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대의 방문
옛말에 '사람팔자 시간문제'라고 했다. 살아가는데 있어 좋고 나쁜 일, 모두가 예고 없이 한 순간에 찾아온다는 말이다. 며칠 전 주말 휴일동안 집에서 쉬고 있던 아들이 가방을 메고 도서관에 가겠다며 현관문을 나갔다. 그리고 밖에서 자전거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곧바로 제 방에 들어와 눕는 것이다. 자전거를 옮기면서 허리가 삐끗했다고 한다.
상황이 심각하여 식사와 화장실 문제도 여간 고통이 아니다. 병원도 쉬는 날이라 월요일에야 소방서119구급차를 불렀다. 신고 등록된 정보에 따라 기사 겸 남자대원1명과 여자대원1명이 높은 의자로 된 환자 이송도구를 끌고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 제 방에 누워있는 아들에게 여자대원이 접근하여 상황을 물어보며 이송을 시도 했다. 하지만 아들놈이 꼼짝 못한 채 통증을 호소하는 바람에 구급대원은 어쩔 수 없이 자력으로 추슬러 일어나 보라고 했다.
그러니 옆에서 부축할 수도 없었다. 천천히 뜸을 드려가며 일어난 가운데 들것의자에 앉으라고 했지만 그러지도 못했다. 구급대원은 혼자서 조심히 걸어가 보라고 했다.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구급차에 간신히 올라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구급대원들은 병원 간호사들에게 이송할 때까지 정성껏 책임을 다했다. 우리가 병원에 도착하자 또 다른 119구급차량 2대가 환자이송에 출동하고 있었다.
환자 거동
전에부터 화재 현장뿐만 아니라 119구급대에서는 긴급환자이송이나 사고 발생현장에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잠깐 사이에 가까운 동네 병원인데도 3대나 몰려오는 것을 보면 그런 노고의 활약상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송업무를 마치고 돌아갈 때 고마운 마음,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냉큼 마트에 가서 음료수 하나를 사 들고 와 전해주려고 했다. 땀 흘리며 목마를 때 하나씩 나눠드시라고, 하지만 손사래 치며 김영란법에 걸리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아, 이렇게 서운토록 청백한 세상도 있는데!' 나는 또 다른 대원에게 전하려고 했지만 그도 마찬가지였다.
민원의 최 일선에서, 재난현장의 위급한 상황에서 물불을 안 가리고 몸으로 뛰고 있는 대원들의 모습이 눈앞세서 떠날 줄을 몰랐다. 이런 119안전신고센터는 누구나 신고하면 각종 재해에 대한 대비와 신속한 처리까지 할 수 있다. 화재예방과 진압출동뿐만 아니라 인명구조와 재난사고처리, 구급활동 등 국민편의 증진을 위한 봉사활동, 어린이 안전교실운영, 고지대 급수지원, 주택화재예방점검, 한해 및 수해, 수방활동지원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병원은 언제나 환자들로 성업 중
그렇다면 소방차량이 출동을 하면 그에 대한 벌금을 내야하는가? 전에는 그런 말을 들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소방차가 출동했다고 소방서에 벌금을 내는 제도는 없다고 한다. 화재 시 많은 소방차들이 출동하는 것은 신속한 화재대응을 하기 위한 것이며, 인접장소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고, 인명구조를 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많은 소방차가 출동해도 소방서에서는 벌금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형법 제164조와 176조의 규정에 의해 '방화의 실화 죄'에 속하는 경우만 경찰에서 조사하여 검찰의 기소로 벌금형을 받게 된다. 그러나 소방서 신고와는 무관하다고 한다.
또 구급환자를 이송하면 요금을 받는가? 소방서의 119구급대는 전국 어느 곳에서나 무료이다. 소방서에서 운영하고 있는 119구급대는 이송거리, 환자 수 등과 관련 없이 어떠한 경우에도 요금을 받지 않는다. 소방서에서는 출동을 더 신속히 할 수 있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위급한 환자를 돌볼 수 있게 구급환자가 발생한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소방파출소119구급차를 출동시키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인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 사설단체 또는 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앰뷸런스는 일정한 요금을 받고 있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119구급차
119서비스 신청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인터넷을 통한 본인 또는 대리인이 등록하며, 휴대전화 및 일반 유선전화번호도 등록한다. 이때 본인이나 타인의 병력정보 등을 등록한다. 그래야 119구급 출동 시 등록된 정보를 바탕으로 구급장비 등을 준비하여 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9구급대원들에 대한 감사를 드리며, 대한민국 살기 좋은 나라인 것을 마음속으로 느끼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