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죠> 내일을 위한 훈련
맛깔나는 영화여행/2011 건방떨기
2011-07-04 19:52:58
<2011년 6월 30일 개봉작 / 15세 관람가 / 131분>
<소리 후미히코 감독 / 출연 : 야마시타 토모히사, 이세아 유스케>
나는 권투를 좋아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권투영화나 격투기에 관련된 영화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일의 죠>에 대한 기대도 별로 하지 않았다. 때론, 기대하지 않으면 의외로 큰 효과가 있다. 기대하지 않고 보면, 별로라서 실망하지도 않고, 기대 안한 것에 비해서 의외의 재미가 있으면, 그 재미는 어떤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내일의 죠>가 그런 영화였던 듯 하다. 이 영화, 권투에 관한 영화다. 조금 재미있을 것 같은 요소가 있다면 만화 '허리케인 죠'가 원작이었다는 것이다. 만화'허리케인 죠'는 만화에 문외한인 나조차 제목은 들었을 만큼 유명한 만화다. 만화를 좋아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만화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보지 않았을 뿐이다. 그 만화가 영화화되었으니, 그래도 나름 재미있는 요소는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는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중에, 영화가 드디어 시작된다.
죠의 등장은 그닥 화려하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싸움꽤나 쓰는 양아치 정도로 비추어진 오프닝에서 그는 주먹을 휘두른다. 곧 이어진 화면에는, 평화롭게 잔디밭에 누워있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모자에 나비가 날아와서 앉았다 이내 사라지고, 곧 이어 동네 아이들이 그의 주머니를 뒤진다. 그러나, 그는 땡전 한푼 없는 양아치. 돈 같은 건 없다는 그의 목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아이들을 향해, 그는 아이들이 놓고 간 종이비행기를 하늘로 날려보낸다. 그와 함께, 그의 꿈도 비로소 시작된다. 영화는 이렇게 고요하고 평화로운 상태에서 시작되고, 그 시작은 심상치 않았다.
죠는 단페이라는 전직 복서를 만나 트레이닝을 받게 되고, 또 리키이시라는 강적을 만나면서 복싱의 꿈을 키우게 된다. 그는 버림받은 과거에 대한 상처를 복싱으로 씻어내기 위해, 또 리키이시를 상대하기 위해 열심히 달린다. 그가 싸우는 장면을 보면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나는 쓰러지고 또 쓰러져도 일어나 싸울거야. 누가 뭐래도 나는 크로스카운터 펀치를 날릴 거야. 리키이시와의 한판을 위해서 끝까지 싸울거야. 나는 크로스카운터 펀치를 끝까지 날려, 모든 상대를 쓰러뜨릴 거야. 리키이시, 너도 예외는 아니야!"
크로스카운터 펀치란 맞아주면서 때리는 사생결단의 펀치라고 한다. <죠>는 맞고, 또 맞고, 얻어터지고, 또 터지고 계속 터지고 그러다 쓰러지지만, 펀치가 교차되는 순간, 그의 한방이 복싱계를 정복하는 그날까지 쓰러질 기세다.
영화의 내용은 대략 위와 같다. <내일의 죠>는 자주 웃기기도 하지만, 눈물을 자아내게도 한다. 권투를 소재로 한 영화에 웃음이라니. 의외의 재미가 이 영화는 분명 있었다. 또,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장면까지도 있었다. <죠>는 빈민촌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준다. 꿈이 없다면, 꿈을 만들어보자. 꿈을 만들었으면,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하자. 그리고,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분명히 언젠가는 정말로 행복하게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내일을 위한 "훈련"을 언제 어느 때든 쉬지 않고 죠가 하였듯이 말이다.
- CGV 무비패널 1+2+3기 전창수 (CGV 신작미리보기 소개글)
- 전창수의 건방떨기 (Blog.chosun.com/helpme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