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화요일...
오늘은 핀란드의 교육기관을 방문하는 날입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 호텔 조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핀란드는 땅이 척박하여 생산되는 농산물이 별로 없어 주로 인근 나라에서 수입을 합니다.
이 나라 사람들, 오랜 세월 동안 여러 나라의 침략과 기근에 시달려, 음식을 조금 먹는 편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살 찐 사람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또한 외부로부터의 침입으로 힘든 세월을 살았고, 긴 겨울 추운 날씨로 인하여 얼굴이 무겁고 잘 웃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물어보면 아주 친절하게 끝까지 책임지고 대답을 해줍니다.
이렇게 힘든 굴곡의 역사(1000년 동안이나 남의 나라 지배를 받는다는 것-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지요.)속에서도 꿋꿋이 견뎌 내고, 최고의 교육으로 다른 나라의 귀감이 되고 있는 이 나라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오전 9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그래서 방문객이 많이 몰리고 있는 스트룀베리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이 학교는 헬싱키 서부 지역에 있는 시립학교로서 한 학년에 한 학급, 특수학급이 한 학급이며 총 학생 수는 140명입니다.
학생수가 적어서 그런지 학교는 조용했고, 차분했고, 참으로 정겨웠습니다.
스트룀베리 학교는 art와 music, science를 함께 구축하는 학교입니다.
프레네 교육 철학(협동 노작학습을 중요하게 생각함)을 따르고 있으며, 특히 협동정신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교육의 일환으로 아이들은 거북이 돌보기, 식당에서 테이블 닦기 등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학교건물 관리까지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교육으로 아이들의 애교심을 기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어지러움 속에서도 어떤 규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교 들어가는 입구에 놓여져 있는 흐트러진 신발을 보면서, 아이고, 질서가 없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참 자유롭다...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벽에 걸려진 그림이나 작품 등을 보면, 우리나라 아이들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 아이들의 작품 속에는 영혼의 자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잘하고 못하고의 평가를 받지 않는 아이들...
각자 개성을 충분히 존중받으며 자라고 있는 행복한 아이들...
시험은 일 년에 딱 한 번...
그것도 서열을 매기려고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이해 정도와 치료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니 정말 놀랍고 부러울 뿐입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50%는 직업전문학교로, 나머지 50%만이 고등학교에 진학한다고 합니다.
직업전문학교를 나오든, 대학교를 나오든...월급에 차이가 없고, 또 학벌을 따지지도 않으니 굳이 대학을 갈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핀란드의 학교는 똑같은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그러니까 교장에게 전적으로 학교 운영권을 주는 것이지요.
교장은 수업도 하고, 행정업무도 보며 학교 운영에 관한 모든 스케줄을 교감과 함께 짜고 운영합니다.
교사는 오직 수업에만 열중할 뿐입니다.
우리 나라와는 정말 다르지요. 우리 나라 교사는 수업도 해야 하고, 행정 업무도 봐야 하고(요즘은 행정 업무가 더 많을 때도 있어요), 어떤 땐 몸이 열 개라고 모자랄 판입니다.
보통 학교들은 45분 수업을 받고, 15분 휴식을 하지만
스트룀베리 학교는 1시간 30분 수업을 하고 30분 간 휴식을 취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이유는 그룹별 협동학습을 하기 때문이랍니다.
교실을 구석구석 돌아보니, 시설이 너무 좋습니다.
책상 하나, 의자 하나도 미적 감각을 살려 놓여져 있고, 아이들의 체형, 실용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듯했지요.
미술활동을 하기 위한 옷 같은 것도 놓여져 있습니다.
페인트 묻어 있는 파란 옷을 보는데 왠지 흐뭇하니 미소가 나옵니다.
여기는 급식실입니다.
모든 학비는 무상, 급식도 무상...
아이들은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하기 보다는 노는 것을 배우고 있는 느낌입니다.
영재교육은 하지 않으면, 부족한 아이에게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부족한 아이를 발견하게 되면 문제점이 무엇인지 조기 진단에 주력을 하며, 한 아이라도 처지지 않도록 개인교사가 투입되어 보충을 해 준다고 합니다.
아, 행복한 나라...행복한 학교...그리고 행복한 아이들....
그런 것에 비하면 우리 나라 아이들은....공부에 시달리고, 성적에 짓눌리고, 부모의 욕심에 휘둘리고 있지는 않은지요.
남자어린이 화장실을 나타내는 로고입니다.
이것은 여자어린이 화장실 로고...
요런 것 하나에도 자유로움과 재미, 기분 좋아지네요.
이 스트룀베리 학교는 사실 학교로 지어진 게 아닙니다.
원래는 공장이었는데 학교로 개조한 것이지요.
그런데 어찌나 건물이 멋지고 아름다운지요.
30명의 교사가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동안에도
어디에서도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각자의 수준에 따라 조용히 수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교실 풍경입니다.
우리 나라 교실과 별반 다를 것은 없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100%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란 생각이 듭니다.
교실마다 있는 씽크대, 색깔과 기능을 고려한 사물함과 책걸상...
요란하게 환경정리는 하지 않았지만 구석구석 있을 것은 다 있는 교실
커튼 하나도 미적 감각이 돋보입니다.
교실의 어느 공간에 거추장스럽지 않게, 아주 편안하게 놓여 있는 빨간색 소파....
아이들이 공부하다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교실...
꿈의 교실입니다.
전교생이 140명 밖에 안 되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참으로 조용한 복도, 한적한 느낌마저 드는 학교입니다.
도서관의 모습입니다.
도서관에는 책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멋진 인형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차창 밖의 정원을 보며 책을 보는 기분이 어떨까요?
책이 저절로 술술 읽어지고, 머릿속에 쏙쏙 온갖 지식이 들어올 것 같습니다.
교실 창가에 놓여 있는 동물 인형들...
이 교실은 때로는 한 개로, 필요에 따라 두 개로 나뉘어 수업을 할 수 있습니다.
5학년 아이들의 수학 수업 시간,
두 명의 보조 교사가 아이들의 활동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에 임하는 태도는 참으로 자유롭습니다. 경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특수학급 들어가는 문에 붙어있는 로고입니다.
여기는 학셍이 3명 있으면 학급 동물은 비버인 모양입니다.
우리 나라 특수학급도 사실은 잘 꾸며져 있습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씽크대와 냉장고, 그리고 아이들이 편안하게 수업할 수 있는 분위기로 꾸며져 있지요.
이곳 핀란드의 특수학급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일반 교실은 전혀 그렇지 않지요. 그것이 좀 안타깝습니다.
수업일정표 등이 붙여져 있는 벽....
이상하게 우리나라 교실 벽보다 깔끔한 느낌입니다.
왜 그럴까요?
학교를 다 돌아보고 난 후....
처음과 같이 함께 모였습니다.
학교 시설을 돌아보기 전, 우리는 여기 모여 각종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많이 생각하고 느꼈지요.
금요일이면 스크룁베리 학교 아이들은 이곳에 모여 노래를 하거나 공연을 하거나 등 특별 수업을 한답니다.
특별 수업을 받는 아이들은 모두 50명, 2명의 교사가 주로 음악 체육을 가르치지요.
이곳에서는 때로 저녁 수업을 하기도 한답니다.
초중등학교는 평준화되어 있으면, 일제고사는 전혀 보지 않으며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은 딱 한 번 있다고 합니다.- 이건 우리 나라 아이들이 부러워할 점...
선행학습이 전혀 없다는 것- 이 사실을 알면 우리 나라 아이들, 이곳으로 전학오고 싶어하겠죠?
월~ 목요일까지는 숙제가 있지만 금요일부터는 숙제가 없다는 사실- 주말에 잘 쉬어야 충전이 된다는 원리...
자연을 벗삼아, 자연과 더불어 생활할 수 있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고 있는 이 나라...
어쨌든....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교사가 명예직으로서 보수가 많지는 않지만, 자긍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가장 부러웠지요.
주당 25시간의 수업을 하지만, 행정 업무를 맡지 않는다는 것도 부러웠고요.
교사 평가의 경우 자기 평가를 한다는 것도...
스트룀베리 학교 전경입니다.
소박하고 수수한 2층 건물...
하지만 그 속에서는 핀란드 아이들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적은 핀란드에서는 어린이가 하나의 소중한 자원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교육에 그렇게도 심혈을 기울이나 봅니다.
점심을 먹은 후엔....
올라리 중고등학교에 갔습니다.
올라리 고등학교에 간 것은 사진 올리는데 너무 시간이 걸려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이 학교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이들이 교복을 입지 않아 무척 자유로워보였습니다.
여자 교장 선생님이 직접 나와, 조그만 강당에서 직접 학교 소개를 해주셨지요.
핀란드의 교육체계에서부터 올라리 중고등학교에서 주력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열성적으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곳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수학과 과학...
오후 2시 30분이 되자, 교장 선생님은 수업이 있다면서 황급히 가셨고,
대신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이 꺽다리 학생이 우리 일행을 안내했습니다.
한국 노래도 부를 줄 알고,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역시 소녀시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서슴없이 건넵니다.
K-POP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포스터...
올라리학교 교내 곳곳에 붙어있는 이 포스터는 무엇이냐 하면요.
그래도 읽어보자면 '뭉키남 스타일'입니다.
뭉키는 핀란드 도우넛을 말하는 것이고요. 강남스타일을 본따 뭉키남 스타일이라고 한 것이지요.
이 학생들은 활동을 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도우넛을 팔고 있답니다.
선전을 하기 위해 이렇게 포스터를 만든 것이죠.
올라리 중고등학교 앞에서 한 장 찰칵!
이번 여행 룸 메이트입니다. 우리 초등샘 중에서 가장 나이 어린 샘입니다. 어찌나 똑똑하고 센스있는지 몰라요. 예의도 바르고요.
핀란드 교육에 대해서
샅샅히 알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참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아무쪼록 우리나라의 교육 혁신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교사들도 더욱더 노력해야겠지요.
우리나라 교육을 위해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첫댓글 ㅎ~, 거 당장 수입해오시오.
어제 서예수업하고 들어오다 포천시내 체육공원에 텅빈 롤러 스케이트장을 발견하고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어요.
우리때는 여름엔 염전가 수영하고, 겨울엔 스케이트장 가고 했는데,
'요즘애들은 놀지도 않고 공부하면, 우리나라를 엄청 잘사는 부자로 만들까?'하며 걍 씁쓸한 미소가 ...
밤 늦은 시간에 여행기 올리셨네요^^ 반가워요ㅋㅋ이따가 자세히 읽어봐야 겠어요~지금은 버스타고 출근중^^
선생님의 여행수기를 읽기 위해서~ 따로 시간을 내어서 찬찬히 보고 있어요^^ 그냥 쓱~ 보기에는 너무 볼 것들도 많고, 정보도 많아서요~^^ 글과 사진으로 자극을 팍팍 받게 되네요~~^^ 먼 곳에서 이렇게 실시간으로 좋은 정보 주시는 분은 선생님밖에 없어요~~ 또 한번 놀랬어요~^^ 대단대단~~
제가 여행을 하고있는듯 합니다
저도 이따가 저녁때 다시 자세히 읽어보아야 겠어요
오늘 수업이 있어서요...
부끄럽습니다. 자세히 읽으신다고 하니...여행지에서 쓴 것이라 서툴고 그렇습니다용~~
물감 묻은 붓, 앞치마, 연필통..마치 무슨 대학교 미술실 같네요. 그 유명한 북유럽 예술가들이 그냥 나온 게 아니네요.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게 아니라 놀러가는 것....그러니 예술가가 나올 수 밖에 없지요.
빨간소파... 그 하나에서 모든 것을 본 기분입니다.
예, 빨간 소파가 그 모든 걸 말해주지요!
그저 부럽다는 말 밖에...우리나라 교육은 언제쯤 바뀔까요?
희망을 가져보기는 하는데....글쎄요...암담합니다. 아직도 먼 것 같아서...ㅠㅠ
행복과 자유가 그대로 전해집니다
우리나라도 어서어서 이러해야할텐데요
그렇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