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현궁의 봄(김동인)
민근홍 언어마을
<줄거리>
이 작품은 전 25장으로 된 장편 소설이다.
1장에서는 흥선 대원군 이하응이 집권하기 전으로 이하응의 권력 지향과 영웅성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며, 2장에서는 명종 때부터 철종에 이르는 300년 간의 조선조 정치사가 요약되었고, 3장에서는 해가 바뀐 신유년의 사건으로 전개된다.
4장에서는 흥선이 조 대비와의 만남으로 인해 장래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고, 5장은 김병기로부터의 수모, 6장은 민숭호의의 인연 구축, 7장은 영의정 김좌근의 애첩 양씨의 권력 행패, 8장은 동궁 책립에 대한 조 대비의 의향 타진, 9장은 김병국 일파로부터의 망신과 조롱, 10장은 양씨로 인한 백성들의 원성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12자은 김문 일파의 음모로 터진 이하전 역모 사건, 13장은 흥선과 심복들이 투전에서 포교와의 금전 거래, 14∼20장까지는 현 제도의 모순과 위정자들의 타락상이 표출되며, 25장에서는 계해년이 지나 갑자년 정월에 26대 조선 국왕이 즉위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등장 인물의 성격>
▷이하응 - 흥선 대원군. 야인으로 추락하여 갖은 천대을 견디어 대권을 잡는 인물.
▷조성하 - 조 대비의 조카. 승후관.
▷김병국 - 안동 김씨 세도 김문근의 일족으로서 이하응에게 호의적인 인물.
<핵심 사항>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조선 왕조 말기 철종 등극 직후부터 대원군이 정권을 잡기까지의 격변기.
▷주제 : 격변기의 민족 현실과 민족 정신.
<감상의 길잡이>
< 1>
<운현궁의 봄>은 1933년 4월 26일에서 다음해 2월 15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한 역사소설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상승적 구조'를 보인다는 것과 남의 천대에 대한 분노, 즉 인격적 모독에 대한 반발의 원리 등이 역사적 도정의 과정을 통하여 응축되어 있는 데 있다. 또한 대원군이란 인물을 긍정하는 데서 오는 역사적인 사실 인식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일제 치하의 상황을 민족의 역사 의식으로 발전시킴으로써 민족적 울분을 부추기고 공동화(共同化)된 의식을 되찾으려고 노력한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일제 하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실성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에 작가는 역사 소설을 선택했으며, 이는 민족적인 의식을 심화시켰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니는 작품이다. 다시 말해, 1930년대의 역사적 소재를 통한 민족의식 함양과 국민 문학파의 소설적 성과를 보여 주는 작품이라 하겠다. 특히, 이 작품은 <붉은 산>, <태형> 등과 함께 그의 민족주의적 작가 의식을 보여 주고 있다.
< 2>
김동인의 대표작인 운현궁의 봄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쇄국정책의 상징적 인물이며 정치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유일한 대원군인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안동김씨의 감시권 안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건달 노릇을 하던 시절부터 조대비와 연합해서 자신의 둘째아들(나중에 고종)을 왕위에 올리고 자신은 섭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사실적(내가 보기엔 사실적이 아닌 사실 같다.)으로 쓴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는 한국사에서 대표적인 권력쟁탈전(태종 이방원 : 다른 왕자들, 세조 : 단종(의 추종세력들 장희빈(을 위시한 그녀의 추종세력들) : 인현왕후(을 추종하는 세력들), 광해군(을 위시한 추종세력들: 영창대군(을 위시한 그의 추종세력들), 등)의 하나인 흥선대원군 : 안동김씨에 대해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또다른 권력 쟁탈전인 흥선대원군 : 민비의 시작인 흥선대원군과 민비의 첫 만남(이때에는 민비가 아닌 민치록의 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온갖 사회적 부조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타락한 흥선을 통해 안동김씨의 왕족에 대한 심한 견제을 통해 당시의 외척과 왕족의 갈등을 보여준다.
·소설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짧은 에피소드와 세간 청지기와의 대화를 통해서 당시에 성행하던 매관매직과 관료들의 부패를 고발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나아가 당쟁의 폐해와 외척의 세도 정치의 극심한 폐해를 보여준다.
·흥선대원군의 오른팔로 나오는 조성하와 한 늙은 선비의 대화를 통해서 당시의 서원의 부패를 보여준다.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고위관리들의 행차 모습과 흥선대원군이 조성하에게 대전통편을 보여주는 대목에서 조선시대의 허례허식과 부패의 원인을 보여준다.
·김좌근의 첩 양씨의 시반선에서 던지는 밥을 줍기 위해 몰려드는 군중에 대한 이야기와 민란 이야기를 통해 그 당시의 피폐한 민중 생활을 보여준다.
또한 소설의 등장인물들과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가 잘 모르는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흥선대원군이 골패점을 치는 장면을 통해 당시에는 화투가 아닌 골패가 유행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세조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서 조선전기에는 무인들이 득세하였으나 후기에는 문인들이 득세하였음을 보여준다.
·흥선대원군이 둘째 아들을 교육시키는 장면을 통해서 당시 궁궐에서 궁안에서만 쓰이는 궁화라는 특수어가 존재하였음을 보여준다.
·안동김씨와 김대비의 결탁과 흥선대원군과 조대비의 결탁을 통해서 왕의 후계자 결정권리를 왕 뿐만아니라 대비가 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흥선대원군의 집에 있는 사당과 왕족 이하전의 집에 있는 사당을 통해 당시 조상에 대한 생각을 보여준다.
·조대비와 헌종의 에피소드와 철종을 통해서 왕족의 생활의 부자유성을 보여준다.
·김병기가 읽던 금병매를 통해 그 당시의 양반들에게도 지금의 베스트셀러처럼 유행하는 연애소설책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