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54 ‘검찰 인사’와 ‘사당 쥐’ 이야기
휴헌 간호윤 ・ 2024. 5. 17. 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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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와 '사당 쥐' 이야기 - 인천신문
\'원칙 수사\' vs \'기습 인사\', \'검찰 고위직 인사\'에 \'김건희 방탄 논란\'…갑자기 검찰 인사가 단행되었다. 그것도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된 인사였다. 누가 보더라도 검찰 인사를 통하여 \'김건희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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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헌(休軒) 간호윤(簡鎬允)의 ‘참(站)’54
‘검찰 인사’와 ‘사당 쥐’ 이야기
‘원칙 수사’ vs ‘기습 인사, ‘검찰 고위직 인사’에 ‘김건희 방탄 논란’…갑자기 검찰 인사가 단행되었다. 그것도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된 인사였다. 누가 보더라도 검찰 인사를 통하여 ‘김건희 소환을 막아보려는 심사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선거에서 안 철수한다던 한 여당 의원도 “국민 오해할 검찰 인사 유감”이라고까지 하였다. 오죽하면 갑작스러운 검찰 인사이동에 당혹한 조중동도 혹평 일색이란다.
이계(耳溪) 홍양호(洪良浩,1724~1802) 선생의 『한거록(閒居錄)』(『이계집』 제8권, 시(詩)에 보이는 「관조탁목(觀鳥啄木,새가 나무를 쪼는 것을 보다」이란 오언고시(五言古詩, 한 구가 5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시)가 있다. 시는 이렇다.
「나무를 쪼고 또 쪼니 / 벌레가 나무속에 들어가 숨어서라네 / “나와 너는 아무 원한 없는데 / 어찌하여 와서 학대하느냐?” /새가 말하길, “너의 죄가 참으로 크도다 / 천지신명이 용서치 않으리라 / 나무속에서 숨어지내며 / 도리어 나무속을 갉아먹지 / 밖에서는 껍질을 벗겨먹고 / 안으로는 진액을 빨아먹어 / 끝내는 화려한 마룻대 될 재목을 / 텅 빈 밑동만 남겨놓지 / 형세는 쥐가 사당에 숨어든 것과 같고 / 걱정은 뱀이 지붕을 뚫는 것보다도 심하니 / 몸을 맡김이 어찌도 그리 교묘한지 / 주둥이 놀려 마음껏 배 채우며 즐기더구나 / 나는 나무에 해를 입히는 요물을 없애려 함이지 / 네 살이 맛있어서가 아니니라.”」
이계 선생은 뛰어난 문장, 행정과 현실의 문제에 식견이 뛰어난 경세가(經世家)였다. 선생은 이용후생의 사유를 통해 나라와 민생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한 개명적 지식인이었다. 그는 나라를 나무에, 간신을 나무벌레에 비유하였다. 그러고 벌레가 나무의 진액을 빨라먹는 형세를 “세동서의사(勢同鼠依社, 쥐가 사당에 숨어든 것 같다)”라 한다.
이 말은 『안자춘추 내편 문상』에 보인다. 제 경공(齊景公)이 안영(晏嬰)에게 나라를 다스리는데 근심거리가 무엇이냐고 묻자 안영은 이렇게 말한다. “무릇 지신사당은 나무를 엮은 다음 여기에 흙을 발라서 짓는데 쥐가 이곳에 숨어들면 불을 때자니 그 나무가 타버릴까 걱정되고 물을 대자니 바른 흙이 무너질까 걱정하여 이 쥐를 죽이지 못하니 그 까닭은 사당 때문입니다. 무릇 나라에도 역시 이런 쥐가 있는데 임금의 측근들이 바로 그러합니다[夫社束木而塗之 鼠因往託焉 熏之則恐燒其木 灌之則恐敗其塗 此鼠所以不可得殺者 以社故也 夫國亦有焉 人主左右是]”라 한다.(『한비자』권13 「외저설우상」에는 제 환공이 관중에게 묻는 것으로 되어있다.)
안영은 권력자[社:토지신을 모시는 지신사당]를 등에 업은 간신 무리들[鼠:쥐]로 권력의 비호를 받으면서 온갖 국정을 농락하며 농간을 부리는 간사한 무리들을 경계하고 있다. 쥐[간신]가 생존하고 번식케하는 비호처는 바로 사당[권력자] 때문이다.
시의 뒤는 이렇게 이어진다. 「벌레들이 우르르 피하는 모습 보이며 / 악악! 울부짖는 소리 들리는 듯 / 나무는 마침내 천수를 누리게 되었고 / 벌레도 가족을 보존하였네.」
검찰, 국민들의 걱정거리로 전락한지 오래다. ‘검찰개혁’을 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권의 시녀임을 자처하는 검찰, 혹 저 ‘사서(社鼠,사당 쥐)’가 아닌지 선생의 글줄을 잘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무도 천수를 누리고 벌레도 가족을 보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계 선생은 ‘벌레가 새를 발견하고 한시바삐 도망가 버리면 된다’고 하였다.
이미 대통령의 임기 2년은 지났고 국민 지지는 30%를 넘지 못한다. 22대 국회는 야당 192석: 여당 108석이다. 여당의 108번뇌가 없으면 정국이 어디로 흐를지 모른다. 국민이 잠시 맡긴 권력을 등에 업고 방자히 쓰다 그 끝이 어찌 되었는지는 역사를 보면 안다. 국민들이 들고 일어서는 날에는 사당도 쥐를 지켜주지 못한다. 사당을 새로 지으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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