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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고양이, 두더지, 호박벌, 팬지꽃 - 세계의 일반적 연관
앞의 다섯장에서는 세계본원문제에서의 유물론과 관념론의 대립을 말했으며 물질의 일차성과 의식의 이차성에 관한 변증법적 유물론의 원리를 말하였다. 이 장부터 우리는 변증법과 형이상학의 대립을 취급하면서 물질적 세계는 어떻게 변화, 발전하며 어떤 일반적 법칙과 기본적 범주들을 가지고 있는가를 진일보 연구하려 한다. 이것도 유물론적 변증법이 대답하여야 할 문제이다.
우리들이 물질적 세계와 접촉할 때 우선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복잡다단한 화폭이다. 다윈은 ≪종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말하였다. 고양이, 두더지, 호박벌, 팬지꽃은 자연계에서 종속하는 관계가 매우 먼 동식물이다. 얼핏 보기에는 그것들이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고 아무런 연관도 없는 것 같지만 기실은 그렇지 않다.
난초과에 속하는 식물인 팬지꽃은 호박벌이 묻혀오는 화분에 의해 수정한다. 한 지방의 호박벌의 수효는 또 두더지가 늘 호박벌의 벌집을 마사버리기 때문에 두더지의 수효와 직접 관련된다. 그리고 두더지의 수효는 또 고양이의 수효와 갈라놓을 수 없다. 이리하여 고양이, 두더지, 호박벌, 팬지꽃들 사이에는 생사존망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고양이는 두더지를 잡아 먹으므로 고양이가 많으면 두더지가 적어진다. 두더지는 호박벌의 벌집을 마사버리므로 두더지가 적어지면 호박벌이 많아진다. 호박벌은 팬지꽃의 화분을 날라다 주므로 호박벌이 많으면 팬지꽃이 무성하여진다. 이 예는 자연계의 동식물이 그물코처럼 복잡한 연관 속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상 이런 복잡한 연관은 생물계뿐만 아니라 전반 자연계와 인류사회에도 존재하고 있다. 물질적 세계의 여러가지 사물, 현상, 계통, 과정은 일반적 연관과 상호제약 속에 있지 않는 것이 없다.
변증법적 관점이란 무엇인가? 형이상학적 관점이란 또 무엇인가? 유물론적 변증법은 물질적 세계의 일반적 연관성으로부터 출발하여 연관적이고 발전적이고 전면적인 관점으로 세계를 관찰함으로써 물질적 세계의 존재와 발전의 일반적 법칙을 제시하였다. 변증법과는 반대로 형이상학은 일반적 연관성을 보지 못하고 고립적이고 정지적이고 일면적인 관점으로 세계를 보며 세계를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기성사물의 우연적인 집적으로 봄으로써 객관적 세계를 왜곡하여 반영하였다. 사물의 일반적 연관성을 승인하는가 하지않는가 하는 것은 변증법과 형이상학으로 구분되는 출발점으로 된다. 엥겔스는 ≪변증법은 일반적 연관에 관한 과학이다.≫(≪자연변증법≫ ≪마르크스 엥겔스 선집≫, 한문판, 제20권, 357쪽)라고 말하였다. 유물론적 변증법의 연구함에 있어서 우리는 사물의 연관을 연구하는 데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사물의 연관의 일반성
우리가 말하는 연관은 객관적인 사물과 현상들 사이, 사물과 현상내부의 각 측면사이의 상호의존과 상호제약의 관계를 말한다. 자연계에서나 인류사회에서 나를 막론하고 이런 관계는 개별적 사물 또는 국부적 사물에만, 어느 한 기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때나, 어디에서나 다 존재하므로 일반적 성격을 띠고 있다. 지구와 태양을 놓고 말하면 양자는 서로 1억 5천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지만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태양은 지구에 대하여 거대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구도 태양에 패하여 매우 강한 원심력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가지 힘이 균형상태를 이루어야 지구가 초속 30킬로미터의 속도로 태양의 주위를 회전할 수 있다. 태양은 매분에 2.5*1018칼로리의 열에너지(500만톤의 석탄을 연소할 때 내는 에너지에 해당함)를 지구에 보낸다. 태양이 없으면 지구상의 생명도 끝장나게 된다. 농사일에서는 이런 말들을 잘한다.
≪물은 곡식의 보배이므로 곡식은 물을 떠나 살 수 없다≫, ≪곡식이 실하게 자라자면 거름이 없어서는 안된다≫, ≪소출이 있고 없음은 물에 달렸고 소출이 많고 적음은 거름에 달렸다≫ 물과 거름이 무엇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가? 그것은 물과 비료가 곡식이 자라는데 없어서는 안될 조건이어서 그것을 떠나서는 곡식이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복잡다단한 사회적 현상에서는 더구나 사물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면 국민경제의 각 부문과 환절은 모두 서로 연관되어 있고 서로 제약하므로 어느 한 부문이나 어느 한 환절에 문제가 생기면 불가피하게 다른 부문과 환절에 영향을 주게 된다.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문화, 교육을 발전시키는 조건으로 된다. 이렇게 사회적 생활의 여러 측면들이 상호 연관되어 있는 전일체를 이룬다.
이러한 예들은 일일이 다 들 수 없다. 우리들이 주위의 서로 다른 사물들을 둘러볼 때 그 어떤 사물이나 다른 기타 사물과 연관되어있어 이 사물이 변화된 원인이 되지 않으면 저 사물이 발전한 결과로 되며 이 운동계열의 한 환절이 되지 않으면 다른 한 과정의 불가분의 구성부분으로 된다. 사물들이 서로 제약하고 서로 존재하고 발전하는 조건으로 되는 이런 일반적인 연관으로 하여 인류사회, 지구 심지어 무한한 우주까지도 무수한 우연적인 사물들의 간단한 집적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하나의 통일적인 전일체를 이루게 되었다.
그러면 세계에 절대적으로 고립된 사물이 있는가? 없다.
우선, 사물은 그 어떤 것이나 모든 사물의 이러저러한 계통으로 존재한다. 이른바 계통이란 여러 가지 요소와 여러 부분이 서로 연관되어 이루어진 유기적인 전일체를 가리킨다. 사물은 그 자체가 바로 하나의 계통이면서 또 다른 한 체계의 한개 요소나 한개 측면으로 된다.
예를 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하나의 계통이지만 또 8대행성과 함께 태양주위를 회전하면서 태앙계라는 이 더욱 큰 천체계통을 이룬다. 또 예를 들면 인체는 하나의 계통이지만 그것은 또 소화계통, 순환계통, 호흡계통, 생식계통, 신경계통… 에 의하여 구성된다. 인체내의 매개 계통은 또 그 매개 요소와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를테면 소화계통은 구강, 인후, 식도, 위장, 간장과 비장 등 기관으로 구성된다. 만약 인체의 어느 한 부분을 고립시켜 고찰한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헤겔은 아주 평범하면서도 심각한 말을 하였다.
≪예컨대 사람의 손을 몸에서 떼어내면 그 이름은 그냥 손이라 할 수 있어도 기실은 손이 아니다.≫
레닌은 이 말을 좋아하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신체의 개별적 부분들은 오직 자기의 연관속에서만 그러한 부분들이다. 신체에서 분리된 손은 이름만의 손이다.≫(≪철학노트≫, ≪레닌선집≫, 한문판, 제38권, 217쪽)
기실 이 사상은 헤겔이 처음으로 내놓은 것도 아니다. 고대의 소박한 변증법적 사상에도 이것이 반영되어 있다. 고대희랍의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기원전 322년)는 부분과 전일체와의 관계를 논술할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모든 상태에서의 손 또는 어느 한 상태에서의 손을 죄다 사람의 한부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살아있고 일할 수 있는 그 손만이 사람의 한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그것이 죽은 손이라면 그것은 사람의 한부분이라고 말할 수 없다.≫(≪형이상학≫, 상무서관 1959년판, 147쪽)
보다시피 사물이 계통으로서 존재한다는 이 객관적 사실은 오래전에 벌써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다. 계통에 관한 소박한 사상은 우리 나라 고대사람들의 실천활동에 벌써 반영되었다. 우리 나라 고대천문학은 천체운행과 계절변화와의 연관 및 이런 변화와 농작물생장과의 연관을 제시하였으며 또 이에 근거하여 역법을 만들고 농사활동을 지도하는 절기를 정하였다. 계통에 관한 사상은 우리 나라의 고대와 고대희랍에서 반영되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 그리고 인류사회의 발전에 따라 사물이 계통으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이 날로 더 뚜렷하여졌으며 형이상학의 국한성이 날로 더 폭로되었다.
여러 경제부문에 의하여 극히 엄밀하게 구성된 국민경제란 이 계통은 허다한 층차를 가진 유기적인 전일체이다. 공업 계통에는 중공업과 경공업…이 있고 중공업에는 야금, 전력, 석탄, 석유, 건축재료…가 있으며 경공업에는 또 방직, 식료품, 제약…이 있으며 농업계통에는 농업, 임업, 목축업, 가금업, 어업, 충업(?業), 미생물업, 부업…이 있다. 이와 같이 층차가 많고 방대한 계통 가운데서 강철을 공업계통에서 고립시키거나 양곡을 농업계통에서 고립시킨다면 그 결과는 필연코 경제생활을 혼란하게 만들며 국민경제가 각 부문의 균형을 엄중히 파괴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사물은 또 과정으로서 존재한다 과정이란 이러한 사물이나 계통도 다 그 산생, 발전, 멸망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물질은 소멸되지 않으며 물질세계는 무한한 것이지만 구체적인 사물과 계통은 유한한 것이며 산생되고 멸망되는 것이다. 때문에 어떤 사물이든지 계통으로서 존재하는 횡적인 면이 있을뿐만 아니라 과정으로서 존재한 종적 면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좌우와의 횡적 면의 연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내려오는 종적 면의 연관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강철공업의 발전은 국민경제 각 부문과의 균형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강철공업자체의 발전의 역사적 연관도 있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 나라의 강철생산량은 1949년에는 15만 8천톤, 1952년은 135만톤, 1978년에는 3,178만톤, 1979년에는 3,448만톤이었다. 강철공업의 중요성을 고립적으로 강조하면서 역사적 연관을 무시하고 ≪빨리 하자≫는 구호들을 함부로 제출할 수 있으며 너무 높은 지표를 함부로 제기할 수 있는가? 그렇게 할 수 없다.
강철공업의 발전은 각 부문의 균형관계의 제약을 받는 동시에 자기의 기초의 제약도 받게 된다. 모든 사물은 다 자기의 역사적 발전 속에 존재하므로 역사적 연관을 떠나게 되면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것으로 변하게 된다. 우리는 4개 현대화를 실현하려면 우리 나라의 실정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고 늘 말하는데 우리 나라의 실정에는 바로 역사적 연관도 포함된다.
연관과 발전, 두가지 발전관
앞에서 사물은 과정으로서 존재한다고 말했는데 이것은 사물의 운동, 변화 및 발전 문제와 관련된다. 발전이란 무엇인가? 발전이란 바로 연관이며 사물의 종적 연관, 역사적 연관, 전진과정에서의 새것과 낡은 것과의 연관이다.
운동이란 무엇인가? 앞에서 유물론의 원리를 이야기할 때 운동은 물질의 고유한 속성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면 물질은 또 어째서 운동하게 되는가? 엥겔스는, 전반 자연계는 각종 물질이 상호 연관되어 있는 체계라는데 대하여 언급할 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런 물체들이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이것은 그것들이 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과 바로 이런 상호작용이 운동을 구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자연변증법 ≫. ≪마르크스 엥겔스 선집≫, 한문판, 제3권, 42쪽)
우리는 역학적 운동으로부터 사회적 운동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운동을 통하여 물질의 운동은 바로 사물이 상호연관 속에서 서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변화란 무엇인가? 변화란 운동의 철학적 개념으로서 단순한 위치적 이동으로부터 사유의 변화에 이르기까지의 우주의 모든 변화를 망라한다. 그러나 모든 변화가 다 발전인 것은 아니다.
그러면 또 발전이란 무엇인가? 변화에는 양적 변화도 있고 질적 변화도 있다. 사물이 양적 변화를 톨대로 하여 질적 변화를 일으키고 낡은 질이 새로운 질로 전화하고 전진과정에서 새로운 사물이 나타날 때에야만 발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런 발전만이 변증법에서 말하는 발전이라 할 수 있다.
발전을 보는 면에서 서로 대립되는 두가지 견해가 있다. 형이상학적으로 사물을 보면 발전은 바로 양의 증가와 감소이며 한가지 사물은 같은 사물을 거듭 산생할 수 있을 뿐 다른 사물로는 전화할 수 없으며 근본적 성질의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인정하게 된다. 이런 관점은 입으로는 부득불 발전을 승인하지만 사실에 있어서는 사물의 발전을 부인한다. 변증법은 연관의 견지에서 사물을 보면서 발전이란 바로 양적 변화로부터 질적 변화에 이르며 낡은 사물이 새로운 사물로 전화하며 단순한 데로부터 복잡한 데로, 저급적인 데로부터 고급적인 데로 전진하고 변화하는 것이라고 인정한다. 유물론적 변증법은 일면적 폐단이 없는 발전에 관한 학설이다.
이상에서 보다시피 유물론적 변증법은 연관에 관한 과학이며 따라서 발전에 관한 과학이다.
요컨대 계통과 과정으로서 존재하고 있는 세상의 온갖 사물은 가로세로 교착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절대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사물은 종래로 없다. 유물론적 변증법을 놓고 말하면 사물의 일반적 연관을 승인하는가 안하는가 하는 것이 문제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다종다양한 연관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로 된다. 이런 연관이 사물의 존재와 발전에 대하여 어떠한 의의를 가지는가? 이제부터 이 문제에 대하여 한층 더 깊이이 야기 해보기로 하자.
사물의 연관형태의 다양성
사물과 현상의 연관은 일반적일 뿐만 아니라 그 형태와 성격도 다종다양하다. 사물의 연관의 형태와 성격의 다양성은 물질과 운동의 형태 및 관계의 다양성에 의해 결정된다. 부동한 각도에서 말하면 연관은 직접적 연관과 간접적 연관, 본질적 연관과 비본질적 연관, 주요한 연관과 차요한 연관, 필연적 연관과 우연적 연관, 내적 연관과, 외적 연관 등등으로 나눌 수 있다.
사물의 연관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직접적 연관과 간접적 연관이다. 직접적 연관이란 사물과 현상사이에 그리고 사물과 현상 내부의 부동한 측면사이에 중간환절을 거치지 않고 생기는 상호의존과 상호제약의 관계를 가리킨다. 이런 연관은 비교적 뚜렷하다. 간접적 연관이란 중간환절을 거쳐야만 상호작용이 생길 수 있는 연관이다. 이런 연관은 비교적 곡절적이고 우회적이다.
우리 나라 고대의 적지 않은 우화들에는 이 측면의 사상들이 반영되어 있다. 이를테면 ≪성문에 불이 일어나는 바람에 못속의 고기들이 다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지방의 성문 밑에 못이 있었고 못에는 고기들이 놀고 있었다. 어느날 성문에 갑자기 불이 일어났다. 고기 한마리가 이것을 보고 ≪야단났다. 성문에 불이 붙었다. 어서 빨리 달아나자≫고 크게 소리쳤다. 그러나 다른 고기들은 성문에 불이 일어났기로 못과 거리가 먼데 그리 놀랄 필요가 없다고 여기었다. 그리하여 소리치던 고기를 제외한 다른 고기들은 다 달아나지 않았다. 이때 사람들은 불을 끄느라고 물통들을 가지고와서 못의 물을 퍼갔다. 얼마 후 불은 껐으나 못의 물이 다 말라 못속의 고기들이 죄다 죽어버렸다. 이 이야기는 불-물-고기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못의 물이 성문의 불을 끌 수 있는 것은 직접적 연관이다. 고기와 성문에 일어난 불은 간접적 연관인데 이것은 못의 물이란 이 중간환절을 거쳐 가지게된 연관이다.
직접적 연관과 간접적 연관에 의하여 사물의 일반적 연관이 이루어진다. 한 사물과 다른 사물은 직접적으로 서로 연관되지 않으면 간접적으로 서로 연관된다. 전혀 연관이 없는 사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물의 직접적 연관과 간접적인 연관은 흔히 한데 뒤엉켜있어 일련의 전화과정으로 표현될 수도 있고 고리마다 서로 맛물리는 연쇄로 표현될 수도 있다. 총체적으로 말하면 하나의 복잡한 연관의 그물을 이루고 있다.
사물의 연관은 그 성질에 의하여 또 본질적 연관과 비본질적 연관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런 구분은 중요하다. 본질적 연관은 사물의 내적인 필연적 연관이며 사물의 발전과정에서 꾸준히 반복적으로 작용하는 요소이다. 속담에 ≪호박 심은 데 호박이 나고 콩 심은 데 콩이 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정상적인 조건 하에서 호박씨와 콩씨를 심으면 호박과 콩이 열린다는 것을 말해준다. 호박씨, 콩씨와 열린 호박, 콩 사이의 연관은 본질적 연관이다. 같은 호박씨를 심었는데 큰 호박이 열릴 수도 있고 작은 호박이 열릴 수도 있는 것은 본질적 연관이 아니다. 사회주의사회와 공산주의사회사이의 연관도 역시 본질적 연관이다. 그것은 사회주의사회를 거쳐야만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이상적 경지인 공산주의사회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의 길을 떠나 다른 길을 찾는다면 혼란과 후퇴외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보다시피 본질적 연관은 사물의 필연적이며 확정적인 연관이며 사물의 발전과정에서의 합법칙성의 표현이다. 비본질적 연관은 사물의 외적인 우연적 연관이며 사물의 발전과정에서 쉽게 사라지는, 잠시적으로 작용하는 요소이다. 이를테면 사회주의사회의 발전과정에서도 커다란 좌절과 후퇴가 나타날 수 있다. 우리 나라 30여년간의 사회주의건설과정에서 두차례의 좌절이 있었으니 특히 문화대혁명의 10년내란은 한차례의 커다란 좌절이었다. 이 침통한 역사적 교훈을 총화할 때 우리는 이 모든 것이 당시 몹시 유행되던 개인숭배와 사회주의제도사이에는 본질적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얻어낼 수 있는가? 얻어낼 수 없다. 그것은 사회주의제도하에서 꼭 개인숭배를 하여야 한다는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개인숭배라는 이런 현상과 사회주의제도사이의 연관은 필연적이고 본질적인 연관이 아니라 우연적이고 비본질적인 연관이다. 개인숭배는 사회주의제도 자체에 의해 조성된 것이 아니다.
이와는 반대로 그것은 사회주의제도의 본질과 어울리지 않으므로 반드시 극복하여야 한다. 사회주의의 현실생활 속에서 나타난 이런 현상은 다른 한 연관에 의하여, 즉 정치생활이 건전하지 못하고 봉건적 잔재사상의 영향이 존재하는 등 원인에 의하여 조성된 것이며 사회주의제도가 아직 완전하지 못한데 의하여 조성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노선을 올바르게 하고 알맞는 개혁을 하며 사회주의제도를 점차 완전하게 한다면 피면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본질적인 연관과 비본질적인 연관을 구분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폐단을 폭로할 때 사회주의제도까지 부정한다면 그것은 대단히 옳지 못한 것이다. 보다시피 본질적 연관과 비본질적 연관을 구분하는 것은 실생활에 있어서 아주 필요한 것이다.
사물의 발전과정에서 같지 않은 연관은 같지 않은 역할을 한다. 직접적 연관은 사물의 발전행정에 직접적으로 제때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간접적 연관은 사물의 발전에 간접적이고 굴곡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본질적 연관은 사물발전의 방향과 길을 결정하지만 비본질적 연관은 기정적인 방향에서 어느 한 사물의 발전과정을 촉진 또는 지연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사물연관의 여러가지 형태와 각이한 역할은 객관적 세계로 하여금 천태만상의 화폭과 무궁무진한 변화를 나타내게 된다.
법칙은 사물의 본질적 연관이다
사물의 다종다양한 연관에도 주의를 돌려야 하지만 본질적 연관을 잘 포착하는데 더욱 주의를 돌려야 한다. 왜냐하면 본질적 연관은 외적이고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사물발전의 내적인 필연적 추세를 똑똑히 가리켜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의 임무는 바로 사물과 현상사이의 본질적 연관을 밝히고 사물발전의 내적인 합법칙성을 천명하는데 있다. 유물론을 취급할 경우에는 우리는 법칙을 객관적인 것이라고 말하며 변증법을 취급할 경우에 법칙을 사물의 본질적이며 내적이며 필연적인 연관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여 법칙은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첫째, 주관과 객관과의 관계로 말하면 법칙은 객관성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법칙은 객관적 사물에 고유한 것이다. 법칙은 객관적 사물 밖에 있는 어떤 선천적인 형태도 아니고 사람이 객관적사물에 부여한 것도 아니다. 인간이 법칙을 인식하든지 말든지간에, 좋아하든지 말든지간에 법칙은 언제나 존재하며 또 불가항력적인 힘으로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생산력성격에의 생산관계의 필수적적응의 법칙은 자산계급의 의사에 의하여 좌우되지 않고 작용하며 그 결과는 필연적으로 자본주의제도가 사회주의제도에 의하여 교체되게 된다. 우리 나라에서 ≪가난한 채로 이행할 것≫을 주장하던 사람들에 대하여도 이 법칙은 언제나 그들의 주관적 염원과 맞서서 그들을 도처에서 골탕먹게 하였다.
둘째, 기타 여러 가지 연관형태와 비교하여 볼 때 법칙은 또 필연성, 반복성, 안정성, 일반성, 등 특점을 가지고 있다. 필연성이란 항거할 수 없는 추세와 꼭 그렇게 되어야 할 경향을 가리킨다. 예를 들면 사회주의제도가 결국 자본주의제도를 타승하게 된다는 이것은 필연적인 것이다. 사회주의라는 이 배는 세찬 풍랑 속에서 위험한 역경에 수없이 부딪친다 하여도, 굴곡적인 길을 수없이 걷는다하여도 나중에는 기필코 빛나는 목적지에 승리적으로 도달할 것이다. 반복성은 동일한 조건 하에서 법칙이 표현하는 연관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서 표현된다. 현상은 다양하고 변하기 쉬운 것이지만 법칙은 현상 속에 안정되어 있는 것이다. 일반성은 법칙이 동일한 성격의 사물과 조건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데서 표현된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놓고 말하면 그것은 두 물체사이의 인력의 크기는 그것들의 질량의 승적과는 정비례하고 그것들간의 거리의 평방과는 반비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법칙은 지구상의 물체에 적용될 뿐만 아니라 우주 속의 방대한 성단에도 적용된다. 물론 법칙의 일반성에는 그 상대성도 있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과 같은 것은 전반 자연계에서 작용하며 생물계의 유전 및 변이의 법칙과 같은 것은 일부 물질의 운동형태에서만 작용하며 생산력성격에의 생산관계의 필수적 적응의 법칙과 같은 것은 전반 인류사회에서 작용하며 자본주의사회의 잉여가치법칙과 같은 것은 어느 한 사회형태에서만 작용한다. 오직 하나의 법clr만이, 즉 유물론적 변증법의법칙만이 자연, 인류사회 및 사유에서 일반적으로 작용한다.
유물론적 변증법은 일반적 연관에 관한 과학이다
우리는 본 장의 벽두에서 변증법은 일반적 연계에 관한 과학이라고 한 엥겔스의 말을 인용한 적이 있다. 사물은 상호 연관되어 있으므로 상호연관 속에서만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 사물을 인식한다는 것은 사실상 사물의 상호연관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각 분야의 특수적 연관을 반영하는 것은 여러 구체적 과학의 임무이다. 예를 들면 물리학은 전기, 열, 빛 등 면의 연관을 연구하고 생물학은 생물의 유전과 변이 등 면의 연관을 연구한다. 변증법이 반영하는 것은 사물의 일반적 연관이다. 엥겔스는 변증법을 ≪자연, 인류사회 및 사유의 운동과 발전의 일반적 법칙에 관한 과학≫(≪반듀링론≫, ≪마르크스 엥겔스 선집≫, 한문판, 제3권, 181쪽)이라고 규정하였다.
이러한 일반적 법칙은 대립물의 통일의 법칙,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의 법칙, 부정의 부정의 법칙 및 변증법의 범주를 망라한다. 변증법의 기본법칙을 구성한 대립과 통일,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 긍정과 부정도 모두 변증법의 기본범주이다. 이밖에도 개별과 일반, 본질과 현상, 내용과 형식, 원인과 결과, 필연과 우연, 가능성과 현실성 등 범주를 망라한다. 부동한 측면으로부터 객관적 세계의 연관을 제시한다. 이 여러 쌍의 범주는 다 기본법칙에 대한 보충으로 된다. 세개의 기본법칙 가운데서 대립물의 통일의 법칙은 가장 근본적인 법칙이며 변증법의 실질과 핵심이다. 유물론적 변증법의 범주들도 다 대립물의 통일로서 사물의 모순의 연관을 반영한다.
우주의 가장 일반적인 법칙으로서의 유물론적 변증법의 법칙은 모든 영역에 다 적용된다. 그러나 변증법의 법칙은 결코 개개의 영역의 특수적 법칙을 대체할 수는 없다. 그것은 여러 구체적 과학에 과학적인 세계관과 방법론을 제공할 뿐 절대로 그 여러 구체적 과학 자체의 연구를 대체할 수는 없다.
형이상학은 변증법과 대립되는 그릇된 세계관이며 방법론이다.
형이상학은 사물의 일반적 연관을 부정하고 세계의 온갖 사물을 아무런 연관도 없는 고립적인 것으로 보며, 연관을 승인한다 하더라도 외적인 우연적 연관만을 승인하고 그 내적인 필연적 연관을 승인하지 않는다. 이러한 고립적이고 정지적이고 일면적인 사유방법은 계통과 과정으로서 존재하는 객관적 사물의 본래의 모습에 부합되지 않는다. 그러나 형이상학적 사유방법도 그 유래를 가지고 있다. 서방에 있어서 그것은 근대자연과학의 초기단계의 연구방법의 국한성을 반영하였다. 세계의 정경을 인식하는 면에서 소박한 변증법적 사상을 갖고 있은 고대희랍의 철학자들은 현상총체의 일반적 성격을 정확히 포착하였으나 그 세부적인 것들은 알지 못하였다.
이러한 세부적인 것들을 심도있게 요해하기 위해 I5세기 후반기에 흥성된 근대과학은 자연계를 여러 부분과 부류로 분해하여 연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자연계의 사물과 과정을 광범위한 총적 연관 밖에서 고립적으로 고찰하는 습관을 남겨놓게 되었다. 이러한 고립적이고 정지적이고 일면적인 관찰은 특정적인 국부에 대한 연구를 한층 더 심도있게 하였다. 그러나 그것을 철학적 사유의 일반적 원칙으로 삼아 세계를 관찰하고 문제를 처리하게 되면 극히 해로운 것이다. 자연과학의 진일보의 발전은 형이상학의 국한성을 타파하고 근대변증법의 사유방법이 나타나게 하였다. 현세기 40년대로부터 자동조종기술의 발전의 수요에 따라 계통론은 조종론, 정보론과 함께 날로 사람들의 중시를 받고 있다.
계통론은 사물의 일반적 연관의 특점을 진일보 연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근년에 와서 과학발전, 생산실천, 사회실천이 날로 복잡한 계통으로 심입됨에 따라 새로운 과학, 즉 계통공정이 형성되었다.
이 과학은 일반적 연관의 관점으로부터 출발하여 복잡한 계통을 의식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통일적으로 계획하고 고루 돌보며 전면적으로 계획하며 국부를 전반에 복종시키는 등 효과적인 방법을 계통화, 정밀화하고 있으며 또 그것을 수학적 언어로 표달하고 있다. 지금 계통공정의 방법은 이미 상당히 널리 쓰이며 공사설계, 기업과 국민경제의 관리, 군사지위 등 계통에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있다. 공동소유에 기초하여 계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사회주의사회에서, 우리 나라의 4개 현대화건설에서 계통공정의 방법은 사회적생활의 각 분야에 심입하여 날로 더욱 큰 역할을 발휘할 것이다. 계통론의 발전은 철학에 있어서 일반적 연관에 관한 유물론적 변증법의 관점의 정확성을 진일보 실증하였으며 동시에 이런 관점을 발전시키기 위한 과학적인 중요한 사상자료를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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