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일차...
제주에서 첫날밤을 후회없이 보내고 2일차 일정을 시작한다.
하루를 늦추어 한라산 둘레길을 계획 한다.
한라산둘레길은 북서쪽 천아숲길에서 시작하여 한라산 중산간을 한바퀴 돌아 사르니 숲길에서 마무리하는 66키로의 머나먼 여정이다.
더우기 1,000고지를 넘나드는 중산간의 빽빽한 산림숲은 반복된 풍경으로 지루함 마져 동반케한 코스다.
당초 완주를 목표로 계획하였으나 기상악화로 1일차를 허비한 관계로 이번 일정은 시간이 허락한 대로만 채우기로 한다.
우리는 당초계획을 변경하여 천아숲코스는 단풍철에 한행보 더 하기로 하고,
북동쪽 사려니숲길을 시작으로 동백길과 이어지는 수악길까지만을 목표로 일정을 조정 한다.
변화무쌍한 제주도의 날씨에 신뢰는 덜 하지만,
그래도 하늘은 적당히 구름에 가리워져 트레킹 하기에는 적합한 날씨다.
트레킹코스 : 사려니숲길입구~ 물찻오름입구~ 윌든삼거리~ 목장길삼거리~ 민악~ 사르니오름입구~ 이승악입구~ 수악.
( 한남리 머세왓숲길 포함 30km, 9시간)
사려니숲길안내소를 지나 사려니숲으로 들어 선다.
교래리,절물휴양림과 연결되는 도로를 좌우로 빽빽한 삼나무로 숲을 이룬다.
마음 같아서는 절물오름입구에서 장생의숲을 지나 이곳으로 왔으면 하는 욕심이었으나 어제 늦은시각 절물휴양림과
오름을 한바퀴 둘러본 터라 정코스에 충실하기로 한다.
사려니숲길 안내소를 조금 벋어나면...
사려니숲길안내소에서 1키로쯤 지나면 삼나무숲은 잠시 끈기고,
아름드리 원시림과 산죽밭이 나온다.
"천미천"
천미천은 한라산 어후오름 일원에서 발원하여 물찻오름,부소오름,등을 지나 표선면 하천리로 이어지는 26km의
하천으로 제주도에서 가장 긴 하천 이라고 한다.
천미천과 천미천목교,
제법 많은수량을 품고 있다.
숲길을 걷다 보면 중간중간 삼나무숲과 관목숲이 번갈아 나온다.
사려니숲 조릿대 구간,
물찻오름 근처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다.
한라산 둘레길은 지금도 그러하지만 예전부터 중산간을 잇는 산림도로로 활용하기 위해서 개설된 도로인듯 하다.
지금도 차량이 운행한 흔적들이 간간이 보인다.
수 없는 조릿대와 활엽수림이 원시를 이루고,
골골 마다 실개천이 흐른다.
조릿대에 파뭇혀 "시로미"는 죽을판...휴~
시로미는 백두산,한라산 고산에 자생하는 희귀식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의 가을 시장에는 시로미 열매를
내다 파는 아줌마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한다.
시로미 열매는 불로초로 변신할 만큼 귀중한 약재였다 한다.
진나라때 서불 일행이 구해간 달콤한 불로초를 진시황이 먹었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으나,
불로장생은 고사하고 불과 마흔 아홉의 나이에 순행 길에서 객사하고 말았으니...쩝,
한라산 선지왓에도 철쭉과 더불어 예전엔 흔히 볼수 있었으나 지금은 조릿대가 그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매년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물찻오름 입구,
무슨 연유인지 오름길 초입엔 출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가로막고,
초입엔 표지석만 덩그러니 서있다.
물찻오름은 사라오름,어승생오름, 동수악오름,금오름,등 몇 안되는 산정호수가 있다.
물찻오름 산정호..(퍼옴)
물찻오름을 지나 한참은 길 양편으로 활엽의 원시림지대와 상록의 삼나무숲으로 갈리워져 있다.
붉은오름( 또다른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올라오는 삼거리 쉼터에서 간단히 목을 축이고,
사려니,마흐니오름(목장길)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마흐니로 오르는 숲길 또한 사방이 빽빽한 삼나무지대다.
삼나무숲 가장자리에 몇 떨기의 꽃잎을 떨구고 붉은 동백이 수줍게 피어있다.
제주 4.3 상징화가 동백이라지??
동백은 4.3사건이 재조명 되던 국민의 정부 시절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지다' 라는 작품이 출품된 이후로
제주 4.3의 상징화로 많은 분들의 공감대를 이루었고,
현재도 제주에서는 4.3의 상징화로써 비극의 슬픔을 달래주고 있다 한다.
마흐니숲길을 벗어나 한적한 공터에서 삼겹살을 구워 김밥과 전투식량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한남리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한남리로 통하는 임도 좌측으로 연록의 초지가 조성되어 있어 보는이로 하여금 청량감을 준다.
지루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가"서중천"이란 계곡을 건넌다.
계곡이라 불리긴 민망할 정도의 웅덩이에 불과한 수량이다.
그러나 흘러내린 용암이 온갖 형상의 현무암 부조물들이 볼거리를 선사한다.
서중천 다리를 건너자 마자 한남리 머체왓숲길의 초입이 나온다.
한라산 둘레길은 임도를 따라 직진해야 하나 우리일행은 좌로 서중천을 따라 머체왓숲길의 절반인 숲길을 택했다.
물론 다 돌고서야 알바인줄 알았지만 그래도 시간내어 일부러 라도 찿을 만한 코스였다.
머체왓숲길 초입에서 하아트님을 돌려 세우고...
머체왓숲길은 서중천을 우로 끼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한적한 숲길을 잎싹님,빨간앤님,동키님,감생님이 보부도 당당하게...
걷고...
또 걷는다.
올리튼물,
올리튼물은 한남리 소롱콧과 서중천 가장자리에 자리한 큰 소(沼)로 가뭄에도 수량이 풍부하여 원앙새,오리등이
한가로이 떠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서중천은 중간중간 웅덩이만 있을뿐 대부분 건천이다.
서중천을 따라 내려가다 중류 합수지점에 공사중인 취수장(?)이 나온다.
취수장,연제비도를 지나 철망을 넘어 목가적인 풍경의 초지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자동차 소음이 가까워짐에 의문을 품고 이웃하는 탐방객에게 물었다.
이곳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머체왓방문센타 입구가 나온다 한다.
행선지를 묻고는 다시 올라가라는 친절한 답변...
잎싹님의 해맑은 표정??
소나무와 잎싹님...
목장을 빠져나와 실개천을 끼고 좌측 능선길로 오른다.
산책로 주변엔 오래된 동백나무와 떡갈나무가 숲을 이룬다.
바위를 쪼갤듯한 대단한 생명력...
한남리 머체왓숲길을 벋어나 한라산둘레길로 연결되는 임도로 나왔다.
본의 아니게 둘러본 5km 정도의 알바였지만 숲길은 새로운 기억으로 오래 남을듯 하다.
머체왓풒길을 벋어나 임도를 타고 한라산둘레길 목장길을 본격적으로 걷는다.
둘레길 좌우로 초지가 조성된 목장이 쉼없이 나온다.
외로이 먼산만 바라보고 있는 말 한마리...
오름목장 전경,
망아지를 겯에두고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말(馬)가족...
한남시험림장 입구,
목장길을 따라걷다 보면 제법 큰 규모의 삼나무숲이 나온다.
안이 궁금했으나 바리케이트가 길을 막는다.
한라산둘레길 목장길코스를 벋어나 수악길입구로 길을 잡는다.
남원쓰레기매립장까지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다 보면 사려니오름으로 통하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를 벋어나 좌측 능선으로 오르면 한라산둘레길 수악길코스가 시작된다.
수악길코스는 임도를 벋어난 등로로 원시림 사이로 구불구불 지형을 따라 조성되어 있어 걷는이로 하여금 편안함과
새로운 볼거리를 준다.
대부분이 활엽수림인 등로 간간히 평지엔 삼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다.
수악길초입 능선을 넘어 평지에 다다를 즈음 비를 만났다.
우의로 등짐을 감싸고 빗길을 걷는다.
수악길 중간쯤에 이승이오름 순환산책로가 나온다.
찿은이가 많아서 인자 산책로가 말끔히 정비되어 있다.
이승이오름으로 오르는 등로와 순환코스 안내도,
이승이오름 입구를 지나 개천을 건너고,너덜길을 오르내리다 보니 체력은 바닦...
더우기 빽빽히 우거진 숲길은 어스름...
수악계곡을 건너 삼나무숲을 마지막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수악길코스 절반지점에서 만난 5.16도로,
초입근처에 버스승강장이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용의하다.
서귀포시내 까지는 10여km 남짓...
택시를 불러 서귀포 시내에 거처를 잡는다.
볼거리도 많았지만 고단했던 하루 여정이었다.
중간중간 낫익은 풍경도 있었지만 미지를 향한 처녀의 발걸음 또한 모험임에 틀림이 없다.
무미건조한 등로,익숙치 않은 지형,급작스런 기후변화,등등...
그래도 함께한 동무들이 있어서 늦지않게 30여km의 여정을 마무리 할수 있었다.
다소 아쉬운점은 둘레길에 인접해 있었음에도 들르지 못했던 물찻오름,이승이오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또한 제주도를 다시 찿아야할 빌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