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0발 발사, 총통 화차의 탄막 사격 더구나 서애 유성룡 화차나 망암 화차처럼 승자총통을 탑재하는 총통 화차들은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탄환이 압도적으로 많다. ‘화포식언해’에 따르면 승자총통은 철환, 즉 철로 된 탄환 15발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다. 40문의 승자총통을 탑재하는 변이중 화차라면 화차 1대가 연속 발사할 수 있는 탄환의 숫자는 600발에 달한다. 이 정도 위력이라면 정확도에 상관없이 탄환으로 일정 공간에 벽을 치는 일종의 탄막 사격(barrage fire)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1592년 2월 행주산성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조선군은 변이중 화차 40대를 운용했다. 결국 당시 조선군 화차가 동시 혹은 연속 사격할 수 있는 탄환 숫자는 승자총통 40문x철환 15발x화차 40대=24,000발이나 된다. 승자총통의 최대 사거리(600보=720m) 내에 속하는 일정 공간에 무려 24,000발의 탄환을 쏟아 부을 있다면 그 공간에서 생명체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행주대첩의 대승리에는 어쩌면 총통 화차의 탄막 효과가 큰 기여를 했을지도 모른다. 조선 후기에 신기전 화차보다 총통 화차 계열이 좀 더 널리 쓰인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1808년에 쓰여진 ‘만기요람’에 따르면 중앙군 핵심부대인 훈련도감이 보유한 화약무기 중 일반적인 대포에 해당하는 무기가 총 213문인데 비해, 화차의 보유량은 121대다. 공용 화기 중 약 3분의1이 화차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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