敎外別傳 不立文字 直指人心 見性成佛
‘교외별전 불립문자 직지인심 견성성불’
‘敎外別傳 不立文字 直指人心 見性成佛’이라,문자를 세우지 않고 교학을 떠나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켜
스스로 성품을 보게 하는 선종이 있다.'는데크게 분개하여 ‘금강경 소초’를 등에 지고 길을 떠났습니다.풍주라는데 이르러 도착하였는데 점심때 였습니다.
그곳은 점심때가 되었지만 사람이 생활할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태양은 뜨겁고 배는 고파 꼬르륵 소리가 요독을 챴습니다.
그래서 주위를 천천히 살펴보니 어느 그늘진 구석에서
할머니가 떡시루를 앞에 놓고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젠 살았구나’싶어 당장 그 할머니 곁에 앉아 가서 물었습니다.
“헐머니 이게뭐요?”
“떡입니다.”
“내가 지금 배가 고파서 그럽니다.
하나에 얼마요?”
“30전이요.”
“그럼 점심 요기나 합니다.”
그리고서는 걸망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덥석 앉았습니다.
길 가에서 떡을 파는 할머니에게 떡을 주문하니,엉뚱하게 덕산의 걸망 속에
“스님, 걸망에 뭘 그렇게 넣고 다니요”“금강경 소초입니다”
“아이구 반갑습니다.
내가 전생에 업을 지어서 빈궁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이리 살지만,그래서 귀한 불연으로 절에 가서 법문 듣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금강경을 들어도 한 구절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그 구절을 설명해 주시면 떡은 내가 그냥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 뜻을 설명하지 못하면
내게 만 냥을 준다 해도 이 떡은 팔 수가 없습니다.”
덕산스님은 ‘자신이 금강경의 대가인데
이 노인이 무얼 모르고 내게 묻는군’이라 생각하며
자신있게 대답했습니다.
“그래 한 번 들어 봅시다.”
“금강경 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혜공慧空 제일이라는 수보리 존자가
공空에 대해서 얘기한 내용이라 알고 있습니다.
일체동관분에 보면
‘수보리야,
과거심도 발가득이요, 현재심도 불가득이요,
過去心도 不可得이요, 現在心도 不可得이요,
미래심도 불가득
未來心도 不可得’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과거에 이룬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에 가진 마음도 얻을 수 없고
그래서 보지 못하는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하여 ‘과현미래 불가득’인데
조금 전에 스님은 떡을 수서 점심을 한다고 했습니다.
점심이란 점찍을 점點에 마음 심心입니다.
그러나 삼세심도 불가득三世心 不可得이라 했는데
그러면 스님은 어느 마음에 점을 찍겠습니까?”
덕산스님은 아차 싶었습니다.
천하의 주금강도 여기에서 말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할머니는 단순하게
‘삼세심도 불가득’이라는 말의
교리적인 답변을 원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 할머니는 내가 금강경이라 불리는 덕산일 줄 모를거야.
그러나 명색이 중으로서 말 한마디 못하게 생겼으니.......’하고
스님은 생각했습니다.
한참이 지나도 대답이 없자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여보슈, 중노릇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당신도 금강경 소초를 메고 다니는 것을 보니
금강경을 좋아하나 본데 어디 금강경이 중이오>
문자만 보고 입만 나불거릴 줄 알았지.
30년 긴 세월을 독송 할 때
‘보는 이가 누구이며, 말하는 이가 누구인고,
듣는 이가 누구인가’ 하며 그 마음으로 공부하면
그 몸치장에 어두운 마음과
교만한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있겠습니까?”
덕산스님은 면전에서 야단을 맞고 보니
자신이 주덕산이라 밝힐 수도 없었습니다.
할머니는 또 다시 말했습니다.
“스님, 그동안 중노릇 잘못했으면
지금이라도 잘하시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