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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백련축제, 병신~ 바람개비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04-08-12/대학로짝재기양말
수컷 두 마리가 거시기 내놓고 다니기를 3일..
후배의 여친이 온다는 소식에 그 '발랑 퍼포먼스'는 종지부를 찍었다.
대신 함평 폐교에서 빌려온 클래식 기타도 있겠다.
멤버가 하나 늘어 수컷 2인분에 홍일쩜이 낀 3인조가 되었으니 기념한다고
14일부터 시작하는 '무안백련축제'라는 델 가기로 했다.
10만평의 땅위에.. 아니, 물위에.. 연꽃과 연잎이 무진장하게 피어있다는 그곳.
10만평이라면 내가 가본 제주도 마라도랑 사이즈가 비슷하다.
백련지가 가까워질 지척이니 근처 농가들 연못부터
전주곡을 틀어주기로 했는지 군데군데 백련 밭을 맛배기로 보여준다.
본거지에 도착해보니 백련지라는 곳도 크지만,
그 넓은 곳을 빼곡이 메우고있는 그 엄청난 사이즈에 연잎들 진짜 크다.
아줌마 쓰는 양산만한데 비올 때 우산대용으로 짱이다.
'왕 이파리'하면 나름대로 크다는 토란 이파리는 쪽도 못 쓸 정도.
내가 늘 봐왔던 연잎 사이즈에 대한 고정관념 깨라고
수없이 많은 그 거대하고 동그란 이파리들은 일제히 고갤 내밀고 살랑거리면서
부담스런 덩치로 초록 보름달 마냥 방긋 웃으며 말하는 듯..
연잎하면 수면에 곱살하게 CD디스크처럼 떠있는 그림의
고정관념도 뜨악하게 깨기라도 하려는 듯 수면을 박차고 쑤-욱 올라와 고개를 내밀고
그 큰잎 대가리를 내밀고 구경꾼들을 구경하는 느낌이 들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내리쬐는 뙤약볕은 소금도 녹일 정도다.
수생식물은 거대한 백련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물옥잠도.. 신경초도.. 그 외 많은 메뉴가 있는데 돌아다니며 물옥잠 많이 봤지만,
여기처럼 크고 싱싱한데다 다발로 꽃 핀 것들 군락은 첨 본다.
만지기만 하면 바로 오르가즘 타며 오그라지는..
엄살부리며 쓰러지는.. 한 신경하는..
신경초를 집에서 기르고 있지만 물속에서 자라는 수생식물 종이 있는지는 몰랐다.
이건 '물아카시아'라고 부르며 꽃도 노랑색으로 구분된다.
물옥잠은 공기주머니 같은 부레가 있어 뜨는 '부력초'이고,
물아카시아는 낮은 물가를 기어다니며 가지를 뻗어 잎을 올리는 뱀 같은 기질을 지녔다.
하여간, 여긴 이름 모를 낯익은 수생식물들 총집합한 본거지 같다.
참고로 연은 꽃이 피면서 열매도 같이 피며 영그는
희귀한 번식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뿌리에서 꽃, 잎까지 다 먹고 다 쓴다.
근데 이집트 국화가 연꽃이란 것을 아는 분은 드물 거다.
연꽃도 좋고, 기타 등등..도 좋은데,
워낙 더운지라 우리는 백련지를 가로질러 휴식공간의 한 정자를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그늘진 정자 차지하기는 인간들 많아 당첨 확률이 희박한데도..
그래도 푹푹 찌는 날씨.. 이 동네는 왜, 특히 이런 거야~
무안 폐교를 한참 달려온 이곳은 무안이 아니라 곳곳마다 '일로'라 써 있었다.
불덩이 같은 몸을 식혀줄 수분과 소주와 그 먹이를 구해왔다.
가져간 소리통으로 생각나는 대로 노래 몇 곡을 부르며,
놀이판 흥을 돋구어보며 기분 낸다 판소리 풍 노래도 기타치면서 몇 곡 뽑았다.
오정해 이원승 '하늘천따지'에 나오는 몇 몇 노래 소리들을..
그러고 보니 여긴 서편제 고장 전라도 땅이 아니던가~ 해남하고는 좀 떨어졌지만..
나름대로 공간관통력 막강한 센소리 고성방간데 공뭔이 들어준다.
한의 정서를 담은 소리라서 공감대를 이끌어냈나~
전라도라는.. 그것도 남도 무안이라는..
수양버들 춤추는 길에~♪ 오빠생각~♪ 서른즈음에~♪ 매일 그대와~♪..
아까 올 때부터 거리에서 담배꽁초 등 쓰레기 청소하는
군바리들이 우리 주위를 왔다리 갔다리하며 땡볕 사역을 도맡아 수고하고 있다.
방윈가? 아니다. 눈여겨 복장을 보니 어엿한 현역병들이다.
대한민국 국군, 이런 꼬라지 볼 땐 진짜 서글퍼진다.
빵빵한 젊음에 활력 있는 고급노동력을 '넝마작전 노력동원'을 시키다니..
싱싱한 젊음들 뙤약볕 속에서 말라비틀어질까 안타까울 뿐~
개소ㅔㅋ들.. 어믄 허접에 큰돈 펑펑 쓰고 인건비 절약하려
군바리 깡통대장에게 청탁해서 군바리들 사기에 상관없이 공짜로 동원한 것 뻔하다.
이들이 제대하고 이런 일 한 것에 대해선 하나도 말 안할 것이다.
군관 꽁뭔들 기승부림에 짓거리를 목도하게되니
열불 나는 가슴, 열나는 깡소주로 달래려드니 더 열불 나 터질 것만 같다.
나도 군대있을 때 대민지원이라 저런 짓은 안 했는데..
작전명령 - 쓰레기색출작전, 암호 담배 + 꽁초, 쓰레기소탕완료 - 충성!
축제현장에 자유롭고 이완된 민심의 쓰레기투척에 대해
군 병력을 투입, 심리적 경직성을 유발하여 행락질서를 단호하게 바로잡는다.
'왜, 완전군장하고 담배꽁초 줍도록 하지 맹탕 군복차림인가~'
완전군장이 거시기하믄 철모 쓰고 수통 대검에 단독군장이라도 하지..
그럼, 아! 이것도 일종의 계몽성 퍼포먼슨가 뭔 간가보다~하면서 이해함서 계도도 확실할 텐데..
군과 관이 밀접해져서 뭔가 모색하는데 똑 소리나게 하는 것 못 봤다.
저 앞에 줄줄이 알사탕처럼 세워 논 바람개비도 마찬가지..
뭔가 동적 움직임을 통해 시선을 끌어보려는 발상 같은데
유아적 정서에 호소하는 유치찬란한 저 알록달록한 빨강 노랑 초록은 전형적인 촌티다.
양키식 디즈니 디자인의 세뇌, 여기가 서울대공원놀이동산인가~
이것들이 내 모자에 바람개비를 힐끗힐끗 보고 내린 판단인가?
좀 지나니 지들도 시각이란 게 있는지 알아서 철거하는데,
가까이 가서 그 구조를 보니 철판 용접에다 무식스런 회전구조에 입 대문이 닫혀버렸다.
들인 재료와 수량과 인건비, 돈은 얼마나 들여했을꼬.. 돌 꼴통들..
사진에 무식한 철판 바람개비들은 딴 축제 딴 전문회사 제품이다.
요새 온 나라 별의별 축제에 선보이는 바람개비는 임진각 바람의 언덕에 그것들 복사판들이다.
창의력하고는 철저히 멸종되어 흉내내고 효과나 노리는 붕어빵에 짝퉁들..
연꽃축제니 바람을 좀 잡으려고 바람개비들을.. ㅋㅋ..
바람이 잘도 잡혀주겠다~ 바람을 잡으려면 나처럼 잡아 구경꾼들 혼을 빼야지..
이것들이 나보고 취소하는 것 보니 뭔가 깨달음이 있었나~
--- 蓮(연)의 축제면 鳶(연)을 날리면 되지 않겠나~
같은 '연'자로 연결성에다 홍보목적 알림수단 유도수단 이정표로..
백련지 복판에 이처럼 500~1000m길이 '줄+연'하나 띄우면 수 km 밖에서도 보이지 않겠나~
드렁드렁 구릉만 있는 탁 트인 지형적 장점도 있겠다.
거대한 줄+연 하나 날리면 이것이 땅에 물에 연축제를 하늘에서 알리는 상징이다.
조잡스런 현수막 수10개를 가는 길목마다 걸쳐 놀 필요가 없다.
이 조잡 만드는 데만 들어가는 천과 인쇄비 돈과 걸어야하는 인건비 다 따지면 상당할걸~
도대체 한국에서 1년이면 벌어지는 1200개나 되는 지역축제는
'이케하라 마모루(맞아죽을 각오로 쓴 한국 한국인 비판)'의 말마따나 몽땅 그게 그거다.
경포대에서 서귀포까지 내다 파는 게 그게 그거인 몰개성의 꼴값이다.
난 한국최고 종합예술페스티발 마스터플랜을 짜고 기획하면서
한국관광공사 국내사업부장과 내리 10일간을 만나 얘길 나눈 결과 한국이란 나라 관광사업이
죽어도 발전될 수 없는 후진성의 이유에 대해 내막을 죄다 알아버렸다.
폐쇄적 지역이기주의, 확장된 국수주의, 관제복지부동 획일주의,
중국은 덮어놓고 후지고, 일본은 덮어놓고 쪼잔하고, 우리건 덮어놓고 좋은 알짜 신토불이,
장래는 무슨.. 좀 있으면 죽어 나갈텐데.. 노땅 어르신 지배논리에 승복,
장래는 미리 장례식 치러놓고 과거 전통만 추구하는 거꾸로가는 후진 동력으로 짜부러버린 창조력 실종,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 디자인 같지도 않은 디자인.. 디자인 없는 게 외려 나은..
이게, 한국대중문화예술과 축제관광산업의 현실이고 약점이며 단면이다.
무안 백련지는 원래 논에 물대는 저수지 용도의 방죽인데
50년 전, 연뿌리 캐다 심은 어느 할배의 수고 덕택에 현재 요 모양의 명물이 되었단다.
가운데 갈라 길 만들어 논 것도 인공의 만용 같아 눈이 찌푸려진다.
그냥 수상생태명소를 가꾼 듯 티 안 나게 보존했으면 한다.
꽁뭔들 없는 대갈빡 굴려서 비듬 만들지 말았으면.. 기승부리지 말았으면.. 바란다.
축제 소재상, 지역 여건상, 관광대박 터질 일은 절대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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