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style="font-size: 11pt;">꽃집남자</span></p><p><span style="font-size: 11pt;"><br></span></p><p><span style="font-size: 11pt;"></span></p><p><br>이름도 성도 알송달송한 꽃들<br>꽃하고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나는<br>어쩌다 꽃집에서 살게되었다<br>옆지기가 떠나던 날 <br>마지막 봄 햇살에 <br>눈감생이가 되어 <br>꽃집 남자가 되고 말았다<br>여기는 꽃감옥일까<br>캄캄한 감옥도 아니고 <br>웃는 얼굴로 환한 꽃들<br>그런데 이상하다<br>저들이 나를 볼모로 잡고 있는 것 같다<br>하루종일 어르고 달래며 <br>한순간도 눈을 뗄수가 없다<br>부디 얘네들이 좋은 집으로 <br>어서 입양가기를<br>그래서 사랑 받기를 <br>두손 모아 기도한다<br>팝콘 터지듯 피어나는 노란 국화 <br>또 이렇게 계절은 가고 있다 <br>오늘도 <br>양지바른 화원 입구에 기대어 <br>그사람 돌아올 날 손 꼽으며 <br>그리운 빈자리에 <br>꽃구름 깔아 놓는다<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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