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인가
-설날 아침에
지난 몇 해 동안 코로나 때문에 모두 고생을 많이 했지만, 수민이는 대학교에, 형준이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잘 생활하고 있고, 서연이는 다음 달에 중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지난 화요일엔 서연이 졸업식에 갔었어요. 입학한 지 엊그제 같은데 정말 감회가 깊었어요.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많고 정말 어른스럽게 잘 자랐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서연이가 교무실에 갔더니 다른 선생님들은 책상 위에 선물이 놓여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 책상은 비어 있었대요. 그래서 빼빼로인가 초콜릿 하나와 메모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왔대요. 선생님께 감사하는 그 마음이 너무 예쁘지 않나요?
설날인 오늘은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는 주제로 덕담을 나누려고 해요. 이것은 할아버지의 생각도 그렇지만, 엊그제 KBS 아침마당에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그날 성진 스님과 하성용 신부님, 그리고 김진 목사님 등, 세 분의 강사가 나오셨어요.
혹시 우리는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낀 경험이 있나요. 누가 말해 보겠어요?
어떤 할머니는 아침에 일어나서 창가에 지저귀는 새소리를 듣는 것, 그리고 피부에 햇볕을 느끼는 것이 참 좋으며 인생의 행복이라고 하셨어요.
할아버지는 어느 날 새벽미사에서 부른 성가 한 소절이 하루 종일 따라다니며 마음을 기쁘게 한 경험이 있어요. 또 산책을 하다가 물씬 코끝에 풍기는 풀 냄새를 맡을 때도 기분이 상쾌하고 행복을 느꼈어요.
성진 스님은 ‘행복한 삶과 돈‘ 이라는 주제로 강의하셨어요. 스님의 아버지는 사업가였는데 돈을 벌면 벌수록 더 벌어야겠다는 욕망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대요. 그래서 아들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 입학하여 출가하기를 바라셨대요. 돈이 행복의 필수 조건이기는 하지만 소유하거나 자신을 위해서만 벌어서는 안 되고, 남을 위해 쓰기 위해 벌어야 행복해진다고 하셨어요.
하성용 신부님은 ’욕망과 중독‘이란 주제로 강의하셨어요. 지금 가진 것에 대해 충분히 감사하고 만족하는 감정을 가질 때 행복해지며, 더 가져야겠다는 지나친 욕망은 중독에 빠져 불행해진다고 하셨어요.
김진 목사님은 ’인간관계와 감정‘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할아버지는 오늘 아침 손주들에게 이 말씀을 전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의 삶은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 몇 안 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일이며, 이것을 인연이라고 해요. 그러므로 사람들과의 관계는 행복의 주춧돌이며, 어떻게 하면 인간관계를 잘 맺고 잘 다스릴 수 있을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김진 신부님은 3S가 필수적이라고 하셨어요. 즉, 세심함(sensitive), 부드러움(smooth), 웃음(smile) 등, 세 가지입니다.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상대방의 기분을 세심하게 살피며 부드럽게 접근하고 항상 미소를 띠어야만 한대요. 웃음은 상대방에게 공감한다는 뜻이며, 나를 받아들이게 하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행동은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는 마음에서 우러나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성경 말씀(필리피 2,3)으로 끝맺음을 할게요.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아멘.
2024. 2. 10
설날 아침, 할아버지
첫댓글 이 글은 지난 2월 8일 KBS 아침마당(목요특강)에서 세 명의 강사가 말씀하신 내용을 요약한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설날 아침, 아이들에게 덕담으로 들려준 '훈화'로 작성한 것을 가감없이 올리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