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이라도 잔디가 자라거나 벼룩이 기침하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습니다.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바로 그 음의 높이를 식별해내거나(수동적 절대음감) 혹은 한발 더 나아가 들은 음을 즉석에서 그대로 부를 수 있는(능동적 절대음감)사람을 가리켜 절대음감의 소유자라고 합니다. 성인 만명 중 한 명 정도가 이 능력을 보유한다고 하지요. 동물 중에서는 명금류,박쥐,원숭이,쥐가 절대음감을 지닌다고 합니다. 하지만 절대음감이 어떻게 형성되는지,그 과정에서 어떤 유전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직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나마 밝혀진 신경학적인 연구 결과가 서로 모순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조사 방법이나 지역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겠지만, 직업 음악가의 5분의1정도가 절대음감의 소유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절대음감을 지닌 음악가라고 해서 늘 완벽하게 듣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의 음높이 적중률은70~100퍼센트 사이이고,음색이나 음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입니다. 절대음감과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청각 능력이 있습니다. 다른 음과 비교함으로써 음높이를 식별해내는 능력인 상대음감입니다. 상대음감을 지닌 가수는 쉽게 노래를 높이거나 낮춰서 부를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음과 음사이의 간격만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부르면 되니까요. 반대로 절대음감의 소유자는 기본 선율의 개별 음을 일일이 위로 혹은 아래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뛰어난 상대음감을 지닌 사람은 기본음을 머릿속에 입력해놓고,그것과 비교하면서 주어진 음들의 높이를 정확히 맞춥니다. 절대음감의 소유자에 뒤지지 않는 수준입니다. <출처: ‘쾰른음대,’클래식음악에 관한101가지 질문‘, 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