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전윤선
처서가 지나면 모기의 입이 삐뚤어진다고 단다. 여름이 지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불렀다고 한다. 이 무렵부터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을장마가 한창인 요즘. 이젠 장마라가 하기보다 우기라고 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가을장마가로 인해 날씨도 한결 시원해 졌다. 요즘은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기 까지 해 이제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니 야외활동에 지장이 없을 듯 하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바람을 가누며 싱싱 달리는 휠체어 라이딩 을 생각해본다. 바람과 함께 달리는 코스로 부담되지 않는 짧은 여행지지로 떠나본다.
폐 철로를 따라 마음껏 달리는 즐거운 휠체어 라이딩. 양평과 남양주 구간. 버려진 폐철도가 남한강 녹색자전거 길로 재탄생했다 이런 기뿐 소식을 접하고 안 가볼 수 없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곱게 뻗은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짜릿함 그 자체다 남양주에 있는 팔당역에서부터 다산 정약용 문화관을 지나 운길산 역 까지 달려본다 예전엔 기차타고 능내역에서 내려 가야했지만 지금은 많이 변했다. 예전 기찻길이 지금의 남한강 자전거 길로 변한 것이다. 가는 길 곳곳에 가을이 묻어나고 앙증맞은 자전거 신호등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 팔당댐은 태풍이 물을 쏟아내고 지나간 흔적이 역력하다. 수문을 연 물줄기는 새 차가 흘러 한강으로 흐르고 자전거와 나란히 달리는 휠체어 트레킹은 자유롭다 팔당댐을 지나면 봉안터널이 나타난다. 기차가 달릴 때는 낡은 조명등이 터널을 비추고 있었지만 자전거 길이 만들어 지면서 터널은 새롭게 변신했다. 터널 안은 초록색과 하얀색 조명이 터널을 지나는 동안 타원형으로 비친다. 터널 안에서 앞서가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자 그 소리가 울림과 메아리로 되돌아온다.
바람 잔잔히 연못은 거울처럼 매끈하고 예뿐 꽃 기이한 돌 물에 많아라. 바위틈의 국화꽃 맘껏 보고픈데 물고기 튀어 물결 일까 저어되누나. 다산의 여덟 풍경을 일컫는 말이다 풍경을 지나고 또 지나니 능내역이 보인다. 지금은 능내역도 폐역이 됐지만 새롭게 자전거길 명소로 다듬어져서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됐다. 능내역은 작은 간이역 이였지만 지금도 그 자리에서 그 모습 그대로 능내리를 지키고 있다. 남한강 자전거길이 자전거 이용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능내역’ 때문이기도 하다 능내역이 쉼터로 변해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 역 주변은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됐다 그 영향으로 지역 경재에도 많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전거 대여서가 설치돼 있어 자전거를 가지고 오지 않은 사람도 남한강 자전거 길을 이용할 수 있게 대여해 준다.
능내역과 다산 생가는 아주 가깝다. 능내역에서 휠체어로 걸어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다산생가는 능내1리 연꽃 마을내 있다 마을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있고 양 옆으로는 산지가 위치한 자연마을이다 능내리는 서운부원군 한확의 묘가 있다 하여 능안, 또는 능내리 라고 불렸다고 한다. 다산정약용은 실학의 대가답게 그가 태어나 자란 곳이어서 역사와 자연과 아름다운 주제가 있는 능내리 여행을 기대하게 한다.
능내리는 다산의 유적지가 많다. 먼저 다산 문화관으로 갔다. 다산문화관에는 정약용의 저서들이 가득하고 많은 저서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전시하고 있다 바로 옆에 있는 다산기념관에는 수원화성 축조 과정에 쓰였던 거중기, 녹로 그리고 유배생활을 했던 강진 다산초당의 축소 모형 등을 전시하고 있다. 정약용 하면 “목민심서”와“경세유표” 등 주옥같은 저서들과 그를 떠오르게 하는 또 다른 수식어는 개혁가 이면서 발명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다산 문화원 앞에는 그가 만든 거중기가 당시의 실제 모양으로 전시돼 있어 그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념관 옆엔 다산의 위패가 모셔진 사당이 있다. 그러나 이곳은 관계자 외에는 출입을 할 수 없어 바로 옆 다산 생가로 갔다. 다산생가는 옛 모습 그대로 보전되어 그 시대상을 그대로 볼 수 있다. 4년 전. 팔당역까지만 전철이 다닐 때도 왔었다 당시엔 편의시설 미비로 다산 생가에 접근할 수 없어 생가 밖에서 겉모습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달랐다. 생가 어디든 접근할 수 있게 경사로가 잘 만들어져 있고, 뿐만이 아니라 다산생가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해 보존하고 있다. 남한강 자전거 길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찾게 돼 이곳도 여행객의 편리를 위해 많은 노력기울인 것이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한강을 이루는 ‘두미’․‘두물머리’, 여기에서 다산은 태어났다. 두 물이 큰물로 아우러지는 이곳은 향후 실학의 회합이라는 그의 운명과 이어지고 있었다. 실학박물관은 상설전시장과 특별전시장으로 구분돼 있다. 상설전시장은 실학의 형성과 전개, 그리고 과학이 전시실 곳곳에서 전시 중이다 특별전시실은 다산탄신 250주년 기념 “다산, 한강의 삶과 꿈”을 전시중이다. 다산의 거대한 담론은 한강에서 출발하여 거기서 완성되었다. 평생 자신의 학문성과에 대해 “알아주는 사람이 적고 꾸짖는 사람만 많다면, 천명이 허락해주지 않는 것으로 여겨 한 무더기 불속에 처넣어 태워버려도 괜찮다”고 했던 그였다. 하지만 다산은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서 그 꿈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 회갑을 넘어 스스로를 ‘사암俟菴’이라 불렀듯이 그는 후세를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서거한 지 100년 후, 우리는 국권을 상실한 질곡의 역사를 겪고 있었지만, 그의 학문은 조선학운동의 중심에 있었다. 이후 또 80여년이 흘러 탄신 250년을 맞았다. 그가 염원했던 민생과 부국강병은 현재진행형이다. 두 물이 합쳐져 큰물이 되었듯 다산의 거대한 사유를 마음에 담아내야할 때이다 이번 특별 전시는 9월 9일까지다 초가을 다산과 만나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도 좋은 시간이 될 이다
마을 곳곳은 다산의 흔적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산은 자신의 고향인 능내리의 자연을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했다 능내리는 한강과 인접한 마을이여서 자연생태 환경이 좋은 곳이다 생태공원과 쉼터가 잘 조성돼 있어 주변의 생태를 살펴볼 수 있고 마을 전망대와 탐방로가 아주 예쁘게 조성돼 있다. 또한 마을 곳곳에 한강과 마주한 걷기 좋은 길이 조성되 이 길을 휠체어로 걸으면 시원하게 와 닿는 강바람에 세상시름 다 잊어버린다.
• 가는 길
용산역에서 중앙선전철승차 팔당역 하차
팔당역에서 남한강 자전거 길 따라 5키로 남짓 휠체어 라이딩RIDING
• 먹거리
자전거 길 곳곳에 휠체어가 접근할 만한 식당이 있다
정약용 생가 능내1리 에 “호반” 전화 031-576-8065
• 화장실
다산생가 및 자전거길 에 장애인 화장실 잘 마련돼 있다
• 문 의
다음카페, 휠체어배낭여행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첫댓글 아 맞아요~ ^^ 저도 얼마전에 다녀왔는데... 팔당역에서 조금 가다보면 왼쪽으로 길을 건너서 미사리 밀빛 초계국수집이 있지요. 엄청 유명한 집인데... 사장님도 친절하시구요. 단점이라면 계단이 겁나 많다는거.. 그래서 혹시라도 수동휠체어 타고 오시는 분들이시라면 가계에서 일하시는분들이 친절하셔서 잘 들어주시더라구요. 아니면 포장도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