긴한데 높은 자리에있는것들이 그러면 걍 꼰대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