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 OPEC+(플러스)가 내달부터 자발적 추가 감산에 들어간다. 이번 감산은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대규모 감산 정책과 별도로 실행되는 것으로, 총 감산 규모는 전 세계 수요의 3.7% 정도다. 이번 감산을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러시아에 밀착하고 미국에 반하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신냉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는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 악화 이후 사우디가 탈미국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사우디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에 밀착하고 있는 사우디가 '더 이상 단극의 세계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은 OPEC+가 지난해 말부터 감산 방침을 고수하면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판매 수익을 제한하기 위해 증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OPEC+ 회의가 열리기 전 사우디를 상대로 감산을 하지 말아 달라는 압박을 가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7월에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직접 만나 증산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