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제망매가(祭亡妹歌)도솔가/월명사(月明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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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제망매가(祭亡妹歌)
도솔가 / 월명사
신라 경덕왕 때
월명사(月明師)가 지은
10구체 향가(鄕歌)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원문(原文)
生死路隱 此矣 有阿米 次肸伊遣
吾隱去內如辭叱都 毛如云遣去內尼叱古
於內秋察早隱風未 此矣彼矣浮良落尸葉如
一等隱枝良出古 去如隱處毛冬乎丁
阿也 彌陀刹良逢乎吾 道修良待是古如
현대어(現代語) 풀이
죽고 사는 길 예 있으매 저히고
나는 간다 말도 못다 하고 가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질 잎다이
한 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누나
아으! 미타찰(彌陀刹)에서 만날
내 도(道) 닦아 기다리리다.
(양주동 풀이)
죽은 누이의 명복(冥福)을 비는 노래로,
적절한 시어(詩語)의 선택과 표현법으로
죽음에 대한 서정(抒情)을 담고 있다.
≪삼국유사≫ 권5 감통(感通)7
‘월명사(月明師)
도솔가조(月明師兜率歌條)’에 실려 있다.
기록에 따르면 죽은 누이의 명복(冥福)을 비는 노래로,
작가가 재(祭)를 올리며 이 노래를 지어 불렀더니
홀연히 바람이 불면서 지전(紙錢)을 날려
서쪽(서방 극락세계 방향)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이 지전(紙錢)은 죽은 자에게 주는 노자(路資)로
지금도 장송(葬送) 때 볼 수 있는 것으로
꼭 불교 의식에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죽은 뒤의 세계(世界)라고 하여
현세(現世)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 데서 나온 의식(儀式)이다.
이 향가(鄕歌)는
죽음에 부닥쳐서 죽은 자(者)의, 그것도
골육(骨肉)인 누이의 명복(冥福)을
빌기 위한 것이다.
그 명복(冥福)은 막연한 것이 아니고,
월명(月明)이 승려(僧侶)이기 때문에
사후(死後)의 세계(世界)를
불교적으로 관상(觀賞)한 것으로,
서방극락정토(西方極樂淨土),
무량수(無量壽)를 누릴 수 있는
죽음이 없는 영원한 삶의 세계(世界)로
가기를 빈다.
즉, 그곳만이
가야 할 사후(死後)의 세계(世界)이고,
현세(現世)의 삶이란 그곳에 가기 위한
준비의 시간(時間)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막상 죽음에 다다랐을 때,
그것도 골육(骨肉)과의 사별(死別)에 임했을 때,
월명(月明)은 죽음의 현장성(現場性)을 느낀다.
인간(人間) 세상이란 죽음과 삶이
명확히 분리(分離)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혼융(混融)되어 있는 것으로서,
살아 있는 월명(月明)이
죽어가는 누이를 보는 것이다.
그 때 살아 있는 자신의 죽음을
누이를 통해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질 잎과 같이
한 가지에 태어나고,
가는 곳을 모르누나’ 하여,
죽음에 대한 서정(抒情)을
비유(比喩)로써 구체적으로
형상화(形象化)하여 죽음을
절감(切感)한다.
그러한 형상화(形象化)는
누이의 죽음으로
더 한층 짙게 인식(認識)된다.
‘어느’란
정해진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있는 시간으로,
시시(時時)로 닥쳐 오는 죽음을
인식(認識)하게 해 준다.
죽음 앞에 서 있는
동류의식(同類意識)의 표현(表現)인
‘한가지에 태어나고’는
현상적으로 인식(認識)되지만,
죽음에서는 그것은 미지(未知)의
세계(世界)이다(가는 곳 모르누나).
이것은 불교(佛敎)의
윤회사상(輪廻思想)에 바탕을 둔
무상인간(無常人間)의
변하여 달라짐을 말하는 것 같으나,
오히려 원고적(原古的)인
사후(死後)의 관념(觀念)이다.
그래서 가는 곳을 비유(比喩)하여
‘이에 저에’라 표현(表現)하였다.
육도환생(六道還生)이라는
교훈적(敎訓的)인 종교(宗敎)의
내세관(來世觀)에서 보다는
삶 자체가
하나의 나뭇잎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생의 허무감(虛無感)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허무감(虛無感)은
결국 종교적으로 귀의(歸依)하게 한다.
그래서
“미타찰(彌陀刹 :*아미타불이 있는 극락세계)에서
만날 내 도(道)닦아 기다리리다.”하여
인생의 허무감을 *아미타불(阿彌陀佛)에
귀의(歸依)함으로써
종교적으로 승화(昇華)시킨다.
*무량수(無量壽)를 누릴 수 있는
미타찰(彌陀刹 :*아미타불이 있는 극락세계),
서방극락쟁토(西方極樂淨土)에는
인간(人間) 누구나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 가서 누이를 만나기 위해서는
도(道)를 닦으며 기다려야 한다.
즉, 누이는 이미 그곳에 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원(祈願)으로,
기원(祈願)하는 바를 이루어진 결과로
표현(表現)한 것이다.
여기에 초월적(超越的)인 대상에게
기원(祈願)하는 의식(儀式) 노래로서의
특성(特性)이 나타나 있다.
한편,
이 작품(作品)은 제전(祭典)이라는
의식적(儀式的) 배경을 도외시(度外視)한다면
순수한 서정시(抒情詩)의 자질을 갖게 된다.
죽음과 삶이 혼융(混融)된
인간세계(人間世界)에서
죽음과 삶의 갈등(葛藤)을
항상 겪어야만 하는 인간(人間),
그가
느끼고 있는 삶에 대한 허무감(虛無感)등은
인간(人間)이 넘지 못할
하나의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것의 인식(認識)과 생각을
시(詩)로 표현한 것이다.
이 노래는
제의식(祭儀式)에서 죽은 자의 명복(冥福)을
빌기 위한 것이며,
나아가 극락왕생(極樂往生)을
천도(遷度)한 노래로
일종의 축(祝)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의식적(儀式的) 형태(形態)에만
얽매이지 않고, 누이의 죽음을 계기로 하여
죽음에 대한 인식(認識)과
그것에서 느끼는 정서(情緖)를 표현한
개성적인 서정시(抒情詩)이기도 하다.
적절한 시어(詩語)의
선택(選擇)과 표현법(表現法)으로
죽음에 대한 서정(抒情/敍情)을 담고 있다.
집단 감정의 표현(表現)이나
어떤 목적의식(目的意識)에 의한
공리적(功利的)인 노래가 아닌,
순수한 서정시(抒情詩)로서의
지평(地平)을 열어 주는 노래이다.
*아미타불(阿彌陀佛)
[불교] 서방 정토(淨土)의 극락세계에 머물면서
불법(佛法)을 설한다는 대승 불교의 부처.
산스크리트 어 amitabha Buddha의 음역어이다.
*무량수(無量壽)
1.한없이 오래 사는 수명
2.아미타불(阿彌陀佛) 및
그 땅에 사는 백성의 수명(壽命)은
헤아릴 수 없음을 이르는 말
참고문헌
『삼국유사(三國遺事)』
『신라시가(詩歌)의 연구』(윤영옥, 형설출판사, 1980)
「제망매가(祭亡妹歌)의 의미와 형상」
(양희철, 『국어국문학』 102, 국어국문학회, 1989)
「제망매가(祭亡妹歌)연구」
(황패강, 『국어국문학논총』, 여강출판사, 1990)
「제망매가(祭亡妹歌)의 시적 구성과 의미」
(구본기, 『한국고전시가작품론』, 집문당, 1992)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http://encykorea.aks.ac.kr/
저자/제공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http://www.aks.ac.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