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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
2010. 3. 3.(수요일) | | |
이런 사회에서는 학생의 보호자는 당연히 아버지이며, 아버지가 안 계신다면 형이 보호자가 됩니다. 또한, 예전에는 전쟁이나 어려운 삶으로 일찍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 형이 아버지 노릇을 하는 때가 많았을 겁니다. 그래서 학부형이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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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 제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갔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도 이제 학부모가 되었다고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고맙습니다. ^^*
오늘은 학부모와 학부형의 다른 점을 알아보겠습니다.
학부형은 학생의 아버지와 형을, 학부모는 학생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뜻하는 말로 둘 다 학생의 보호자를 이르기는 하지만 뜻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자식의 학교 일 등 바깥일은 아버지가 하거나 아버지가 안 계시면 형님이 했습니다. 여자인 어머니나 누나는 주로 집안일을 하고 남자가 바깥 일을 했던 것이죠.
그러나 요즘은 아마도 학교에서 학부모 모임을 한다면 아빠가 가는 일은 거의 없고, 거의 다 어머니가 가실 겁니다.
아시는 것처럼 과거에는 남성 중심의 사회였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할머니가 아닌 아들이 호주가 되고, 아들이 없다면, 손자가 호주가 됩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학생의 보호자는 당연히 아버지이며, 아버지가 안 계신다면 형이 보호자가 됩니다. 또한, 예전에는 전쟁이나 어려운 삶으로 일찍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 형이 아버지 노릇을 하는 때가 많았을 겁니다. 그래서 학부형이라는 말이 생겨났는지도 모릅니다.
어찌 보면 가슴 아픈 우리 역사를 담은 낱말이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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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낸 우리말편지입니다.
[천상 제날짜에 가야지...]
어제 오후에 어머니가 저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범아, 다음 주 병원 예약 날짜를 좀 당길 수 없겠냐?'
아시는 것처럼 지난 8월부터 어머니가 저희 집에 와 계시는데,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으신가 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시는데 이번에는 좀 일찍 병원에 가셨다가 바로 집으로 가시고 싶으신 거죠. 병원에 알아보니 예약 날짜를 당기기 어렵다고 하네요.
'어머니, 병원에 전화해서 알아보니 날짜기 당기기 어렵다고 하네요. 어떡하죠?' '에그... 별 수 있냐. 천상 제날짜에 가야지...' '예. 그래요. 어머니...' 어머니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죠.
어머니가 말씀하신 '천상'은 '천생'이 맞습니다. 천생(天生)은 명사로는 '하늘로부터 타고남. 또는 그런 바탕.'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천생 버릇은 임을 봐도 못 고친다'처럼 씁니다.
부사로는 '타고난 것처럼 아주', '이미 정하여진 것처럼 어쩔 수 없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차가 없으니 천생 걸어갈 수밖에 없다, 아무도 갈 사람이 없다면 천생 내가 가야겠구나처럼 씁니다.
어머니가 '천상(천생) 제날짜에 가야지...'라고 하신 것은, 예약 날짜를 바꿀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전에 예약한 날짜에 가야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어머니, 힘드셔도 조금만 참으세요. 다음 주에 병원 들러 별일 없으면 바로 집에 모셔다 드릴게요. ^^*
우리말123
보태기) '병원에 들려'가 아니라 '병원에 들러'가 맞다는 것은 다 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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