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인터뷰서 남편의 정책 또 비판… “극단적 이미지 완충작용” 분석도
기사입력 2013-12-10 03:00:00 기사수정 2013-12-10 09:05:29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최근 자신이 경영하는 선술집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 캡처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 압승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의회 내 반대 세력은 거의 없다. 그의 최대 비평가는 도쿄(東京) 뒷골목에서 작은 선술집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정 내 야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를 집중 조명하는 인터뷰를 9일 게재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장소는 아키에 여사가 직접 운영하는 선술집 ‘우즈(UZU)’였다. 이 선술집은 아베 총리가 취임하기 전인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아베 총리가 취임한 이후 아키에 여사가 외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키에 여사는 인터뷰에서 “또 다른 원전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원전 재가동 정책을 펼치는 남편을 비판했다. 그는 “농업이 공산품과 똑같이 다뤄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남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에도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신문은 아키에 여사가 아베 총리와 다른 주장을 펼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소개했다. 아키에 여사는 아베 총리가 프랑스 등 유럽을 상대로 원전 수출 외교를 펼치던 6월 한 강연에서 자신을 ‘가정 내 야당’이라 부르며 “나는 원전에 반대한다. (총리가) 외국에 나가서 원전을 팔려고 하는 것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피구역에 버려진 젖소의 사체 사진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신문은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남편에게 한국과 관계를 개선하도록 재촉하고 있을 때 아키에 여사는 3일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일 아동작품교류전 시상식에 참석해 “나는 아이들이 한일 관계의 미래를 만들 것으로 믿는다”고 연설했다고 전했다. 아키에 여사가 9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축제한마당에 참석한 것을 이유로 반대 세력으로부터 “국익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았던 일화도 덧붙였다.
신문은 아키에 여사에 대해 일부 언론이 아베 총리의 지지율 상승을 돕는 ‘비밀 무기’로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아키에 여사는 아베 총리의 이미지가 극단적으로 비치지 않도록 하는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정치평론가의 분석도 곁들였다.
아키에 여사는 선술집 개업과 관련해 아베 총리가 ‘근무 중 술을 마시지 말 것’과 ‘1년 내에 수익을 내지 못하면 문을 닫을 것’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달아 허락했다고 소개했다. 수익과 관련한 질문에 아키에 여사는 “가까스로 조건은 맞췄다”고 답변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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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정치가이자 한 나라의 원수이여도 아내가 올곧은 뜻으로 남편에게 충언을 하는 것은
지극히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암탉도 울어야 할 땐 반드시 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남녀평등 시대입니다. 더이상 아내는 바깥 일에 관여하면 안된다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생각은 도태되는 지름길입니다.
아베 총리의 아키에 여사의 주장이 관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첫댓글 아베총리는 정치인이니 그의 언행이 표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겠으나 그의 아내가 개인적 소신을 표현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우리나라에게는 우호적이니 다행이고... 객관적이고 대의를 고려하는 것을 보니그 분이 한민족의 피를 이어받았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