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
크리스티앙 자크 장편소설
파라오 – 인간이 통째로 우주의 어느 지점과 교통하는 전인적 가치축을 꿰뚫는
가장 고양된 의미에서의 자아의 상징
진정한 힘을 소유하고 있는 자는 왕이다.
길잡이를 믿고 따라가는 길은 얼마나 멋진가!
불이 그의 영혼을 심판할 것이다.
결정하라, 학살자. 평생을 두고 내 동지가 되든지, 아니면 날 죽여라.
그녀는 운명이 그녀에게 부과하는 세월의 무게를 받아들였다.
아무리 합당한 고뇌라 해도, 자기의 고뇌 속에 갇혀 있는 인간이
어떻게 한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겠는가?
이집트의 여름 태양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헬레네는 자신의 하얀 피부 대신에 아름다운 이집트 여자들의 구릿빛 피부를
얼마나 가지고 싶어 했는지 모른다.
자유롭게 사랑하는 여자들, 육체와 영혼 속에서 활짝 피어난 그 여자들처럼.
끊임없이 에너지가 솟아오르는 사람을 경계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평화라는 단어는 현실적인 기반이 없는, 일종의 시적 이미지에 불과하다.
신은 구체적인 대답을 주지 않는다.
힘은 나를 거쳐 지나가고, 내 가슴과 팔로 모습을 드러낼 뿐이야.
내가 만일 그 힘을 견뎌내지 못한다면 그 힘은 날 버릴 것이다.
나이가 들면 생각지도 않았던 욕망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
권력자는 자신의 이익 말고는 그 무엇에 의해서도 행동하지 않는다.
모두 가장 강한 자의 법에 복종한다.
그대는 이집트가 원하는 만큼 이집트를 사랑할 수 있는가?
외교는 모든 걸 복잡하게 만들어. 삶은 너무나 간단한 데 말이야.
선 옆에는 악이 있지. 이 둘 사이에는 어떤 화해의 가능성도 없네.
신들께서 보호해 주시며, 그에게 생명과 성숙과 건강을 주시기를.
sia – 황금색 머리띠 – 직관적 투시력
난 명성을 우습게 아는 사람이지.
훌륭한 요리사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그가 재주가 있는 사람이면, 저마다 그의 요리법을 훔치려고 나설 것이고,
그의 요리는 수많은 소문들을 만들어내겠지.
그의 정신은 그가 식품을 고르듯이 그 소문들을 분별할 수 있을 것이다.
네 운명과 싸우지 말라. 헤엄치는 사람이 강물 속으로 들어가듯
운명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도록 너 자신을 맡겨두어라.
왕이면서 동시에 현자로 남아 있기는 힘들지요.
인간은 타락하고 교활한 존재니까요.
아무리 많아도 충분치 않을 백성은 나무들뿐이다.
나무는 완벽한 선물이다.
새들과 부활하는 자들이 영혼만이 살아가는 나무들의 나라를 꿈꾸다.
나는 그대 머리카락의 그물에 걸린 한 마리 들새이오.
조화란 가장 부수어지기 쉬운 보물이다.
인간은 뱀보다 더 무서운 종이야.
조상님들은 손과 정신이 함께 일하지 않으면 사람이 나빠진다고 하셨지요.
운이라고 하는 것은 원래 자기가 보호하던 사람을 저버리게 마련인,
믿을 수 없는 것이다.
헴, ‘섬기는 자’라는 뜻의 그 숭고한 단어는
가장 겸허한 사람을 가리키는 동시에 가장 강한 자를 지칭하지 않던가요?
섬긴다는 것은 한 인간이 이룩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행동이에요.
섬김에 의해서만 충만함을 이룰 수 있어요.
사막은 땅위에 있는 저 세상이다.
시간을 무력화 시키는 영원의 집들만이 그곳에 지어진다.
모든 파라오들은 사막의 사람이어야 해요.
그러나 그의 시선은 계곡에서도 꽃을 피워야 해요.
불의는 때를 가리지 않고 아무나 후려치지요.
잘 쓰면 막대기는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귀를 뚫어주죠.
그러나 부당하게 쓰면 막대기를 휘두른 사람이 얻어맞지요.
못마땅해 한다는 것과 죄를 저지르는 것 사이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임호텝 – 최초의 피라미드 건설자
다른 사람을 시기하지 않고 그거 제 길에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지요.
시기심이란 어떤 의사도 고칠 수 없는 병이라 하셨습니다.
풍요와 번영은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흔적들이 아닌가?
사랑한다는 것은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어떤 싸움에서도 이길 수 없어.
전쟁이야말로 인류의 수치이다.
개의 충성심은 돈을 준다고 살 수 있는 게 아니지.
인간이란 과연 그들 자신의 광기 말고 또 다른 운명을 가지고 있던가요?
범인들이란 항상 범상치 않은 사람들을 억누르려고 하니까.
빛의 힘을 찬양하고 마아트의 규범을 지키는 것이
인간에게 올바름을 깨우쳐주는 것이었고,
인간을 그 이기심과 허영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었다.
악과 혼돈은 결코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네.
파라오는 용서하지 않는 법이다. 그는 다스리고 행동할 따름이다.
본능은 직접적인 지성이야.
논리는 우릴 헤매게도 하고 안심시켜 주기도 하지만, 직관은 논리를 넘어서는 것일세.
그 위에 부는 바람은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의문들에 부딪치는 일인지 말해주고 있었다.
한 사람의 목숨이 가장 귀중할 때도 있다.
악과의 타협은 재난에 이르는 길이었다. 싸우는 것 외에는 어떤 결정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누가 감히 자기 의지가 신의 의지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하겠나?
한 사람이 이 땅에서 완수해야 할 소명을 알고 있을 때
그는 의심 때문에 고통스러워하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오히려 가장 말이 많았다.
질서를 집어 삼키려는 의지, 그것이 혼돈의 본성인가 봅니다.
만일 파라오가 마아트와 정의를 섬기는 데 솔선수범 하지 않으면
이 나라는 무질서와 혼란에 빠지고 말 겁니다.
한 권의 책은 가장 견고한 벽보다도 더 쓸모 있다.
마음을 자라게 하는 데 공부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나요?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의 소유물이 될 수 없소.
신은 어디에나 계세요. 신들을 공경하고 자연을 바라보는 걸로 충분해요.
옴 오른 암양 한 마리가 양떼 전체에 옴을 옮겨놓을 수도 있으니까 말일세.
성실하고 충직하다는 아주 드문 두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신들의 선물은 하찮은 것이 아니다.
신들만이 선물을 주시느니, 누구도 그 선물을 저 혼자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원칙과 신들에게 충실하면 그 덕이 백성에게 미친다.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의식하며 살아갈 순 있다.
원칙에 있어서 신의 단일성과 그 현현에 있어서 신의 복수성.
악한들은 절대로 남을 해치는 일을 중단하는 법이 없으며
끝없는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도둑질을 했다고 누군가를 고발하는 건 가볍게 얘기하기엔 너무 중대한 일이야.
단 하나의 시선을 가진 왕과 왕비에 의해서 다스려져야 한다.
시련으로부터 이익을 끌어내어 너의 힘을 키워라.
마아트(규범) 외에 나머지는 수다에 불과합니다.
매일 재창조해야 하는 조화의 힘
너무 세속적이고, 너무 멋을 부리고, 지나치게 사근사근하다. 이런 유형의 호남들은
천성적으로 거짓말을 잘 한다.
저는 삶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전쟁은 너무나 많은 기쁨들을 파괴하지요.
사람이 일정한 경계를 넘어서면 더 이상 되돌아 올 수 없는 법이지.
용서란 약자들의 자기합리화일세.
뱀들을 상대로 타협책이란 존재하지 않네. 독이란 사람을 죽이든가 아니면
치료하든가 둘 중의 하나야.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모든 고정된 것은 죽음으로 향한다.
인간들이 점점 더 신들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이지.
훗날 신들과의 모든 관계가 끊기게 되면, 남는 것은 엄청난 개미 떼와 같은 인간들
위에 군림하는 폭군들과 그들의 조종을 받는 광신자들밖에는 없을 것이네.
서기관들의 신 토트는, 수다스런 자들에겐 막혀 흐르지 않지만
고요한 자들에겐 쉼 없이 흐르는 신선한 샘과도 같다.
식욕이 없으십니까?
그런 셈이지. 아마도 현자가 되기 시작한 징조가 아닐까?
획일성이란 토양에선 괴물밖에 태어날 것이 없다.
사방에 촉수를 뻗친 권력에 종속된 국가라는 괴물.
저 죽은 나무가 바로 삶의 원천이 아닐까?
나무는 살아 있는 존재들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한 관계를 상징하고 있었다.
오로지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통찰만이
파라오로 하여금 일상적인 것을 올바르게 이끌어가도록 허여하는 것이다.
신들이 사랑하는 땅을 명상하는 일보다 더 급한 일이 있는가?
인간이란, 늘 거짓과 악에 쉽게 유혹되는 존재이다.
어떤 가르침도, 종교도, 정치도 인간을 바꾸지 못한다.
오로지 정의의 실현과 마아트 규범의 영원한 구체화만이 혼돈을 피할 수 있다.
결국 타인을 구원할 수 있는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가장 높은 것, 가장 근본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이지.
허나 파라오는 때로는 저 아래로 내려가 나일 강을 말라붙게 하고, 거룻배들을 파괴하려는
괴물들과 싸워야 한다. 파라오가 이처럼 끊임없는 전투에 몸을 내맡기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무슨 의식을 거행하겠느냐?
그러한 거친 힘에 맞서는 람세스의 무기는 한 가지밖에 없었다. 올바름.
그 누구도 돌보는 이 없이 버림받게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