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驥不稱其力, 稱其德也.”
(자왈 기불칭기력 칭기덕야)
공자가 말씀하시길
“천리마는 그 힘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덕을 칭찬하는 것이다.”
* 驥 : 준마 기. 여기서 德은 길이 잘 들고 성질이 순함을 이른다.
사람이 재주만 있고 덕이 없으면 칭찬할만하지 않다는 뜻으로...
或曰, “以德報怨, 何如?”
子曰, “何以報德? 以直報怨, 以德報德.”
(혹왈 이덕보원 하여
자왈 하이보덕 이직보원 이덕보덕)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덕으로 원한을 갚는 것이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 그러시다면 덕에 대하여는 무엇으로 갚겠소?
정직함으로 원한을 갚고, 덕을 덕으로 갚아야 하는 것이오."
* 直 : 곧을 직. 바른 道. 바른 행위. 원리원칙.
** 원한이 있는 사람에게는 미워함과 취함에 있어
사사로운 감정 없이 지극히 공평하게 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반면 덕을 입은 자에게는 잊지 말고 반드시 덕으로 갚아야 한다.
子曰, “莫我知也夫! 子貢曰, “何爲其莫知子也?”
子曰, “不怨天, 不尤人, 下學而上達. 知我者其天乎!”
(자왈 막아지야부 자공왈 하위기막지자야
자왈 불원천 불우인 하학이상달 지아자기천호)
공자가 말하기를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구나."
자공이 말하기를 "어찌 선생님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겠습니까? "
공자가 말하기를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도 않으며
아래(세상 사람들)로부터는 (인간사를) 배우고
위로는 천리에 통달해 가노니,
나를 알아주는 것은 저 하늘일 것이다.“
* 尤 : 더욱 우. 탓할 우. 허물하다.
** 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할 일을 하며
올바로 하늘의 이치에 따라 살면
하늘이 이를 알아줄 것이라는 뜻.
公伯寮愬子路於季孫. 子服景伯以告,
曰, “夫子固有惑志於公伯寮, 吾力猶能肆諸市朝.”
子曰, “道之將行也與, 命也, 道之將廢也與, 命也. 公伯寮其如命何!”
(공백료소자로어계손 자목경백이고
왈 부자고유혹지어공백료 오력 유능사저시조
자왈 도지장행야여 명야 도지장폐야여 명야 공백료기여명하)
공백료가 자로를 계손씨에게 참소하자 자복경백이 이 일을 공자에게
고하여 말하기를 "그 분은 확실히 백료의 참소에 뜻이 흔들리고 있으나
나의 힘은 그 공백료를 처단하여 시체를 시장이나 조정에 내걸게
할 수 있나이다."
공자가 말하기를 " 장차 도가 행하여지는 것도 천명이요
도가 행하여지지 않는 것도 천명인데 공백료가 이를 어찌하겠는가.“
* 愬 : 참소할 소. 하소연하다. 일러바치다.
子曰, “賢者辟世, 其次辟地, 其次辟色, 其次辟言.”
子曰, “作者七人矣.”
(자왈 현자피세 기차피지 기차피색 기차피언
자왈 작자칠인의)
공자가 말하기를 “현자는 어지러운 세상을 피하고,
그 다음 가는 사람은 어지러운 나라를 피하고,
그 다음 가는 사람은 군주의 안색이 노쇄함을 보고 피하고,
그 다음 가는 사람은 말이 어긋나면 피하느니라. "
공자가 말하기를 " 이 모두를 하는 인물은 일곱 명이 있느니라."
* 辟 : 허물 벽. 피할 피. 避와 같다.
* 作者 : 지은 자. 일어난 자. 이 글의 앞 장과 연결하면, 辟世 내지
辟言한 자로 보는 것이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해석이지만,
이는 무리한 결합이라 여겨진다.
** 그 일곱 명이 누구인지를 공자께서는 굳이 밝히지 않았다.
子路宿於石門. 晨門曰, “奚自?” 子路曰, “自孔氏.”
曰, “是知其不可而爲之者與?”
(자로숙어석문 신문왈 해자 자로왈 자공씨
왈 시지기불가이위지자여)
자로가 석문에서 숙박하였는데
신문이 묻기를 "어디에서 오시오?" 하자
자로가 말하기를 "나는 공씨(문하)에서 왔소.“
그러자 신문이 말하기를 "안 될 줄 알면서도 하는 그 자인가?“
* 石門 : 노나라 성의 外門이란 설과 제나라의 한 지명(현재
산동성, 태산 입구 마을)이라는 설이 있다.
* 晨門 : 문지기. 아침마다 성문을 여는 직책을 맡은 사람.
晨은 새벽 신. 아침 신.
子擊磬於衛, 有荷蕢而過孔氏之門者, 曰, “有心哉, 擊磬乎!”
旣而曰, “鄙哉, 硜硜乎! 莫己知也, 斯己而已矣. 深則厲, 淺則揭.”
子曰, “果哉! 末之難矣.”
(자격경어위 유하궤이과공씨지문자 왈 유심재 격경호
기이왈 비재 경경호 막기지야 사이이이의 심즉려 천즉게
자왈 과재 무지난의)
공자가 위나라에서 경석을 두드리셨는데,
삼태기를 메고 공씨의 문 앞을 지나가는 자가 듣고서
"마음이 천하에 있구나. 경석을 치는 것이..."
조금 있다가 말하기를
" 비루하다! 저 경소리.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거든 그만둘 뿐이니.
물이 깊으면 옷을 벗고 건너고, 얕으면 옷을 걷고 건너야 하는 것. "
공자가 말하기를 "과감하구나! 어려울 것이 없겠구나."
* 磬 : 경쇠 경. 옥이나 돌로 만든 周 나라의 대표적 악기.
그런데, 이 구절의 당시, 상하 두 줄에 8개씩 16개의 경돌을 매단 편경인지,
또는 하나의 경석만을 매단 특경을 말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 荷 : 멜 하. 蕢 : 삼태기 궤.
** 硜硜乎 : 경 소리가! 硜硜은 경을 치는 소리.
*** 우리 어르신들의 훈계 말씀에, “저런, 경을 칠 녀석 같으니!”
라는 것은, 곧바로 이것에서 온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子張曰, “書云, ‘高宗諒陰, 三年不言.’ 何謂也?”
子曰, “何必高宗, 古之人皆然. 君薨, 百官總己以聽於冢宰三年.”
(자장왈 서운 고종양음 삼년불언 하위야
자왈 하필고종 고지인개연 군홍 백관총기 이청어총재삼년)
자장이 말하기를 "서경에 이르기를
'고종이 양음하여 3년 동안 말하지 않았다.' 하니
이것이 무엇을 이르는 것입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어디 고종뿐이겠는가!
옛 사람이 다 그러하였으니,
군주가 죽으면 백관이 자신의 직책을 총괄하여
총재(가장 높은 직위인 태재)에게 듣기를 3년 동안 계속하였다."
* 諒陰(양음) : <서경>에는 亮陰, <예기>에는 諒闇,
<한서>에는 凉陰 등으로 되어 있다.
해석도 일정하지 않은데,
대개 부모의 상을 당해 복상하는 것을 말한다.
* 三年不言 : 3년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서경과 논어에는 복상함으로 말하지 않은 것으로 기록돼 있으나,
<사기> 은본기에는, 고종이 자신을 보좌해 줄 인물을 찾지 못해서
3년 동안 말을 하지 않고 정사는 총재에게 맡긴 채 나라의 기풍만
유심히 관찰한 것으로 되어 있다.
전설이 아직 정착되지 못한 것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子曰, “上好禮, 則民易使也.”
(자왈 상호례 즉민이사야)
공자가 말하기를
"위에서 예를 좋아하면 백성을 부리기 쉽다."
**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 사회지도층이 예를 숭상하고 도리를 벗어나지 않는
모범을 보이면 백성도 자연히 그렇게 되므로, 예를 벗어나거나
사회정의를 벗어나는 일이 적으니 나라를 다스리기 쉽다.
子路問君子. 子曰, “脩己以敬.” 曰, “如斯而已乎?”
曰, “脩己以安人.” 曰, “如斯而已乎?” 曰,
“脩己以安百姓. 脩己以安百姓, 堯舜其猶病諸?”
(자로문군자 자왈 수기이경 왈 여사이이호
왈 수기이안인 왈 여사이이호 왈
수기이안백성 수기이안백성 요순기유병저)
자로가 군자에 대해 물으니 공자께서
"경(敬)으로써 자신을 닦는 것이다." 하셨다.
(자로가) 묻기를 "이뿐입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몸을 닦아서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하셨다.
(자로가) 다시 묻기를 "이뿐입니까?" 공자가 말하기를
"몸을 닦아서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니
몸을 닦아서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은
요순께서도 오히려 부족하게 여기셨다."
* 敬 : 공경하다. 경건하다. 외경하다. 등과 관련되지만
정확한 우리말 번역이 없다. 그리하여, 한 번 생각해 보면,
修己以敬에서 보듯, “경건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닦는다.” 또,
“敬으로써 수양한다.” 는 애매한 글귀로 이뤄진다.
* 如斯(여사) : 그러하다.
* 病諸(병저) : 그것을 병으로 여겼다. 그것에 대해 부심했다.
*** 이 敬에 관한 대단한 성리학적 개념을 이룩한 퇴계선생은,
<맹자>의 “居敬窮理(거경궁리)”를 바탕으로 한 실천이론을 집대성하였다.
이는 중국의 주자와 그의 스승들인 정명도, 정이천, 주염계, 장횡거 등의
학설이론을 근간으로 주창한 중국 성리학을 뒤집은,
한 마디로 말해서
“經學 = 敬學” 이라는 등식을 이루는 위대한 업적을 탄생,
몸소 실천하신 인물님이시다.
原壤夷俟. 子曰, “幼而不孫弟, 長而無述焉,
老而不死, 是爲賊.” 以杖叩其脛.
(원양이사 자왈 유이불손제 장이무술언
노이불사 시위적 이장고기경)
원양이 걸터앉아 공자를 기다리니 공자가 말하기를
"어려서 공손하지 않고 장성하여 칭찬할 만한 일이 없고
늙어서 죽지 않는 것이 바로 적이다.“
라고 하며 지팡이로 그의 정강이를 쳤다.
* 原壤 : 공자의 고향 친구.
* 夷 : 걸터앉을 이.
두 다리를 뻗고 앉는 것이라는 胡씨의 설과
무릎을 세우고 앉는 것이라는 주자의 두 상반된 해석이 있다.
성호 이익과 박세당은 夷에 반듯하다는 뜻이 있다는 이유로
胡 씨의 설을 지지하고 있으나, 뒤에 “지팡이로 정강이를 쳤다”
는 것에서 보면, 주자의 견해가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 俟 : 기다릴 사.
** 걸터앉아 사람을 맞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를 나무라신 것이다.
闕黨童子將命. 或問之曰, “益者與?”
子曰, “吾見其居於位也, 見其與先生並行也.
非求益者也, 欲速成者也.”
(궐당동자장명 혹문지왈 익자여
자왈 어견기거어위야 견기여선생병행야
비구익자야 욕속성자야)
궐당의 동자가 명령을 전달하자 혹자가 묻기를
“학문이 진전된 자입니까?” 했다. 공자가 말하기를
“나는 그가 자리에 앉아있는 것을 보았으며
선생과 나란히 걸어나는 것을 보았으니
학문에 진전을 구하는 자가 아니라 빨리 이루고자 하는 자이다.”
* 闕黨 : 闕이라는 이름의 마을. 黨은 500호의 마을.
공자님이 살던 마을. 闕里(궐리)라고도 불리었다.
** 예법에 따르면 동자( 관례를 하지 않는 자의 총칭)는
자리 한가운데 앉지 말고 모퉁이에 앉으며,
어른의 뒤에서 따르며 수행해야 한다.
공자가 보기에 이런 예를 따르지 않으니
학문보다는 목적을 빨리 이루려하는 놈(者)으로 본 것이다.
*** 사족
어느 동화작가님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 분은, 이야기 당시 바로 얼마 전에 스페인여행을 다녀왔는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무대가 된 라만차의 풍차마을을 방문했답니다.
마드리드에서 그라나다로 가는 길에, 일정에 없던 것을 억지로 시간을 쪼개서
그곳 방문을 무사히 마치고...
그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날 밤 꿈이 문제였답니다.
돈키호테가 나타나 그 분과 심한 격투를 벌였습니다.
어찌나 격렬하게 다퉜던지 몸을 움직이다가 침대에서 떨어졌다지 뭡니까.
그런데 바닥이 카펫이 아니라 그만 돌이었다고 하더군요.
외국 호텔 침대는 우리가 사용하는 것보다 조금 높다는 것을 생각하며,
들으니 충격이 엄청났다는 겁니다.
잠결에는 몰랐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광대뼈가 욱신거리고
왼쪽 눈이 시커멓게 멍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식당에서 그분이 꿈속의 무용담을 얘기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일행 중에 그날 밤 똑같이 돈키호테와 싸우는
꿈을 꾸다가 침대에서 떨어진 분이 있었답니다.
돈키호테가 이 사람 저 사람 꿈에 나타나 격투를 벌이다니.
정말 돈키호테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자님은 인격이 훌륭하고 학식이 뛰어나
따르는 제자가 3천명에 이르렀다고 하지만,
그 시절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는 돈키호테 같은 사람으로
취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 공부 중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제자 자로에게
子路宿於石門. 晨門曰, “奚自?”
子路曰,“自孔氏.”曰,“是知其不可而爲之者與?”
(자로숙어석문 신문왈 해자
자로왈 자공씨 왈 시지기불가이위지자여)
자로가 석문이라는 지방에서 유숙하였는데
신문(성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자로가 공자의 제자라고 하자
"그가 바로 불가(不可)한 줄 알면서도 하는 자인가?“
라면서 조롱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조롱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굽히지 않고
예(禮)를 중시하고 인(仁)을 실천했던 분이 공자입니다.
덕분에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가 삶의 좌표로 삼을
귀중한 가르침들이 남아 있는 것이겠지요.
진정 가치 있는 삶이란 바로 이런 것 아닐까요?