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루틴을 만들어 의미를 입혀보자
김 태 교(金泰敎)
입교 50주년! 벌써 반세기가 흘렀다. 세월이 빠르게 흘러갔다. “인생이란 백구과극(白驅過隙)과 같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인생이란 날쌘 백마가 문틈으로 달리는 것을 보는 것과 같이 빨리 흘러가는 것임을 사실로 느껴진다. 10년 후, 20년 후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또 얼마나 빨리 지나갈 것인가? 동기회에서 제시한 “100세 인생의 시대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2009년도 39사단장을 끝으로 전역 후에 성우회 안보 강사, 한국군사문제연구원장,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 본부장, 한국국방발전연구원(사단법인) 부원장,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운영위원·사무총장, 성우회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동안 군인으로서 맡은 직책에 대하여 최선을 다해 수행하였고 전역 후에도 여러 직책을 맡아서 열심히 살아왔다. 앞으로는 국가와 가족에게 늘 감사하면서, 건강하고 의미 있는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래서 삶의 끝자락이 왔을 때 담담하게 ‘내 삶의 임무를 완수했다’라고 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
유명한 골프 선수들을 보면 샷하기 전에 자기만의 독특한 루틴이 있다. 지난 8월 8일 PGA투어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주형은 “제가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늘 루틴을 지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무슨 일이든 잘 될 때까지 좋은 습관을 반복해 몸에 배면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나도 골프는 잘 못하지만 골프 시에 나만의 루틴을 정하고 있다. 일상에서도 루틴을 정하여 좋은 습관이 되도록 반복하면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 하고 희망을 가져본다.
일상에서 루틴을 정하고 있는 것은 기상, 물 먹기, 체조 및 걷기, 조식 준비, 침구정리 및 청소, 근육운동, 취침 등이다. 건강을 지키는 3대 요소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설하는 것”이다. 10시 반 취침 06시 기상을 목표로 해 놓고 융통성 있게 적용하고 있다. 잠에서 깨면 바로 일어나지 않고 누운 채로 스트레칭(팔 다리 쭉 뻗어 기지개하기, 손뼉치기와 동시에 발끝치기, 팔 다리 위로 뻗어 털기 등) 운동을 하고 일어난다. 나이 들어서 잠에서 깨자마자 바로 일어나면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손뼉치기는 손바닥, 손목, 손등, 손가락, 주먹이 포함된다. 발끝치기와 손뼉치기는 건강에 매우 좋다고 한다.
다음은 물 먹기다. 우리 몸의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물 섭취가 중요하다. 아침 공복에 찬 물이나 찬 우유를 먹는 것은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법정 스님은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그 이유는 매일 아침에 찬 물을 드신 것이 원인이라는 말을 들은 바 있다. 그래서 매일 아침에 미지근한 물, 소위 음양탕의 물을 만들어 음용한다. 음양탕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끓인 물과 찬물을 1:1 분량으로 혼합하는 것이다. 단 여름에는 찬물을 조금 더 넣고 있다. 혼합하는 방법은 끓인 물에 찬물을 넣는다. 하루 물 섭취량은 얼마가 적당할까? 자료를 찾아보니 성인 남자는 하루 1.8ℓ에서 2.1ℓ, 성인 여자는 1.5ℓ에서 1.7ℓ를 섭취하면 적정량이라고 되어 있다. 적정량은 음식물에서 수분 섭취를 제외한 량이다. 따라서 아침 공복시에 300㎖, 오전·오후·저녁에 각각 500㎖, 합계 1.8ℓ를 섭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탈수가 오면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니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경험에 의하면 하루에 물 1.8ℓ 섭취는 쉬운 일은 아니다.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다음은 아침 체조이다. 기상 후 물먹고 동네 공원으로 가서 체조와 걷기를 한다. 체조 시에 나름대로 머리부터 발꿈치까지 순서를 정했다. 중간에 까먹지 않고 전체를 다하기 위해서다. 우선 숨쉬기 운동을 하고, 손바닥을 비빈 후에 머리 전체 두드리기, 귀 마사지하기, 눈알 운동(머리는 고정한 상태에서 눈알을 최대한 좌측으로 돌려 사물을 보고 이어서 최대한 우측으로 돌려 사물 보기, 하단과 상단 보기, 좌측 대각선 하단과 상단 보기, 우측 대각선 하단과 상단 보기, 시계방향으로 돌리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기), 목 운동, 팔 운동, 가슴 운동, 허리 운동, 무릎 운동, 다리 운동, 발목·손목 돌리기 운동, 엉덩이와 항문을 끌어 올리고 아래 복부를 당겨주면서 동시에 발꿈치 들어 3~4초간 지탱하기, 끝으로 온몸 두드리고 만져주기(복부 부분 손바닥과 주먹으로 두드리기, 허리 굽혀서 팔을 뒤로하여 허리 두드리기, 엉덩이부터 다리 뒤쪽 발목까지 두드리기, 다리 바깥쪽 두드리기, 다리 안쪽 두드리기, 좌·우 어깨와 목 사이 두드리기, 뒷목 만져주기, 좌측 어깨부터 팔 바깥부분을 거쳐 손 등까지 오른 손바닥으로 두드리기, 왼팔 안쪽부분을 거쳐 손바닥까지 두드리기, 오른팔 바깥 부분과 안쪽 부분 각각 왼 손바닥으로 두드리기) 운동을 한다. 운동 시에 항시 왼쪽을 먼저한다. 생도때부터 그렇게 교육받아 왔다. 지금도 계단 오를 시에 왼발을 먼저 올린다. 어쩌다가 오른 발을 먼저 올리면 기분이 이상하다. 손흥민 아버지가 아들 손흥민에게 축구를 가르칠 때 항시 왼발을 먼저 사용하게 해서 세계적 선수가 되었다고 하니 계속 왼쪽을 먼저 사용해보자.
항문을 끌어올리고 신장을 움츠리는 것을 일명 제항축신(堤肛縮腎)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항문과 신장을 배꼽까지 끌어올린다고 생각하면서 들숨을 쉴 때 엉덩이와 항문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복부를 움츠리는 즉 복부가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날숨에는 원위치하면 된다. 나는 제항축신과 발꿈치 들기를 동시에 하고 있다. 제항축신 운동은 시간과 장소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독서하면서, 엘리베이터 기다리면서, 지하철 객차에서 서서 갈 때 이 운동을 하고 있다. 자료를 보면, 제항축신 운동을 꾸준히 하면 신장 관련 질환과 위장 계통 질병, 탈항과 치질 등을 예방하고 몸에 원기를 돋구어 주어 일종의 장생불노(長生不老)의 비법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재미있는 말이 있다. “똥구멍은 생문방(生門方)이요, 입구멍은 사문방(死門方)이다”라는 말이다. 즉 똥구멍을 잘 단속하면 활력을 얻고, 입구멍을 함부로 놀리면 낭패를 보게 된다는 뜻이다.
다음은 조식 준비이다. 코로나 펜데믹 시대에 주로 3끼를 집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한끼 준비를 직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조식 메뉴는 주로 고구마, 감자, 야채, 계란, 우유, 과일 등이고 주 1회는 오트밀이다. 조리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감자와 고구마 적당량을 씻어서 찜통에 찌거나 광파오븐에 굽거나 한다. 야채 요리는 2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첫째는 샐러드로 양상추, 브로콜리, 파프리카, 오이, 토마토 등을 잘 섞은 후에 프렌치발사믹드레싱이나 선호하는 것을 넣어면 완성된다. 두 번째는 야채볶음으로 먼저 잘게 썰은 양파와 당근을 볶아준 다음에 브로콜리, 파프리카, 고추, 토마토 등을 넣고 볶은 후에 소스를 넣어면 요리가 완성된다. 이때 토마토는 반드시 끓는 물에 데운 후에 껍질을 벗겨서 넣어야 한다. 그래야 토마토에 즙이 나오면서 야채볶음이 잘된다. 브로콜리도 끓는 물에 데운 후에 넣어야 한다. 요즘에는 옥수수와 검정약콩 나또를 추가하니 아침 식단이 풍성함을 느낀다. 옛날 할머니께서 “아침을 잘 먹어야 하루가 든든하다”고 늘 강조했던 말씀이 생각난다.
계란은 주로 삶아서 먹는데 반숙이 되도록 한다. 이것은 노하우가 필요하다. 유튜브를 보고 나름대로 응용하였다. 냄비에 계란 두 개를 넣은 후 계란이 반 잠길 정도로 물을 넣고 인덕션에서 가장 센 불(9)로 4분 정도 데우면 소리 나면서 끓게 되고 이때 바로 중불(6)로 변경하여 4분 정도 더 끓인 후에 전원을 끄고 1분 정도 대기한 후에 계란을 찬물에 넣었다가 바로 껍질을 벗긴다. 칼로 계란을 2등분하여 적절하게 반숙된 것을 볼 때면 기분이 좋다. 가족도 좋아한다. 그러나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냄비의 종류, 물의 량, 계란 크기 등 늘 변수가 있다. 간단한 조리도 과학임을 느낀다.
조식 후에 바로 침구 정리를 한다. 생도 당시에 침구 정리를 자로 재면서 정확하게 했던 생각이 난다. 그래서 비슷하게 깔끔하게 정리한다. 보기에 좋다. 그리고 집안 전체를 청소한다. 30~40분 소요되고 땀이 난다. 청소도 운동이다. 또한 집 현관에는 늘 신발을 가지런하게 놓아둔다. 외손녀가 집 근처에 사는데, 자기 집에서는 신발을 잘 정돈하지 않지만 할아버지·할머니 집에 오면 신발을 가지런하게 놓는다.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신발이 바르게 놓여있어야 집에 복이 들어온다”는 말을 믿고 있다. 라이프 코치들이 꼽는 최고의 습관이 “침구 정리하기”라고 들었다. 매일 침구 정리와 청소, 신발 바르게 놓기는 나의 습관이 되고 정체성이 되었다.
다음은 근육 운동과 체중 유지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매년 체중이 조금씩 줄어서 지금은 표준 체중 범위의 작은 쪽에 와있다. 신검 시마다 골격근량을 더 증가시켜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근육량이 매년 조금씩 줄어온 것이다. 최근 코로나로 운동량이 부족했다. “근육 부자와 적정 체중 유지는 건강한 삶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집에서 아령 운동, 팔굽혀펴기, 스쿼트, 플랭크 등의 운동을 시간을 정해 1시간 정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근육 운동, 걷기, 균형된 영양 식사, 충분한 수면,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표준 체중의 범위에 들도록 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다. 체중 관련하여 육사 입교 2차 시험 신검 시가 생각난다. 체중의 기준이 54.4kg이었다. 미달됨을 인지하고 측정 직전에 화장실에 가서 물을 엄청 먹고 체중계에 올랐는데 부족했다. 종합판정 시에 판정관이 “집에 가서 밥과 고기를 많이 먹어라”고 했다. 매일 매 끼니 만족하게 식사를 하는데 살이 찌지 않으니 체질인가 보다.
다음은 충분하고 질 좋은 수면이다. 매일 낮 잠을 20~30분 즐기고 밤에는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고 있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루틴이 필요하다. 가벼운 운동, 하루 일과 정리, 5분 간의 명상과 감사의 기도이다. 휴대폰 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취침 후 한번도 깨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 대성공이다.
상기 외에도 신문 스크랩과 사설 낭독하기, 영어·한자 공부하기, 독서하기, 책 2권 작성하기, 저녁 후 가족과 산책하기, 주 1회 한끼 단식하기 등을 목표로 정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끼의 단식은 위장을 쉬게 하고 면역력을 강화시킨다고 한다. 나름대로 일상에서 루틴을 정하여 삶의 의미를 갖고자 한다. 그래서 쌓이면 좋은 인생이 되겠지. 그러나 일상의 일탈도 필요하다. 휴일은 루틴 무시하고 1년에 2~3번은 가족과 여행을 떠나고 가끔 골프도 즐겨보자.
첫댓글 아주 유의미한 도움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지금도 생도처럼 사시는군요. 저는
되나깨나 막 사는데요.
주중에만 루틴을 지킬려고 노력하고 있고 휴일에는 저도 막무가네로 살고 있어요.
하여튼 댓글 고맙습니다.
김태교 동기님
정말 대단합니다. 저도 루틴하게 살아간다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고 보니 아직도 멀었네요. 몇가지는 바로 적용할까 합니다. 좋은 점은 배워야지요. 루틴하다는 것은 하루의 일과를 아주 짜임새 있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새얼 동기생들에게도 좋은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짜임새 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켜 줬습니다. 아마 더 건강하게 알차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교 동기님
정말 대단합니다. 저도 루틴하게 살아간다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고 보니 아직도 멀었네요. 몇가지는 바로 적용할까 합니다. 좋은 점은 배워야지요. 루틴하다는 것은 하루의 일과를 아주 짜임새 있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새얼 동기생들에게도 좋은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짜임새 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켜 줬습니다. 아마 더 건강하게 알차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뭐 그렇게 특별한 것도 없는데 대단하다고 칭찬해주니 고맙습니다.. 제주도에서 교회 세우고 팬션 운영하면서 전도하고봉사하면서 살아가시는 회장님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얼동기회 화합과 발전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해주시니 존경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늘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훌륭한 삶, 본받고 싶은 삶입니다.
그유명한 타이거가 아버지 타이거(군생활함?)로 부터 골프를 위해서 배운 최고의 샷을 유지하는 비법은 바로 루틴, 어떤 경우의 상황에서도 Pre-routine을 지키라는 거라는 가르침이 생각납니다.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비법을 전해주어 고맙소?
아버지(오랜군생활)에서 아들(역사상최고의골퍼)로 그리고 손자(시작하는쥬니어골퍼)에게 전수되는 Routine 중요성!
우리 삶속에서도 좋은 Routine을 가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