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수)
아침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리지앙 고성으로 가는 날이다.
말로만 듣던 리지앙 고성, 특히 여자들이 그렇게 좋아한단다.
외수 아저씨는 우리가 가는 날이라고 김치찌개를 끓여 놓았다.
오랜만에 맛보는 고향의 맛이다.
모두들 두 그릇씩 뚝딱 해 치웠다.
4일 동안 있었으니 하루 150원식 해서 600원의 방 값을 지불하고 그동안 정든 해피쿤밍을 떠났다.
오전 9시 출발하는 버스였는데 천천히 걸어 10분 정도 걸으니 버스 터미널이 나왔고 그 때 시간은 8시 10분 경.
우리가 타게 될 버스는 어떤 걸까?
크고 시설이 좋은 버스이길 기대했는데 시간이 되어 들어오는 버스는 작고 초라한 버스였다.
버스가 작다보니 앉는 의자도 작았고,
저 자리에 앉아 9시간을 달릴 생각을 하니 앞이 깜깜했다.
짐칸에 짐을 싣고 버스에 올라 탄 아이들은 또 다른 도시로 가게 되는 버스여행에 흥겨운 듯 자리를 잡고 앉아 재잘재잘 수다가 끊어 질 줄 몰랐다.
뭔 할 말이 그리 많은지.......
9시에 출발하기로 된 버스가 9시 20분이 넘어서야 출발을 한다.
“참~시간 좀 지켜라.”
늦게 출발 하면 그 만큼 늦게 도착하고 리지앙에 늦게 도착하면 어두운 밤에 숙소 잡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
결국 30분이 다 되어서야 버스는 출발 했고,
버스의 늦은 출발에 시비를 거는 중국인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 나도 가만있을 수밖에.
잘 참는 중국인들.
시내에는 온통 차로 교통이 말할 수 없이 혼잡스럽다.
겨우 복잡한 곳을 빠져 나왔는가 싶었는데,
“아니” 또 다른 버스 터미널로 가더니 우리보고 내리란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사람이 이미 반 이상 타고 있는 큰 버스가 서 있었고 우리는 좌석 번호와 관계없이 그 버스로 옮겨 탔다.
야! 중국은 이런 경우도 있구나.
어쨌든 아까보다 버스가 크고 자리가 편해서 안심이 되었다.
드디어 10시가 되자 버스는 출발, 리지앙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쿤밍 시내를 벗어난 버스는 쉴 새 없이 쭉 뻗은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부러워, 부러워, 너무 부러워..........
지평선이 보이는 쭉 뻗은 고속도로.
중국에서 유일하게 부러운 것은 넓고 길게 쭈욱 뻗은 길이다.
우리도 이런 길을 가져 봤으면........
잠시동안 좁고 복잡한 우리나라를 생각 해 봤다.
버스는 2시간 정도 가다 쉬고 두 번째 쉬는 곳에선 30분 이상 쉬면서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도 거기서 미리 사온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
고속도로변에 있는 작은 휴게소 인지라 구경 할 것도 없고 가만히 서서 버스 문 열어 주기만을 기다리며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한참 후 버스 기사가 이쑤시게로 이를 쑤시면 나온다.
버스 출발하는가 보다.
버스 안 TV에서는 우리나라 가요무대 비슷한 분위기의 노래방 노래가 몇 시간 째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인들은 이런 걸 좋아 하는가?
정말 지겹고 재미없다.
오후 3시쯤 어느 한적한 곳에 깨끗하게 차려진, 중국스럽지 않은 어느 한 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 가제에 앉아 있는 주인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의상을 입고 있었는데,
아! 운남 민족촌에서 본 백족의 의상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는 따리 근처!
휴게소 안 가게는 산뜻하게 꾸며 져 있었고 화장실도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깨끗하다.
중국은 한족만 지저분한가?
우리는 여기서 아이들 먹거리로 하드 몇 개와 과자 몇 개, 그리고 마를 말려서 만든 건과가 포장 되어 있었는데 그걸 2봉지 샀다.
음~ 마를 말린 과자가 고소한 게 맛있다.
따리지역을 지나니 버스는 계속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리지앙이 해발 수천미터가 된다는데 이렇게 올라가다 산소 부족한거 아냐?
상당히 높은 지역으로 올라왔는데,
우와~ 버스 창으로 보이는 산 밑은 풍경은 말로 다할 수 없이 아름답다.
우리는 그 풍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고 하늘 아래 이런 아름다움이 있을까? 생각하며 이런 땅을 가지고 살고 있는 중국이 또 부러워졌다.
그 때 미주가,
“아빠 TV에 재밌는거 해요.”
“응? 뭔데?”
“음, 성룡과 김희선이 나오는 신화 같은데요.”
오래된 영화지만 김희선이 나온다고 하니 반가웠다.
“그래, 노래방 끝났어? 그럼 오랜만에 영화나 볼까?”
밖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절경이,
안에서는 성룡의 신화가,
안팎을 번갈아 보니 시간은 잘도 간다.
저녁 6시 경, 우리는 드디어 리지앙에 도착했다.
택시 기본요금(7원)으로 고성에 도착했다.
“향격리객잔”이라.
리지앙 고성에서 묵을 만한 곳 추천으로 “향격리객잔”이란 곳이 있댔는데......
도착하자마자 삐끼 할머니 한 분이 계속 따라 붙는다.
“우리는 향격리객잔에 가야 해요.”
“향격리객잔은 여기서 너무 멀어 이 많은 짐으로 가기엔 무립니다. 우리 집에 하루 묵고 내일 가도록 하세요.”
결국 멀다는 말에 고성에서의 첫날밤을 삐끼 할머니 집에서 묵기로 했다.
할머니가 안내한 객잔 이름은 “厚德客盞(후덕객잔)”
3인실 방 하나에 70원으로 낙찰 봤다.
짐 내려놓고 저녁 먹으러 나가자.
고성의 밤은 화려하다.
온통 반짝이는 불빛에 길게 늘어선 기념품 가게들,
곳곳에 오가는 외국인들,
길마다 흐르는 좁은 냇물은 맑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며,
여기저기 터지는 카메라 플레쉬는 마른하늘에 터지는 번개같다.
곳곳에 공연들이 이어 졌으며 리지앙의 나시족 사람들과 함께 손잡고 어울리는 모습은 정말 보기가 좋았다.
야~여기야 말로 여행객의 천국이로구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배가 많이 고팠다.
“어디서 뭘 먹을까?”
“맛있는 거 먹어요.”
“음~여기는 뭐가 맛있고 우명한지 모르니까 무조건 사람 많은 데로 가자.”
우리는 그렇게 사람이 적당히 많은 곳을 골라 먹음직한 음식을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合:49원)
객잔으로 돌아오는 길에 후덕객잔 바로 근처에 향격리 객잔이 있었다.
“아니, 이 할머니가 우리를 속이다니.”
“에이 그래도 이왕 하루 묵는 거 기분 좋게 있다 나가자.”
그날 밤,
후덕객잔은 엄청 추웠고 덜덜 떨며 잠 잔 결과 아침에 모두 동태가 되어 있었다.
으~향격리객잔으로 옮겨야겠다.
오늘은 향격리로 옮겨서 계속
매일 저녁 공연과 축제로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첫댓글 잘보고갑니다.-ㅎ-
여행기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료가 엄청나게 많을듯 싶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에고 얼굴을 지워 버리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