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20. 20기 대간. 댓재에서 두타 청옥 고적대 갈미봉 이기령 이기동으로 북진했었다.
그 때는 철쭉과 앵초 연영초 처녀치마 등 봄을 알리는 꽃이 가득했고, 취나물 단풍취 등 나물 천지였다.
그리고 2025.12.6. 23기 대간 남진 12회차에 백봉령 상월산 이기령 부수베리로 남진한 후
12월 한겨울 대간 중에서도 험준하기로 손꼽히는 해동상봉 구간을 건너 뛰고
2025.12.20. 13회차는 좀더 순한 댓재 황장산 귀네미마을 덕항산 예수원마을 구간을 걸었었다.
그때 건너뛴
상월산 구간 뒤에 걸었어야 할 해동삼봉.
팀장님의 오랜 고민이었던 구간.
무박산행을 피하고자 여러모로 궁리하였으나 접속루트의 험준함으로 인해 무박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대원들을 믿고 산행하기 좋은 계절에 다시 왔다.
북으로 상월산 석병산 대관령 오대산~
남으로 덕항산 매봉산 천의봉 함백산 태백산~
성큼 다가온 가을을 실감하며 북에서 남으로 우리들이 한발한발 걸었던 대간길과 가리왕산 발왕산 두위봉 등 주변 산들을 다시 만나니 오랜 친구 만난 듯 반가웠다.
04.00. 부수베리 출발
우측 남쪽 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달 우측으로 황소자리와 삼태성이 뚜렷한 오리온 자리가 보인다. 오랜만에 별을 보며 조금은 쌀쌀한 새벽 공기를 가른다.
이기령까지 약 4키로.
완만한 오름이라 크게 힘들이지 않고 1시간만에 올랐다.
백봉령 10km. 고적대 6.6km 갈림길. 이기령을 뒤로 하고 선두는 갈미봉 일출을 목표로 앞서간다.
갈미봉에 닿기 전에 해가 떠오르고 있다.
동쪽 깎아지른 절벽 끝에 서서 해를 바라본다.
갈미봉 가는 길
좌 두타산. 우 청옥산
하늘이 맑아 조망을 기대하게한다.
숲은 벌써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다.
건조한 날씨에 낙엽으로 떨어진 잎들이 등로를 덮고 있지만
잘 버텨준 노랑 주황 잎들이 햇살을 받아 화려하다.
06.47 갈미봉(1,271m) 도착
끝이 뾰족한 삼각형 모양으로 상월산 구간에서 눈에 띄었던 괘병산 방향 이정목이 반갑다.
서쪽으로 괘병산, 북으로 상월산, 남서로 고적대, 남으로 청옥산, 남동으로 두타산, 동으로 무릉계곡~
고적대~갈미봉은 동쪽 무릉계곡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으며
갈미봉은 그 병풍의 끝자락으로 봉우리가 우뚝한 모양이다.
갈미봉에서 고적대로 가는 능선은 동쪽 무릉계곡 쪽으로
기암 바위 절벽이 웅장하여 걷는 길에 조망바위가 여럿 있다.
선두그룹이 일출을 맞이했던 조망바위를 지난다.
하지만 동풍이 불어오면서 동해바다에서 올라온 구름이 순식간에 대간을 덮쳐버렸다.
지금 이 순간 설악의 공룡에는 멋진 운해가 장관을 이루겠지만
우리는 두타산과 청옥산, 무릉계곡의 조망을 즐겨야하는데...
청옥산과 두타산으로 이어지는 대간의 동쪽 사면을 보고 돌아서는데
멋진 정선바위솔이 홀로 당당하게 피어있다.
2023년 5.20일에도 있었던 바위솔이다.
숲은 어느새 형형색색 화려하니 단풍놀이에 빠져든다.
등로의 바위절벽은 오늘 실컷 보게 될 거다.
무릉계곡갈림길(조난사고 다발지역), 고적대삼거리를 지나는데
옆에 계시는 대원이 저길 너무나 가파르고 힘들다며 고개를 흔드신다.
바위 절벽의 시야는 트였지만...
08.20 가파르게 숨을 몰아쉬며 고적대(1,353m)에 올랐다.
고적대는 동해시 삼척시 정선군의 분수령으로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다.
오르고 내리는 길이 가파르지만 시원한 조망으로 고단함을 충분히 보상받는 곳이다.
예전에는 두타산과 청옥산만 겨우 알아보고도 감탄했었다.
이제는 더 많은 산들을 이름불러볼 수 있는데...
허탈함을 쑥부쟁이와 대원들 웃음으로 달래본다.
북서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마음으로 그려보는 멋진 산그리메~
오대산에서 계방산 1380봉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
그 앞으로 발왕산 박지산 상원산, 그 앞으로 노추산...그리고 정선군의 산군들
가리왕산 우뚝하고 백덕산도 보일텐데...
영월 태화산, 망경대산 그리고 두위봉 민둥산 백운산 정암산 함백산 태백산 매봉산...
태백의 연화산 대조봉...백병산 묘봉 덕항산 육백산...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파르게 암봉을 내려서 청옥산을 향한다.
이제 대간은 남동으로 방향을 바꾼다.
야호~
산부추꽃 화려하고,
동해시와 무릉계곡을 덮은 구름이 빠르게 흩어지고 갈미봉 대간 길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망군대가면 조망이 열리려나~
기대감에 걸음이 빨라진다.
망군대 바위.
망군이라하여 어느 임금을 그리워했을까 궁금하여 찾아보니
임진왜란 당시 한양을 점령한 왜군은 정선 평창을 거쳐 동으로 진격해오고 있었는데 의병들은 허수아비를 만들어 성안에 5000군사가 있는것처럼 위장하여 왜군을 물러가게함. 하지만 마고할미?의 밀고로 허수아비 작전이 들통나고, 이기령과 연칠성령 등의 우회로를 통해 왜군이 두타산성을 높은곳에서 낮은곳으로 내려다보며 진격해왔음. ai 답변~
망군대는 아래로는 두타산성의 의병들을 지키고 뒤로는 연칠성령 요새를 방어하기 위해, 최전방에서 적의 동태를 살피며 목숨을 걸고 자리를 지켰던 실전용 군사 관측소였다.
갈미봉은 구름을 벗어나고 있는데 고적대는 짙은 구름 속이다.
다행히 남서 방향으로 조망이 트였다.
대원들의 돌탑쌓기 경쟁도 망군대 즐거움을 더한다.
9.02. 연칠성령(1.204m)
고개가 험난하다하여 난출령(難出嶺)이라고도 한다.
무릉계곡의 칠성폭포랑 관련있나?
09.38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맞아주는 청옥산(1,404m).
푸른옥돌(청옥석)이 나왔다하여 이름 붙여졌다하는데
'청옥'은 극락을 상징하는 7가지 보석인 금 은 수정 적진주 마노 호박 청옥가운데 하나로
불교적인 의미의 극락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더 와닿는다.
조망은 없지만 마음이 푸근하여 따스한 햇살을 등지고 오래도록 머물렀다.
10.16 학등을 지나 급경사 길을 내려선다.
10.37 문바위가 있는 문바위재.
나중에 두타산 아래 조망바위에서 볼 수 있다.
10.44 박달재
멋진 사스레나무 너머로 동해 바다가 엿보인다.
아름다운 숲길이다.
나무가지 사이로 두타산이 보여 순간 설마 저렇게 높이 올라야하나? 걱정이 머리를 스친다.
하지만 곧 힘들면 쉬엄쉬엄 가지뭐 하는 마음이 든다.
좌측 무릉계곡 너머로 오전에 걸은 갈미봉과 암벽을 실컷 보았다.
두타산 거의 다 올라와 뒤돌아보니
드디어 구름과 청옥산에 가렸던 고적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11.49 두타산(1,353m) 頭陀山.
인간사의 모든 번뇌를 털어 내고 맑고 깨끗한 불도를 수행한다는 뜻에서 유래했고,
보는 각도에 따라 부처가 누워있는 형상으로 보인다고 한다.
정상석의 모양은 불교에서 번뇌를 떨쳐내고 수행한다는 의미의 '두타(頭陀)'를 상징하듯,
수행자가 도를 닦기 위해 동굴 안에 앉아 가부좌를 틀고 있는 독특한 형상을 하고 있다.
난 멀리 보이는 산그리메를 확인하며
저 지역의 사람들이 두타산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짐작해 보았다.
엄청 높고 웅장해 보일 것 같다.
두타산 정상에서 본 북서쪽 청옥산과 가리왕산 방향을 시작으로
정선 방향의 산군들을 살핀 후
흐리지만 함백~정암~백운~두위봉의 두위지맥 라인을 알아보고, 매봉산 태백산 함백산 등의 대간을 가늠해본다.
그리고 다시 북쪽 청옥산과 고적대로 이어지는 대간 줄기를 즐긴다.
아주 오래동안 두타산 정상에 머문 후 무릉계곡쪽이 아닌
댓재방향으로 하산한다.
조금 내려오니 전망바위가 나왔다.
오늘의 여정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여전히 태백산과 함백산은 구름 속이다.
가리왕산을 확대해보고 왁자지껄 대원들과 문바위재도 짚어보고 박달재도 가늠하며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즐거움이 배가된다.
선두 그룹은 구름으로 이런 조망을 보지못하셨네...ㅠㅠ
준희님과 현상 총무님 형님께서 만드셨다는 샘물을 지나쳐 급경사길을 내려왔다.
1.14
통골재(980m). 두타산에서 0.7km 왔다.
댓재까지 4km. 솔직히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가볍게 하산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멋진 소나무 길을 지나 나무가지 간섭이 뜸한 곳에서 뒤돌아
두타산과 쉰음산 무릉계곡 방향의 암릉 능선과 동해 바다를 바라본다.
2.23. 드디어 댓재 갈림길인 작은 통골재.
여기서 함께 걷던 대원들을 설득해서 햇댓등을 향했다. 햇대가 옛날 한복을 걸어두던 대나무 옷걸이이니 그리 힘들지 않을거라고. 20기때도 댓재에서 햇댓등을 거쳐 두타산을 올랐는데 평이했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집에 와서 찾아보니 청옥산 두타산 쉰음산을 일컬어 햇댓등이라 했단다. ㅠㅠ
기억의 왜곡이 얼마나 심한지는 오래 걷지 않고 바로 알 수 있었다.
급경사를 가파르게 오르는데 오늘 중 가장 힘이 들었다.
함께 한 대원들에게 너무나 미안했다.
다만 햇댓등 급경사길을 오르며 뒤돌아 맨 뒤의 두타산부터 햇댓등으로 이어지는
6km 대간길을 조망할 수 있어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대간을 자를수 없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힘을 내어 올랐다.
2.42. 햇댓등
지도를 보았더라면 작은통골재에서 바로 댓재로 갔을까?
아니 지도의 등고선을 보았더라도 햇댓등으로 향했을거 같기는 하다.
힘들어서 사진도 없이 바로 댓재를 향했다.
다행히 하산 길은 험하지 않았다.
바로 앞의 황장산도 보고
3.01
댓재(810m)에 도착했다.
대나무가 많았다는데 대나무는 보이지 않고, 어울리지 않는 대나무 조형물만 있다.
힘은 들었지만 대간을 자르지 않았으니 잘했다며 서로를 토닥거려본다.
가을의 무박산행
23km.
23기 대간 팀의 후반전 시작을
가을로 접어든 10월에
그동안 꽁꽁 숨겨둔 귀한 해동삼봉 구간을 즐겁게 걸었다.
도톰한 연어회 만큼이나
우리의 대간길이 맛나게 익어가는 느낌이다.
그나저나 다음 차는 강제로 불참한다.
향로봉 탐사에 덜컥 신청되어 황장산 구간 대신 향로봉을 향할 예정이다.
나중에 땜빵은 어찌하나...
함께 해주실분 환영합니다~
첫댓글 백두대간 열정을 응원합니다.
바쁜시간에도 후기 마무리하는 열정도 대단해요.
걸었던 길을 넓게 멀리 펼쳐주니 아름다워라
자세하고 꼼꼼한 산행기 입니다.
다양한 모습이 잔치 상처럼 풍성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수고하셨어요.
함께 하진 못했지만 산행기 만으로도
다녀온듯한 ~~
역쉬 사람은 많이 배워야함
당췌 난 저 곳을 다녀오긴 했는데(예전에)
아는곳이 하나도 없네 ㅠㅠ
산행기 정기구독 ^^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