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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우남희 기자 = 배우 하정우와 강동원 주연의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가 베일을 벗었다.
‘군도’는 조선 후기 탐관오리들이 판치는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액션활극. 하정우와 강동원의 만남과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의 의기투합으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품이다.
자연재해·기근과 관의 횡포까지 겹쳐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져가는 시기, 백정 돌무치(하정우)는 소·돼지를 잡아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돌무치는 나주 대부호의 서자로 최고의 무관 출신인 조윤(강동원)으로부터 부름을 받는다. 조윤은 돌무치에게 거금을 주며 ‘한 사람을 죽이라’고 지시한다.
돌무치는 돈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순진한 성격으로 인해 사람을 죽이지 못한다. 그는 조윤 심복 양집사(정만식)에게 돈을 되돌려주지만, 양집사는 자신의 일이 실패로 돌아가자 돌무치의 가족에게 위험을 가한다.
의도치 않은 사고로 가족을 잃은 돌무치는 백성의 편이 돼 세상을 바로잡고자하는 의적떼인 군도에 합류하고 도치로 거듭난다.
조윤은 계속해서 극악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한다. 글을 모르는 백성의 땅문서를 조작해 그들의 땅을 빼앗음으로써 ‘땅 귀신’이라는 악명을 얻는다. 결국 도치는 가족에 대한 복수와 힘없는 백성들을 위해 조윤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군도’는 하정우와 강동원의 상반된 이미지가 시너지를 일으킨다. 하정우는 어리바리한 돌무치에서부터 호쾌한 도치로 1인 2역에 가까운 연기 변신을 했다. 강동원은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한을 가진 조윤을 서늘한 이미지로 표현해냈다.
하정우가 밝고 유쾌한 이미지로 극의 재미를 선사한다면, 강동원은 악랄함을 갖춘 캐릭터로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상반된 이미지가 잘 조합돼 두 배우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이는 액션에서도 드러난다. 도치의 카리스마 있는 쌍칼액션과 조윤의 기품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칼액션, 이 두 캐릭터의 액션 대결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있다. 도치의 상처와 백성의 애환 등이 다소 가볍게 그려졌다는 점이다. 감독은 오히려 백성보다는 악역 조윤의 감정에 집중한 듯 하다. 조윤이 악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과 이유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백성보다는 조윤의 감정에 쉽게 이입하게 만든다.
백성들의 애환과 상처가 더 그려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객들이 ‘군도’를 시대상황·영웅담이 진지하게 담긴 대서사시로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영화 초반과 중반에 등장하는 내레이션도 극의 몰입을 방해해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오락영화로서는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눈에 띄기 때문. 하정우와 강동원 외에 군도로 출연하는 이성민, 이경영, 조진웅, 마동석, 윤지혜 등의 활약도 주목할 만하다.
상영시간 137분, 15세 관람가로 2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