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공부에 흥미를 잃고 의욕이 꺾였어요”
영어학습 부진, 의욕 감퇴의 원인과 증상
사례1 초등학교 5학년인 민지는 그날 해야 할 공부를 미룬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성실한 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학습 태도가 느슨해지는가 싶더니 급기야 교재도 펼쳐보지 않는다. 민지의 이런 변화에 당황한 엄마가 이유를 묻자, 아이의 대답은“최근에 시작한 새 교재의 단어와 문장이 어려워져서 이해가 되지 않아, 영어가 재미없다”는 것이다. 교재테이프를 듣고 큰 소리로 따라 하던 아이가 건성으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걸 보고 있자니 걱정이다. 김은경 씨는 요즘 의욕을 잃은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사례2 최주경 씨는 영어책 한 권도 그냥 구입하는 법이 없을 정도로 평소 아이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다. 인터넷에서 서평을 검색하고, 책 내용도 확인을 한다. 뿐만 아니라 직접 서점에 가서 실제 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할 정도로 아들 영진이의 영어학습에 열성적이다. 집에서도 짧은 대화는 가능한 영어로 나누려고 노력하고, 틈이 날 때마다 영어테이프를 수시로 들려주며 영어환경을 충분히 만들어주려고 애썼다. 당연히 아이에게 거는 기대도 커서 엄마가 제시하는 학습량을100% 소화해내길 바랐다.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지 못한 점이 있으면 반드시 반복을 해서라도 짚고 넘어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영진이가 영어에 흥미를 잃은 눈치다. 영어테이프를 들려주면 카세트를 끄라며 소리까지 지른다.
아이마다 슬럼프의 유형과 원인 달라
슬럼프는 ‘심신의 상태가 일시적으로 침체해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는 학습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처음 수 개월 동안 모든 학습 내용이 새롭고 흥미롭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급격히 나타나다가 일정 단계가 되면 권태, 싫증을 느끼게 되고 이 때문에 학습 효과가 정체에 빠지게 되는 이른바 ‘학습고원현상’은 학습의 매 단계마다 겪는 순환과정이다. 문제는 이 정체 기간이 길어질 경우 실력이 퇴보하게 되고, 의욕 상실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두고 ‘슬럼프’가 찾아왔다고 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슬럼프는 ▶학습자 스스로 발전하고있다는 동기유발이 안 될 때 ▶학습자 수준에 비춰 학습내용이 너무 낮거나 높을 때 ▶스스로 학습하고자 하는데 부모가 다그쳐서 의욕이 반감될 때 ▶그날그날의 학습량을 소화하지 못해 학습할 내용이 쌓이거나 ▶선생님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때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어린 학습자의 경우는 어른보다 영어를 받아 들이는 속도는 빠르지만, 어리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져 더 빨리 흥미를 잃을 수 있으므로 아이의 태도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학습 과정을 기계적으로 반복하거나 피로가 쌓이게 방치한다면 깊은 슬럼프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이 일시적으로 정체 상태를 보일경우 그저 ‘왜 평소 같지 않냐’며 다그쳐서는 안 된다. 이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전화위복이 되기도 하지만 그 상태로 굳어져 공부를 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고 나면 반드시 휴식을 취해 몸을 회복해야 하는 것처럼 영어학습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슬럼프를 학습 컨디션을 회복하는 재충전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가 슬럼프를 겪을 때 다급한 마음에 갑자기 학습법을 바꾸거나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는 이를 인정하고 아이 스스로 공부에 의욕을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